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레딧, 점수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2014-04-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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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위한 크레딧 리포트 관리하기

▶ 신용계좌에 연체기록 있다면 서둘러 삭제, 단기간에 크레딧 조회 많으면 점수 악영향, 오랫동안 사용 않는 신용카드 해지 바람직

금융위기와 주택시장 침체를 거치며 모기지 대출기준이 엄격해졌다. 그 중 대출자의 재정 건정성을 대변하는 크레딧 리포트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이제는 크레딧 점수가 웬만한 기준을 넘지 못하면 대출 신청에 대한 꿈도 꾸기 힘들게 됐다. 재정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크레딧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급받아 점검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크레딧 점수 확인을 위해서는 개인 신용평가 기관이 발급하는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받아야 한다. 크레딧 리포트에는 대출자의 신용도를 대변하는 크레딧 점수 외에도 개인의 신용 역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일반인들은 크레딧 점수만 높으면 대출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지만 은행 측은 점수 외에도 신용의 내용을 더 중시하는 편이다. 따라서 원하는 대출을 받으려면 크레딧 점수도 중요하지만 신용의 내용을 더 깔끔하게 관리해야 한다.


◇ 개인 신용상태 ‘스냅 샷’

크레딧 리포트는 대출자의 현재 신용상태를 대변하는 ‘스냅 샷’(snap shot)이다. 대출자의 신용상태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대출자가 신용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지도 크레딧 리포트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모기지 대출 은행은 물론 차량이나 가전제품 등의 물품을 신용 구입할 때도 업체 측에서 구입자의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받아 신용상태를 점검한 뒤 신용 판매를 결정한다.

대출 은행이나 업체 측에서는 크레딧 점수와 함께 대출자의 신용관리 상태를 주로 점검해 대출 결정을 내리는 편이다.

반면 대출자는 자신의 크레딧 리포트 점검을 통해 자신이 현재까지 재정관리 건전성 여부를 파악하는데 활용하면 좋다. 그렇다면 크레딧 리포트에는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 외에도 어떤 신용 정보들이 있을까?


◇개인 정보

크레딧 리포트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것은 개인 인적 사항이다. 크레딧 리포트 해당 대출자의 공식 성명은 물론 과거 사용됐던 ‘기타 성명’(aka)들까지 줄줄이 나열된다. 그리고 대출자의 현재 주소와 함께 과거 주소지들도 함께 포함된다. 대출자 본인임을 증명하는 소셜시큐리티 번호는 물론이고 대출자의 생년월일 등 해당 대출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인적 사항들이 자세히 기재된다.

이밖에도 기혼 대출자의 경우 배우자 성명, 현재 고용주 및 과거 고용주 사항 등도 함께 기재돼 크레딧 리포트 검토자가 대출자의 신분을 비교적 정확히 확인하도록 돕는다. 만약 잘못된 정보가 포함됐을 경우 신용평가 기관을 통해 정정을 요청해야 한다.


◇현재 개설된 계좌


대출자가 현재 개설중인 각종 신용계좌에 대한 내용은 크레딧 리포트 각 항목 중 비교적 중요한 항목으로 여겨진다. 각 신용계좌의 현재 및 과거 연체기록도 함께 포함되기 때문에 대출 은행 측이 세심히 살펴보는 항목이다. 신용계좌로는 신용카드 계좌, 차량 할부금 계좌, 또는 각종 소매업체 발급신용 계좌 등이 대표적이다. 각 계좌의 잔금, 매달 상환해야 하는 금액, 계좌 개설시기 또는 폐지시기 등의 사항이 이 항목에 포함된다.

대출 신청 전 일부 신용계좌에 연체기록이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면 해당 신용업체에 연락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연체기록을 빠른 시일 내에 삭제해야 대출 Ei 불리함이 없다.

자신이 개설한 신용계좌가 아닌데 크레딧 리포트상에 버젓이 기재되어 있다면 신분도용 범죄 피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신용기관에 연락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또 각 계좌의 개설시기, 폐지시기, 현재 잔금상태 등이 크레딧 리포트상에 올바로 보고되어 있는 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신용조회 횟수

대출기관이 실시한 신용조회 횟수도 크레딧 리포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출기관은 대출 여부를 결정하기 전 신용기관에 대출 신청자의 크레딧 리포트 발급을 신청하게 되는데 이같은 조회 여부가 크레딧 리포트에 그대로 기재된다.

신용조회는 크게 ‘하드 인쿼리’(hard inquiry)와 ‘소프트 인쿼리’(soft inquiry)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 중 하드 인쿼리는 단기간 내에 조회기록이 너무 잦을 경우 크레딧 점수에 악영향을 미친다.

하드 인쿼리에는 대개 신청자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서명하는 등의 서류절차가 뒤따른다. 하드 인쿼리는 크레딧 점수에 약 1년간 영향을 미치고 크레딧 리포트상 약 2년간 기재된다.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단기간 내에 수차례 조회기록이 있다면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소매업체가 할인 서비스와 함께 발급해 주는 크레딧 카드를 신청할 경우 하드 인쿼리를 통한 조회가 실시되기 때문에 무분별한 소매업체 크레딧 카드 발급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소프트 인쿼리는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소프트 인쿼리는 대출자의 신청 없이도 대출기관이 특정인의 크레딧 기록을 조회하는 절차다. 대개 신용카드 회사 등이 광고용 전단지를 발송하기 전에 특정인의 크레딧 기준을 살피기도 하는데 이 경우가 바로 소프트 인쿼리에 해당된다.


◇폐지된 계좌

개설한 지 오래됐지만 현재 사용하지 않거나 이미 해지했으나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기재된 신용카드 계좌 등도 확인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개설 후 사용하지 않고 묵혀 두는 신용카드로 소매업체 발급 신용카드가 많다. 상품 구입 때 개설한 뒤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이사를 하게 되면 카드 발급 사실을 까마득히 잊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자녀용으로 보증을 서준 크레딧 카드도 발급 후 몇 차례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용치 않는 카드는 반드시 적절히 해지해야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신청한 사실이 없는데 발급된 것으로 기록된 신용카드 계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신분도용 범죄 피해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각종 부채 현황

크레딧 리포트상에는 개인의 각종 부채 현황이 자세히 기록되는데 대출심사 때 은행 측이 주의 깊게 검토하는 항목이다. 또 크레딧 카드 사용 한도액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크레딧 점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대출자 역시 관심 있게 살펴 봐야 할 항목이다.

만약 크레딧 카드가 여러 개라면 한도액과 부채액 합산을 구해 총 부채 비율을 계산한다. 사용 한도액이 각각 5,000달러씩인 크레딧 카드가 4개인 신청자가 이 중 2개 크레딧 카드를 사용, 각각 1,000달러씩의 부채가 있고 나머지 2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부채 비율은 10%로 계산된다.

크레딧 점수 산정 때 정해진 크레딧 카드 부채 비율 기준은 없다. 비율이 10% 미만이면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반면 40%가 넘을 경우 점수를 많이 깎아 먹는 수준으로 판단된다.

만약 부채 비율이 40%가 넘는 크레딧 카드가 여러 개라면 크레딧 점수 하락은 피할 수 없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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