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바람·안개속 라운드, 페블비치만의 매력

2014-07-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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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블비치와 주변 골프코스들

▶ 거친 바닷바람에 포기 못할 나와의 싸움은 흡사 앞만 보고 가야 하는 ‘우리의 인생여정’, 스패니시 베이·스파이글래스 힐도 도전코스

비바람·안개속 라운드, 페블비치만의 매력

페블비치 골프클럽 앞 연습 그린과 기프트 샵. 시계 탑 뒤 언덕이 1번 티 박스.

비바람·안개속 라운드, 페블비치만의 매력

페블비치 골프코스를 따라 펼쳐진 한 폭의 풍경화 같은 태평양 해안의 요트들. 날씨가 좋으면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빼앗기기 일쑤다.

태평양 절벽에 그려진 7번 홀(106야드 파3)은 페블비치 골프코스의 시그너처 홀. 언제 어디서 불어올지 모르는 바닷바람에 볼이 그린에 떨어질 때까지 숨을 졸여야 하는 스릴이 무한 매력을 발산한다. 날씨가 좋을 때면 태평양의 아름다운 경관에 잠시 한 눈을 팔다가는 볼이 여지없이 절벽 밑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그린 주변 6개의 크고 작은 벙커는 ‘가시가 있기에 더 아름다운 장미’처럼 시그너처 홀의 매력을 더해 준다.

8번 홀(427야드, 파4)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의 클라이맥스를 연상케 하는 바람과 절벽, 경사진 빠른 그린과 피할 수없는 한판 승부를 내야 하는 홀이다.

티샷이 길면 페어웨이를 파고든 깎아지른 절벽(블루티 231야드, 골드티 204야드 거리)으로 빠진다. 또 비록 드라이브를 잘 쳤다 하더라도 세컨드 샷을 태평양을 건너 200야드가 넘는 그린까지 보내야 하는 난코스다. 페블비치를 통틀어 가장 도전해 볼 만한 코스다.


9번홀과 10번홀은 운명의 코스를 지나면서 졸였던 가슴을 펴는 여유가 있지만 그린 뒤편으로 그림처럼 펼쳐진 페블비치 백사장의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이겨내야 하는 인내의 홀. 특히 그린의 3면이 태평양 해안 절벽으로 돼 있어 어프로치를 할 때 바람과 거리를 잘 계산해야 한다.

10번 홀을 무사히 넘겼다면 골퍼들이여 살아남은 자신의 영혼에게 진한 키스를 해주어도 좋겠다. ‘당신의 영혼의 투쟁은 빛났다고…’ 말하면서.

화창한 날씨 속에 라운드를 즐기는 행운의 골프라면 11번 홀부터는 병풍처럼 서있는 거대한 사이프러스 나무들과 페어웨이 곳곳에서 골퍼들을 반기는 갈매기의 날갯짓을 감상하는 휴식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화창한 날씨보다 거센 비바람과 수시로 몰려오는 안개 속에서의 라운드를 하는 것은 페블비치 만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이다. 떠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우린 우리 길을 가야 하는 인생처럼…그래서 페블비치가 다시 그리운 것이다.

석양과 함께 나타나는 절경의 17번 홀(177야드, 파3)은 평범해 보이지만 태평양의 강한 바람이 불 때는 프로들도 드라이브를 잡아야 할 정도로 험난한 코스다.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18번 홀(543야드, 파5)은 절경의 리조트 홀이다. 왼쪽 페어웨이가 태평양의 해안 절벽으로 돼 있고 페블비치 랏지가 그린주변에 병풍처럼 펼쳐있다. 페어웨이 한 가운데서 골퍼들의 애환과 사랑을 올올이 담고 있는 사이프러스 나무는 가히 ‘신이 만든 걸작품’이라 예찬할 만한 골프코스의 결정판이다. 특히 18번 홀 그린에 오르면 페블비치 리조트 랏지에서 나온 수많은 관광객 갤러리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데 프로선수처럼 손을 들어 멋진 포즈로 화답하면 이 또한 페블비치가 주는 잊지 못할 추억이라 하겠다.


■스패니시 베이 골프코스(The Links at Spanish Bay)


유명 골프코스 설계자인 트렌트 존스 주니어, 탐 왓슨, 샌디 테이텀이 전통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를 본 따 디자인했다. 거의 매 홀마다 태평양의 변화무쌍한 해무를 뚫고 날리는 드라이브 샷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지다.

1번홀(500야드, 파5)의 ‘To the Sea’에서부터 18번홀(574야드, 파5) ‘Long Home’까지 홀에 붙여진 이름처럼 태평양의 바닷바람, 모래언덕으로 조성된 굴곡진 페어웨이, 그리고 거대한 소나무 숲의 절경과 호흡을 같이하는 아름답고 드러매틱한 도전 코스다.

샷을 할 때마다 바람과 잔디의 상태를 감안해 볼의 탄도와 볼의 굴음을 계산해야하며 특히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인바이런먼트 지역의해저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찾을 수가 없다. 또 페어웨이 중간에 대형 벙커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드라이브의 정확도가 코스 공략의 관건이다.

9번홀과 12번 홀은 코스를 따라 조성된 수려한 소나무 숲과 페어웨이를 한가하게 거니는 사슴떼의 목가적인 풍경에 넋을 빼앗기기 일쑤다.


■스파이글래스 힐 골프코스(Spyglass Hill Golf Course)

스파이글래스 힐 코스는 스코틀랜드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의 유명한 소설인 ‘보물섬’(Treasure Island)을 쓰는 동안 페블비치의 모래 언덕과 스파이글래스 언덕을 거닐면서 영감을 얻었다 해서 더 유명해진 페블비치의 ‘보물섬’ 코스다.

거대한 소나무 숲속에 위치해 있어 감성이 풍부한 골퍼들이 좋아할 코스다. 그러나 아름다운 경관과 달리 홀마다 페어웨이가 좁고 도그 렉 인데다 그린도 골곡이 심해 정확한 샷과 정교한 퍼팅을 요한다.

특히 1번홀은 페어웨이가 내리막 경사로 돼있어 하늘에 병풍처럼 펼쳐진 높은 소나무 끝을 보고 드라이브 샷을 날리는 짜릿함이 있다. 블루티 기준 6,960야드로 페블비치(6,828야드), 스패니시 베이(6,821야드)에 비해 길고 숨은 장애물이 많기 때문에 공략이 쉽지 않아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코스다.


<취재 지원: 페블비치 골프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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