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림 같은 바다와 빌딩숲까지 한눈에

2013-12-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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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가이드 토팽가캐년

▶ 왕복 5마일 완만 고도… 어느새 발아래 해안 늦은 하산이라면 황혼의 낙조·도시야경은 덤

그림 같은 바다와 빌딩숲까지 한눈에

등산로에서 보이는 태평양이 아름답다.

LA지역의 바로 서쪽으로 바다를면하고 있어, 적당한 습기와 맑은 공기로‘ 건강을 선사하는’(health-giving)땅으로도 일컬어지는 Santa Monica 산맥에는, 백인들이 ‘집시의 땅’ (Bohemianenclave), 또는 ‘Elysian Fields’(Champs Elyseesㆍ샹젤리제ㆍ낙원)라고부르던 아름다운 구역이 있었으니, 바로 Topanga 지역이 그 곳이다.

원주민이던 Tongva인들을 물리치고 백인들이 이곳을 점령한 뒤로는거의 목장으로만 이용되어 오다가,1920년께부터는 LA 주민들의 주말소풍지로 인기를 끌게 되는데, 1950년대에 Will Geer라는 배우가 이곳에들어와 살게 되면서 천연 노천극장이 조성되고 많은 예술인들이 몰려들게 됨으로써, 음악회는 물론, 셰익스피어 작품, 모던 클래식, 새로운 창작품 등의 연극들이 활발히 공연되어 짐으로써‘ 보헤미안의 땅’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또한 1967년에 Ed Lange라는 사람이 시작한 ‘Nude Club’이 유명해지면서‘ 낙원’으로도 불리게 된 곳도바로 여기 Topanga 지역으로, WilliamRandolph Hearst로부터 HumphreyBogart, Carol Lombard, ShirleyTemple 등의 유명인들의 거처가 되기도 한다.


수많은 소설, 영화, 시트콤, 노래 등의 소재와 무대가 되었음은 당연한일인데, 지금도 매년 Memorial Day가 낀 주말에는 ‘Topanga Day’라는축제가 있어, 신나는 parade와 bellydancing, 다양한 음악, 음식, 공예품등을 즐길 수 있는 county fair 가 열린다고 한다.

대개의 샌타모니카 산맥 등산코스들이 그렇듯이, 이 토팽가캐년 주위의 등산코스들도 끝없이 펼쳐지는태평앙의 수평선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코스들인데, 1964년에 주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1974년부터 일반에 개방되었다고 하며, 1만1,525에이커에 달하는 넓은 면적으로 LA시 총면적의 5%를 점유하고 있는, LA시최대의 공원으로, 등산로 입구도 60개나 된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왕복 5마일의 길지 않은 거리에, 순 등반고도 870‘의 완만한 등산길을 통해 그림 같은 바다와 계곡과 빌딩숲을 두루 볼 수 있는 ‘ Topanga Outlook‘- Parker MesaOutlook이라고도 함-을 가기로 한다.

산행에는 왕복 3시간이 소요된다.

▲가는 길LA 한인타운에서 Fwy 10 West의끝까지 가면, 자연히 1번 도로(PacificCoast Hwy) north로 이어진다. 여기까지 12마일이다. 파도가 일렁이는 낭만의 1번 도로를 따라 4.2마일을 더 가면 오른쪽으로 Sunset Blvd.가 나온다.

우회전하여 0.3마일을 가면 왼쪽으로Los Liones Drive라는 길이 보이는데,우리는 여기를 그냥 지나서 다음 블락까지 100m 정도를 더 간다.

왼쪽에 Paseo Miramar라는 주택가의 좁은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구불구불한 오름길을 1마일 정도 서행한다.


Paseo Miramar 길이 끝나는 곳까지 가면 차량통제 게이트가 있는 등산로 입구가 된다. 주차장이 별도로있지 않으므로, 주택들의 수목 울타리에 바짝 붙여 주차하면 된다. 널찍한 공간이 보이더라도 사유지에는 주차하지 않도록 한다. 주차증은 필요치 않다.

▲등산코스Topanga State Park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등산로 입구(해발고도 660‘)를 지나서 비포장 소방도로(East TopangaFire Road이면서, 동시에 PaseoMiramar Trail이다)를 따라 북쪽으로0.2마일을 가면, 왼쪽에서 올라오는Los Liones Canyon Trail이 합류된다.

오른쪽의 계곡은 Santa Ynez Canyon이다. 길은 계속 구불거리며 북쪽으로 나아간다. 오른쪽 계곡 너머로 보이는 주거지역이 부촌으로 알려진 Pacific Palisades이다.

깨끗한 전망과 청량한 바람 속에널찍하게 잘 다져진 흙길을 걷는 산행이 쾌적하기만 하다. 오른쪽 멀리로는 LA 다운타운의 고층 빌딩군을볼 수 있고, 왼쪽으로는 푸른 색깔의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등산 시작점에서 2마일이 되는 지점에 이르면 길이 왼쪽으로 갈라지며 Parker Mesa Overlook이라고 쓰인좁다란 이정표(peddle)가 있다.

여기서 만약 직진하여 나아가면4마일쯤의 거리에 이 공원의 landmark라고할 수 있을 Eagle Rock에닿게 되는데, 우리가 가야 할 길은왼쪽이다.

길은 서남쪽으로 나 있는데, 오른쪽 아래로 Topanga Canyon을 내려다보며 높게 도드라진 능선의 형세로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0.5마일을 온 지점에이르면 능선이 갑자기 뚝 끊어지며마치 베란다에 서 있는 것 같은 형국이 된다.

저만치 발아래로 아름다운 샌타모니카 해안이, 마치 왼쪽으로 휘어들어간 초승달 같은 모양으로,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바다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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