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프트 타고 올라 `백본 트레일’ 본격 등산

2014-03-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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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가이드] 마운트 볼디 - 이스트 코스

▶ 왕복 6.4마일 등반고도 2,264피트, 급경사 오르면 대자연 비경 펼쳐져

리프트 타고 올라 `백본 트레일’ 본격 등산

마운트 볼디의 이스트 코스는 왕복 6시간으로 비교적 어렵지 않다. 등산로 옆의 멋진 Limber Pine.

LA 지역 또는 남가주 일원에 살면서 매주 1~2회씩 정기적으로 등산을 하고 있는 분들이 가장 자주 찾는 산을 꼽는다면 아마도 Mt. San Antonio가 될 것이다.

겨울철이나 요즘 같은 이른 봄에는 흔히 정상부위가 흰 눈에 덮이는 백두의 산이 되는데, 우리 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보다 325m정도가 더 높아, 맑은 날엔 LA의 한인타운에서도 그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산의 특징을 들자면, 우선 연중 내내 다양한 기후조건에서도 멋진 등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날씨가 좋은 봄 가을철의 등산은 LA 지역의 어느 산이라도 대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나, 햇볕이 쨍쨍하고 기온이 높은 남가주의 여름에도, 이 산은 고도가 높은 관계로 시원하고 쾌적하여, 오히려 상큼한 일종의‘피서등산’을 하게 된다.


그럼 겨울은 어떨까? 겨울은 대개 우기와 겹치게 되는데, 이때는 대단한 고산인 이 산에는 비 아닌 눈이 내리게 되는 관계로, 몇 가지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오히려 환상적인 별유천지의 ‘설국등반’을 즐길 수 있다.

다음으로는, 다양한 등산코스들이 있어 각자의 취향이나 능력에 맞추어 ‘맞춤등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코스만 해도, 동서남북의 네 방면에 걸치는 다양한 루트에 다양한 난이도의 등산로가 있어,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누구라도 쉽지 않게’ 등산을 할 수 있기에, 초심자부터 노련한 산악인까지 두루 만족스러운 등산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오늘은 우선 비교적 초급이라고 할 수 있을 동쪽 코스를 소개한다.

볼디산의 남쪽 기슭의 Manker Flats(6,300‘)에서 스키리프트를 타고 Mt. Baldy Notch(7,800’) 의 스키장까지 올라간 후, Devil’s Backbone Trail을 따라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는 코스인데, 왕복 6.4마일에 순 등반고도는 2,264‘로 별로 어렵지 않으며 왕복 6시간을 잡으면 된다.

단, 이 코스는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나 눈이나 비가 오는 날, 또는 등산로에 눈이 많이 쌓여 있는 경우에는 안전을 위해, 절대로 오르지 않아야 한다.


▲가는 길

Fwy 210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 Claremont시의 Baseline Rd.의 출구로 나온다.


Baseline에서 좌회전하여 한 블락을 가면, Padua Ave.가 되고 여기서 우회전하여 북쪽으로 1.7마일을 가면 신호등이 있는 Mt. Baldy Rd.가 된다.

여기서 다시 우측으로 7.2마일을 가면 Mt. Baldy Village에 이른다. 계속 2마일을 더 가면 길이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꺾이며 지그재그로 경사진 길을 오르게 된다.

대략 3마일을 더 가면 오른쪽으로 캠프그라운드가 있다. 계속 직진하면 반마일쯤의 거리에 스키리프트 타는 곳이 있다.


▲등산코스

리프트를 내리는 곳이 Baldy Notch라고 부르는 Mt. Baldy의 겨울철 스키장이다.

Devil’s Backbone Trail을 찾아 북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길이 좌우로 나뉘는데 두 길이 나중에 만나게 되므로 어느 쪽이라도 괜찮다.

왼쪽은 스키 활강장으로 경사가 가파른 대신에 거리는 조금 짧은데 우리는 오른쪽으로 간다. 이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Devil’s Backbone 구간에 닿게 된다. 좁은 산줄기를 중심으로 좌우 양쪽이 아스라이 함몰된 계곡인지라 다소 심란하다.

2마일쯤의 지점에 오면 거친 ‘용의 등뼈’ 구간이 끝나고, 오른쪽에 솟아 있는 Mt. Harwood(9,552’)의 부드러운 남쪽 기슭을 통과하게 된다.

2.4마일쯤의 지점에서는 왼쪽에서 대단히 가파르게 올라오는 Register Ridge Trail이 합류되며, 0.2마일쯤을 더 직진하면 Mt. Baldy와 Mt. Harwood사이의 Saddle(9,360‘)에 이르게 되는데, 정면에 볼디 정상으로 오르는 지그재그의 가파른 등산로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나무가 없는 정상까지 0.6마일의 거리에 700’를 오르는 꽤 급한 경사로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 구간에서 두통이나 어지러움 또는 피로감 등의 고산증세를 겪기도 하는데, 정상에 임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서두르지 말고 쉬어가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이내 곧 정상에 닿게 된다. 해발고도 10,064피트라고 새긴 동판이 바닥에 박혀 있다.

백두산보다 높은 산들이 군왕을 호위하는 굳센 장수들처럼 내가 지금 두발을 딛고 서 있는 이 볼디궁을 감싸고 있다. 서쪽의 West Baldy(9,988’), 서북쪽의 Mt. Baden Powell(9,399’), 북쪽의 Mt. Dawson(9,575’)과 Pine(9,648’), 동쪽의 Mt. Harwood(9,552’)들이 그 들이다.

정상을 향해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상상의 나래를 계속 펼쳐본다.

이 LA의 Mt. San Antonio(10,064피트) 는 고구려성이고, 남동쪽으로 멀리 보이는 팜스프링스의 Mt. San Jacinto(10,834’)는 백제성이며, 동쪽으로 멀리 보이는 빅베어의 Mt. San Gorgonio(11,503’)는 신라성으로, 이들이 외연히 삼국을 이루고 있는 격이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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