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3모기지 이자율 오르면 주택가격은 떨어질까

2014-02-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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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집값 상관관계는

▶ 7% 미만 땐 동반상승, 동반하락 / 7% 넘어가면 집값 하락 두드러져 / 금리 오르면 거래량은 뚝 떨어져

모기지 금리 상승 전망에 주택 수요자들을 비롯, 주택시장이 긴장중이다. 이자율이 오르면 집값이 다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히 모기지가 오른다고 해서 집값이 곧바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기지 금리 상승이 주택가격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 상승은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과 더 연관이 깊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경제가 회복되고 일자리가 늘어 소비자들의 소득이 증가할 때다. 소득이 늘면 지출이 늘게 되고 당연히 모기지 대출 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모기지 금리 상승 소식에 셀러나 바이어나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다. 그렇다면 모기지 금리 변동에 따라 주택가격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 것일까?


◇이자율 7% 미만 때 동반 움직임

최근 5년 사이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가격이 올랐고 금리가 떨어지면 주택가격도 덩달아 하락하는 추세를 거듭했다. 이같은 현상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래프 참고>


연방 정부가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낮춰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시작한 시기다. 이때부터 모기지 금리는 평균 약 6.5%를 초과하지 않고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 왔다. 따라서 모기지 금리가 7%대를 넘지 않을 때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주택가격은 오히려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모기지 금리가 7%를 넘었던 2000년대 초반 이전에는 모기지 금리와 주택가격과의 상반관계가 뚜렷하다. 이 당시에는 일반적인 생각대로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집값이 확 떨어지는 현상이 뚜렷했던 것이다. 주택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결정은 전반적인 경제여건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만을 놓고 볼 때 약 7%대가 주택 수요자들이 구입 결정을 내리는 기준 금리인 것으로 파악된다.


◇모기지 금리 주택 거래에 직접 영향

모기지 금리 상승이 주택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주택 거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모기지 금리 변동에 따라서 주택 거래가 증감하는 등 직접적인 결과가 바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만 해도 5월에서 7월 사이 모기지 금리가 불과 두 달 에 약 1%포인트 급증하자 주택 수요는 곧바로 감소한 적이 있다.

지난해 5월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평균 약 3.5% 전후를 유지하다가 연방 정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발언 후 줄곧 오르더니 7월에 약 4.5%대를 넘어섰다. 이에 영향을 받아 6월 중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4개월 만에 전달 대비 하락을 기록했고 이후 주택거래는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둔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봤듯이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 주택 수요가 감소하는 결과가 곧바로 발생한다.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구입이 불가능해지는 수요자들이 늘고 일부는 구입 가격대를 낮추는가 하면 아예 금리가 더 떨어질 때를 기다리면서 주택 구입을 보류하는 수요자도 늘어난다. 모든 요인이 주택 거래 감소와 직결되는 것이다.

반면 주택가격은 주택 거래가 감소할 때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6월 주택 거래는 감소한 반면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약 12%(S&P케이스 실러 지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 감소 때 주택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지난해 내내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매물 부족 이유로 거래가 급감한 반면 주택가격은 급등했다.



◇모기지 금리 주택 구입 능력과도 직결

모기지 금리 변동은 주택 구입 능력과도 직결된다.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이 많아져 주택 수요자들의 구입 능력이 하락하게 된다. 모기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택 구입 능력 하락 피해는 첫 주택 구입자들이 가장 먼저 받는다.

금리가 오르게 되면 같은 가격의 주택을 높은 비용으로 구입해야 되는 셈이기 때문에 여유 자금이 부족한 첫 주택 구입자들은 아예 주택시장에서 밀려나게 된다.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능력 하락으로 주택 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주택시장에 연쇄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보유중인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집을 구입할 계획인 셀러들의 주택 처분이 어려워진다. 결국 가격을 낮추거나 주택 처분을 미루게 되면 주택 거래 감소로 이어진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택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투자자 수요에도 영향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현금 구매 비율이 높아 모기지 금리 변동과 무관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의 주택 투자패턴은 모기지 금리 변동에 오히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투자자들은 현금으로 투자용 부동산을 구매하더라도 항상 채권이나 주식, 뮤추얼 펀드 등 기타 투자상품의 수익률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기지 금리를 포함, 시중 금리가 오르게 되면 상대적으로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게 마련이어서 투자자들의 주택 투자 활동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주택 투자에 매우 공격적이었던 부동산 투자자들이 모기지 금리가 상승세를 타자 투자 활동을 중단한 것이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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