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에이전트와의 계약

2014-05-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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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변호사의 생활법률 상식

요즘은 집값이 오르고 이자율이 낮아 많은 사람들이 집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은 현상을 ‘셀러 주도 마켓’(seller’s market)이라고 부른다.

집이나 다른 부동산을 팔 때 주인이 직접 파는 방법도 있지만 보통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중개를 의뢰한다.


에이전트를 통하면 커미션을 지불해야 하지만 대체로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셀러가 좋은 에이전트를 만나는 일은 참 중요하다. 좋은 조건으로 부동산을 팔고 에스크로 과정까지 깔끔하게 끝난다면 산뜻한 경험일 테니 말이다.

여기서 ‘에이전트’란 단어는 브로커 면허 소지자뿐 아니라 세일즈 퍼슨 면허 소지자(에이전트)를 포함한 포괄적 의미로 사용한 것임을 미리 밝혀 둔다.

먼저 에이전트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은 캘리포니아 면허를 소지해야 한다. 면허 소지 여부는 가주 부동산국(CA Dept. of Real Estate)에 조회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러면 에이전트와의 계약을 맺는 방법들을 알아보자.

낸시란 사람이 집을 팔려고 에이전트 김선달을 선택했으면 계약하기 전에 낸시와 김선달과의 관계를 밝혀야 한다. 여기서 관계라 함은 에이전트와의 관계 계약의 종류를 일컫는다.

양측 에이전트(dual agent) 관계란 글자 그대로 김선달이 바이어와 셀러 양쪽의 에이전트로 일한다는 뜻이다. 요즘은 양측 에이전트(듀얼 에이전트) 관계가 흔한 편이지만 효율적으로 가격을 협상하는데 셀러의 입장만 대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일단 양측 에이전트의 관계로 계약하면 낸시가 에이전트 김선달한테 집을 팔아달라고 했다고 해서 낸시만 위해 김선달이 뛰어줄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


더군다나 에이전트 입장에서 보면 양측 에이전트로 일하는데 도덕적인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왜냐면 법적으로 에이전트가 양측의 속내를 누설해서는 안 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셀러인 낸시가 김선달에게 최소한 65만달러를 받으면 팔겠다고 했고 바이어는 75만달러까지는 낼 수 있다고 에이전트한테 은밀히 얘기했다고 하자.

이것에 대해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셀러가 65만달러까지는 양보한다는 것을 알고 또 바이어가 75만달러까지 내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서로에게 가격을 제안하는 것에 도덕적 책임을 따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본인의 커미션 문제까지 고려해서 부동산 적정가격을 협상 테이블에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셀러나 바이어 중 한쪽과 불편한 관계에 놓일 수 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양측 에이전트로 관계를 맺는 경우엔 특별한 진술용지(disclosure form)를 써서 관계를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오퍼, 카운터 오퍼를 넣고 협상을 해서 에스크로를 오픈했다고 치자. 여기서 바이어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상식적 얘기 같지만 준비된 모든 서류에 사인하고 에스크로가 끝나 열쇠를 받기 전까지는 그 집이 자신의 것이 아니므로 아래와 같은 점에 주의해야 한다.

1. 큰 덩어리의 물건을 크레딧 카드로 구입하지 말라.

아무리 크레딧 점수가 높고 새 집에 걸맞은 새 차를 당장 뽑고 싶더라도 조금 참아야 한다. 빚이 늘면 수입에서 모기지 페이먼트로 돌릴 수 있는 비율이 줄어 융자은행에서는 페이먼트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2. 만약 바이어가 에이전트 없이 집을 사는 경우(for sale by owner)에 계약금을 셀러에게 직접 주지 말라.

트러스트 어카운트에 디파짓하는 형식이 안전하다.

3. 바이어의 감정적인 결정은 금물이다.

셀러가 집 수리비가 조금 드는 어떤 곳을 고쳐주지 않겠다고 버티니까 화가 나서 좋아하는 집을 포기하는 것은 나중에 후회를 낳는다.

4. 에스크로가 끝나는 날짜를 알게 되면 이사 갈 집 보험의 커버리지 문제(특히 hazard insurance)가 없는지 알아두라.

이것 때문에 에스크로 클로징이 지연될 때도 있다.

5. 셀러와 지나치게 친해지지 말라.

만약에 큰 문제가 생겨도 개인적인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셀러와 화기애애하게 얘기하다 집을 둘러볼 때 제대로 점검을 못하거나 문제점을 애기하지 못할 수 있다.

6. 감정가가 낮게 나와도 겁을 먹지 말라.

특히 요즘 같은 마켓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에이전트와 대화하고 자료를 검토하고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문의 (714)534-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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