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괜찮다, 우리는 꽃 필 수 있다

2014-02-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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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방 / 비 부동산 로렌 하잇

(1) 요즘 소치 동계올림픽 최고의 뉴스는 단연 ‘빅토르 안’이다.

러시아로 귀화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에 겨워 러시아 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본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지만 “뭐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다. 본인이야 대단한 ‘복수’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좀 씁쓸하고, 한편으론 이래서 올림픽 게임은 재미있나 싶기도 하다.

실력도 있어야겠지만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은 정신력에 달린 게 더욱 분명하고 틀림없다.


또 하나의 톱뉴스는 조그만 나라 네덜란드의 스피드스케이팅이 시상대를 점령했다는 외신 보도이다. 그들은 현재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트 8개 종목 중 5개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져 갔다. 남자 5,000m, 500m, 여자1,500m에서는 금·은·동메달을 모두 쓸어갔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인구 1,600만명에 국토는 남한의 4분의1 밖에 되지 않는 그 작은 나라 네덜란드를 이렇게 강국으로 만들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들의 성공은 선수 개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관리, 선발기준 등에서 체계적이고 공정함이 그 큰 이유라고 한다. 어느 분야도 마찬가지 세상은 fair play 로돌아가야 하니까.

어쨌든 눈 덮인 은빛 올림픽 경치를 보는 것도 좋고 ,금메달을 걸고 하염없이 눈물짓는 아름다운 이상화 선수를 보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금메달 10개 딴것 보다더 후련하고 기분이 좋다.

여자선수가 이처럼 큰 업적을 남긴 상황에서 남자 선수들은 다 안녕하신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잘 해내리라 믿는다.


(2) 책 제목이 마음에 끌린 김별아 작가의 “괜찮다,우리는 꽃필 수 있다”를 소개한다.

일단은 안심이다. 조금씩 읽다보면 흥미로운 산행에서 마음이 뻥 뚫리는 느낌이 온다. 어쩐지 마음이 편해진다.

작가는 지리산과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산행으로 길러진 마음의 힐링을 산속에서 찾고 있다. 힘든 산행 중에 다듬어 지는 어떤 단순함의 바탕으로 치유가 된단다.


작가는 말한다. “산행을 가기 전날 저녁에는 손톱과 발톱을 깎는다. 두꺼운 장갑과 등산용 양말로 보호하긴 하지만 손발톱이 말끔하지 않으면 자칫 꺾이거나 부러지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른 잠자리에 들기전에는 뜨거운 물로 샤워를한다. 어쨌거나 산 앞에 섰을 때는 깨끗하고 싶다. 조금은 착하고 순진하고 싶다”

이렇게 우리들 자신의 몸과 영혼을 어루만질 때는더 없이 순수하고 깨끗해지려는 것 ,이것이 단순함의힘 인가 싶다. 맘에 드는 동행인이 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다.

다른 인격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산행은 더 더욱 실감이 난단다. 서로 나눈 대화속에 힘들고, 고통스런 산행은 나를 정말 강하게 만드는구나. 그리고 괜한 근심거리는 나를 정말 병들게 만드는 확신을 주기도 한단다.

어디선가 “여기있다. 봐라”라고 알려 주는 순간이 있었단다. 힘든 산행일수록 ,새 공기를 마실 때마다 이같은 어떤 영혼의 소리를 들었단다. 그리고 지나치는 산길여기저기에 “괜찮다. 우리는 꽃피울 수 있다”며 서 있는 야생초 의 모습이 그렇게 대견스럽고 예뻤단다.


{ 3 } 2월에 내려야 할 비가 좀 더 와야 할텐데 소식이 없다. 이럴 때 일수록 반가운 친구가 그립다. 그래서 여기 정말 괜찮은 친구 하나를 소개한다.

화가 이중섭이다. 그가 어느 날 앓아누워 있는 친구를 문병 하러갔다. 친구가 반기면서 말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자네가 보고 싶었다네. 마침 잘 왔네” “미안하네. 벌써 찾아오려 했지만, 빈손으로 오기도 뭣하고 해서…” “ 이 사람아, 그게 무슨 소린가? 자네 형편 다 아는데 빈 손으로 오면 어때서.”

화가 이 중섭은 들고 온물건을 친구에게 건네주며말했다. “자네 주려고 가지고 왔네, 이걸 가지고 오느라 늦어진 걸세. 복숭아를그려 왔다네” 복숭아를 사다 줄 돈이 없어 복숭아를그려온 화가 이 중섭의 우정에 친구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런 친구들이 그립다. 봄이 오는 길목에…..

(213)761-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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