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GTX 호재’ 일산 북부 집값 들썩인다

2014-04-03 (목)
크게 작게

▶ 킨텍스~서울 삼성역 노선 추진 강남 접근성 좋아져

▶ 대화동 등 주변 호가 1억 올라 동남부권은 약보합세

“매물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호가도 껑충 뛰었습니다. 가장 취약했던 강남 접근성이 좋아지니 당연하죠. 문의도 늘고 있어요.” (대화동 D공인 관계자)

서울 지하철3호선의 북쪽 종착역인 대화역. 일산신도시에서도 서울에서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역이다. 도심인 종로3가역까지는 50분, 환승을 통해 강남역까지 가려면 1시간30분은 족히 걸린다. 서울 시내를 관통해야 하는 탓에 출퇴근 시간 승용차를 이용해 강남을 오가는 것은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하지만 8년 후인 오는 2022년이면 이 시간이 22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지난 2월 말 정부가 일산 킨텍스역과 서울 삼성역을 잇는 36.4㎞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추진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산신도시 북부권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예정대로라도 착공까지 3년이나 남았지만 계획 발표만으로도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7일 일산신도시 일대 중개업계에 따르면 킨텍스 주변 단독택지 내 점포주택 가격이 GTX 계획 발표 이후 5,0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걸어서 역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특히 도로에 접한 주택의 경우 집주인들이 최대 1억원이나 호가를 높인 상태다.

실제로 계획 발표 전이었던 2월 초까지만 해도 11억원이었던 점포주택들의 경우 현재 12억원으로 가격을 높였다. 그나마 매물을 모두 거둬들이면서 현재 거래 가능한 물건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가 이면도로 점포주택 역시 7억~8억원선이었지만 지금은 5,000만원 정도 매도호가가 상향 조정됐다.

이 일대 점포주택은 평균 200만~300만원의 월세가 보장되는 이점 때문에 은퇴를 앞둔 50대 수요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 지역 K공인의 한 관계자는 “원래 인기가 높기도 했지만 최근 매입문의가 부쩍 늘었다”면서 “현재 집주인들이 매매가를 높여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걸어서 킨텍스역(예정)을 오갈 수 있는 신도시 내 아파트들도 호가가 올랐다. 주엽동 뉴삼익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3억8,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왔지만 지금은 4억원선으로 2,000만원 정도 오른 가격에 매도호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아파트의 경우 GTX 호재에도 불구하고 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을 담은 정부의 2·26대책 발표 이후 거래는 소강 상태다.주엽동 N공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전세의 매매전환 수요로 급매물이 소진됐지만 정부 대책 발표 이후에는 주춤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GTX 호재는 아직 대화역 주변으로 국한돼 있다. 마두·장항동 등 일산 동남부권은 여전히 시세가 약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2월 3억7,400만원에 거래된 마두동 라이프는 여전히 큰 변동 없이 3억6,000만원선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계획 단계이기 때문에 착공 등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기면 중장기적으로 일산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