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퇴용 주택, 작다고 편한 것은 아니다

2014-07-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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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후생활에 적합한 집 고르기

▶ 냉난방 조절 쉽고 침실은 1층에 있는 게 좋아, 범죄 대비 이중 잠금장치·비상단추 시설 필요, 병원·마켓 등 편의시설도 근처에 있는지 확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택시장의 큰 관심사다. 두꺼운 인구층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연령에 접어들면서 주택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부는 이미 자녀 출가 후 평생 정든 집을 정리해 다운 사이즈를 시작했고 이같은 현상을 앞으로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큰집에서 작은 집으로만 옮긴다고 해서 은퇴용 주택이 마련되는 것은 아니다. 높은 연령 측에 적합한 주택을 골라야 노후생활도 편안해진다. 은퇴용 주택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본다.


◇실내온도 조절

노년층에 접어들수록 온도변화에 민감해진다. 예전에 춥지 않다고 느끼던 온도에 냉기를 느끼고 더위가 찾아와도 예전보다 쉽게 무기력 해진다. 노년층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건강 유지를 위해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실내온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면 좋다.


겨울철 온도가 낮아지는 지역의 경우 사용이 편리한 난방관련 시설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인들에게 이미 익숙한 온돌식 난방 시스템은 노년층이 겨울철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는데 비교적 도움이 되는 편이다.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벽난로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실내온도 조절에 적합하다.

실내온도 조절에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의 단열기능을 높이는 것이다. 천장이나 벽 사이 단열재를 적절히 보충하거나 이중창으로 교체 문틈 및 창문 틈 막이작업, 냉난방관 보수 등을 통해 집 안팎으로 새는 열을 차단해야 실내온도 조절은 물론 에너지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침실 위치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단층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단층집이 아니라면 1층에 적어도 침실 하나쯤을 갖추고 있는 집을 찾는 노년층 바이어가 많다. 대부분의 2층집이 2층에 매스터 침실을 두고 있는 구조인데 노인들은 2층을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하루에도 여러 번 2층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면 큰 부담뿐만 아니라 무릎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다행히 1층에 침실이 있다면 1층 침실을 매스터 침실로 전환하고 2층은 자녀나 방문자용으로 사용하면 좋다.

침실이 1층에 있더라도 위치가 중요하다. 노년층은 수면시간이 비교적 짧고 숙면도 힘들기 때문에 침실이 소음이 적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 만약 침실 위치 변동이 불가능하다면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기기 등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안장치


노년층만 거주하는 주택은 범죄피해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적절한 보안장치를 집안 곳곳에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외출 때 안전을 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알람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알람 시스템 업체에서 제공하는 스티커나 사인을 외부에서 보일 수 있도록 입구나 창문 등에 부착해 범죄자의 침입을 사전 예방한다.

노년층이 집안에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비상단추 등이 효과적이다. 가까운 이웃이나 자녀 등에게 곧바로 알릴 수 있는 비상단추를 설치해 위급상황 때 사용하면 된다. 이밖에도 출입문마다 튼튼한 잠금장치를 설치하거나 이중 잠금장치를 설치하면 범죄자의 무단침입 방지에 도움이다. 창문의 경우 창문을 닫을 때 저절로 잠금장치가 작동하도록 하면 안전하다.

범죄뿐만 아니라 산불이나 지진 발생 때에도 노년층은 쉽게 피해를 입기 쉽다. 평소에 자연재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고 위급상황 발생 때 노인들의 대피가 수월한 주택이 피해를 줄이는 데 좋다. 노인이 거주하는 침실이 출입문 인근에 위치하고 있거나 또는 출입문까지의 접근이 방해물 없이 용이해야 한다.


◇문 손잡이

사소한 장치라도 나이가 들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문 손잡이다. 집안에 적어도 여러 개의 문이 있고 각 문마다 손잡이가 있는데 손잡이의 형태에 따라서도 노년층이 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손잡이가 둥근 모양으로 반드시 한손으로 붙잡고 돌려야 하는 손잡이보다는 조금 길쭉한 형태로 굳이 손으로 잡고 열지 않아도 되는 손잡이가 노인들에게 더 편리하다.

전등을 작동하는 스위치도 굳이 손을 대지 않는 형태가 노년층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 욕실이나 화장실 등의 스위치도 센서가 부착돼 사람 출입 때에만 작동하고 움직임이 없으면 저절로 꺼지는 기능의 스위치로 교체하면 좋다.

주방가구나 기기들도 노년층의 생활에 매우 중요하다. 노년층이 사용할 주방가구는 높낮이가 매우 중요하다. 너무 높아도 안 되고 또 너무 낮아도 불편하다.

특히 찬장 역할을 하는 캐비닛이 너무 높으면 노인들이 디딤대를 사용해야 하는데 자칫 추락사고 위험성이 있다. 또 캐비닛에 부착된 서랍들이 너무 낮거나 깊으면 노인들이 항상 허리를 구부려야 하는 불편함도 따른다.


◇조명시설

노인들이 살 집은 조명시설이 적절한 밝기를 유지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시력이 감퇴하기 때문에 조명이 밝아야 한다. 실내조명이 너무 어두우면 야간에 자칫 노인들의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조명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야간에 일일이 스위치 작동이 번거롭다면 부딪히기 쉬운 벽 모서리 등에 센서로 작동되는 조명을 설치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편의시설까지 거리

나이가 들수록 차량 운전은 물론 거동이 불편해진다. 마켓이나 병원, 기타 편의시설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면 방문 때마다 큰 부담이다. 주택 위치를 선정할 때 노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편의시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집을 골라야 큰 불편 없는 노후생활이 보장된다.


◇빚 없는 집

빚 없는 집은 노후생활의 안정을 보장한다. 은퇴 연령층에 접어들 때쯤이면 반평생을 부어온 모기지 대출이 상환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굳이 은퇴를 앞두고 불필요하게 주택 담보 대출을 받거나 ‘역모기지’(reverse mortgage)를 신청하면 은퇴 후에도 대출상환 부담이 발생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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