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잊혀진 옛 공간, 현대를 만나 부활하다” 전통 살리며 내부는 첨단과 편리성 강조

2014-01-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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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건물 재조명 열기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몇 세기를 훌쩍 넘은 오래된 건물들이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고건물은 단순한 전시물이 아닌 현대의 사람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현재의 공간이다. 이는 꾸준한 개보수 및 보존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유럽의 아름다운 건축물에 감탄하고 나면, 우리나라를 가득 메운 현대식 건물이 안타깝다. 경제발전과 현대화에 집중한 나머지, 고건물을 지키기보다 신식 건물을 앞 다투어 건설했던 지난 세기. 덕분에 우리나라만의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한옥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세계 어디에 건축해도 어울릴 법한 개성 없는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결국 우리나라의 특색 있는 건물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풍화되듯 사라졌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서서히 옛 건물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낡고 쓸모 없다 여겨졌던 공간들의 가치를 재해석한 이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 ‘과거와 현재의 공존’ - 제주의 정취에 현대를 입혀 완성한 제주도 독채펜션, 토리코티지제주의 한 작은 마을에 녹아든 토리코티지x카레클린트. 인테리어 사진만 보면 고급스러운 독채펜션이 떠오른다. 외국의 한가로운 휴양지에서나 볼법한 고급 숙박시설 같은 공간. 하지만 이곳은 사실, 제주만의 향취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건축물이다.

(주)토리의 이창길 대표가 전형적인 제주 구옥의 모습을 지녔던 농가주택을 발견한 후, 현대적인 감각을 발휘하되 제주 가옥 형태는 최대한 보존하면서 개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저편에서 바라본 토리코티지는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으로 마을과 조화를 이룬다.

사실 단순 관광을 위한 제주숙박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다. 때문에 신규 숙박 시설에 대한 투자가 감소 추세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러한 시장성보다 제주 전통 가옥을 보존하는데 의의를 두었다. 또 제주도민이 되어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통해 숙박객들의 추억이 쌓이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토리코티지(http://tori-kaareklint.com/)는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1046에 위치하고 있다. 문의 사항은 전화(010-2695-2369)로 하면 가능하다.

▲ ‘폐허가 아름답다’ - 폐공장을 보존하며 재탄생한 로스터리 카페, 앤트러사이트흡사 패전의 잔해를 연상케 하는 앤트러사이트의 외관. 하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진한 커피향이 반겨주는 이곳은 갤러리 카페다. 낡은 신발 공장을 카페로 개조한 ‘앤트러사이트’는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세련된 카페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깔끔함을 지향하는 타 카페와 달리 앤트러사이트의 김평래 대표는 폐공장의 흔적을 가리기는커녕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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