한국일보

부동산경기의 온기

2014-07-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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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김 /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최근 홈디포(Home Depot)나 로우스(Lowe’s)와 같은 건축자재를 파는 곳에 가 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집 수리문제로 지난 6개월간 꽤 많이 이들 매장을 찾았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매장에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월요일 저녁에 집 인근의 로우스를 가게 됐다. 이 곳은 평소에는 장사가 시원치 않은 곳이었는데 이 날은 어쩐 일인지 페인트 섹션에 7명 정도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도 아니고 월요일이었는데도 말이다. 옷 차림새를 보아하니 건축업자들은 아니고 일반 주택 오너들로 보였다. 필요한 물건을 사서 나오면서 파킹자을 유심히 보니 평소와 달리 꽤 많은 숫자의 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그동안 몸을 움츠리고 있던 홈 오너들이 미뤄두었던 집 수리 및 단장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며칠 후 홈디포에 가보니 파킹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장 전체가 붐비고 있었다. 저녁에 집에 와서 컴퓨터로 홈디포 주식값을 보니 거의 8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었다. 3년 전에 30달러대였던 것을 비교하면 무려 200%나 오른 것이다. 로우스 주식값도 홈디포보다는 못하지만 역시 2배 이상 상승해 있었다.


대 공황과 같았던 경제위기를 지나고 서서히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생의 기미가 이런 회사들의 주식 값 상승 등을 통해 가시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 회사의 주식 값에도 그대로 반영돼있다.

부동산 경기의 흐름을 보려면 신규 주택 공급업체의 주식가격 동향을 자세히 살펴보라는 말이 있다. 이들 신규 주택 공급업체들이 주택을 지을 땅을 사들이는 시점부터 약 2~3년 안에는 부동산 경기가 상승 사이클에 접어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땅을 구입한 후 집을 짓는데 필요한 퍼밋 등을 내는데 대략 2~3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의 주식 가격도 완공된 주택으로 순익을 내는 시점이 아니라 땅을 구입하는 시점부터 오르기 때문에 주택 공급 업체의 주식 동향을 살펴보는 것도 가까운 미래의 부동산 경기를 가늠해보는 좋은 방향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주류 사회의 잔치 분위기와는 달리 주변에서 만나는 많은 한인들은 아직도 경기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것은 부동산 시장이 다른 일반 경제 부분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회복이나 하강 속도 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른 일반 경제부분을 경비행기에 비유한다면 부동산 시장은 마치 보잉747 점보기와 같이 몸체가 커서 이, 착륙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만큼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 몇 명밖에 탈 수 없는 일반경비행기와는 달리 많은 숫자의 승객을 실어 나르게 되므로 한 번 이륙하면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


반대로 비행기 사고가 난다면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다쳐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따라서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부동산경기의 흐름이 실제 일반 스몰비즈니스부분까지 전해지려면 최소 1년 반에서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부동산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는 현재 부동산시장을 비롯해서 미국전체를 서서히 덥히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훈풍이 일자리 창출, 임금 인상 등 실제로 일반인들에게 피부로 전달되기에는 더 많은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대 공황 같은 재정위기 이후에도 견뎌낸 우리들이 아닌가? 조금만 기다리면 따뜻하고 온화한 바람이 얼었던 우리 마음을 서서히 녹여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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