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솟던 잠실 전셋값 석달새 1억 뚝 뚝 뚝

2014-03-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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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과도한 가격에 수요 줄고, 매매 전환 증가 영향

▶ 84㎡ 6억대로 떨어져 가을 이사철 수요 몰리면, 6월 전후 다시 오를 수도

서울 송파구 잠실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석 달 만에 1억원 가까이 떨어지는 등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지난 2008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한 후 2만5,000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 주거지를 형성하면서 사실상 서울 주택시장을 주도해온 곳이어서 이 지역 전셋값 하락이 주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파크리오 등 잠실 일대 새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최고 7억6,000만원까지 치솟았던 리센츠 84㎡(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지난해 말 7억~7억6,000만원선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6억~6억8,000만원대로 떨어졌다. 계약 시점이나 동·층·향에 따라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평균 8,000만원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는 것이 이 지역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다른 단지들도 낙폭에 차이가 있을 뿐 전반적인 추세는 확연한 내림세다. 엘스 84㎡는 연초 6억5,000만~7억원선을 형성했던 가격이 3월 들어 5억9,000만~6억7,000만원선으로 내렸으며 트리지움의 84㎡ 역시 같은 기간 6억8,000만원에서 현재 6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 정도 내린 가격에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이 지역 J공인 관계자는 “입주 6년차를 맞는 이 일대 아파트는 지난해 말 전셋값이 최고점을 찍었다”며 “올해 들어서는 30평형대를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폭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엘스·리센츠·트리지움 84㎡의 평균 전셋값은 입주 직후인 2008년 말 2억5,000만~2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입주 직후 대규모 공급 과잉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이 속출했던 탓도 있지만 대규모 새 아파트인데다 교육 여건이 뛰어나다 보니 강남권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최근 이 일대 전셋값 하락이 주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잠실 일대 최근의 전셋값 하락이 과도한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이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오르다 보니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거주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재계약을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변부로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전셋값 급등으로 매매·전세가 격차가 급격히 줄면서 일부 세입자들이 아예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말 엘스·리센츠 84㎡의 전셋값이 최초로 7억원을 넘어서면서 매매가(9억5,000만~10억2,000만원)의 70%를 웃돌자 정부의 각종 세제혜택 등을 감안해 매매로 전환한 세입자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군 수요가 줄어든 것도 잠실 일대 전셋값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자녀의 입학·전학 등을 이유로 전세를 구하는 학부모들은 이미 10~12월께 미리 계약을 하기 때문에 3월은 사실상 비수기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을 이사철을 앞둔 6월을 전후해 전세 수요가 몰릴 경우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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