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셀러·바이어·소유주 모두에게 ‘좋은 기회’

2013-12-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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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부동산 테크’ 어떻게 할까

▶ 셀러, 타이밍 잘 잡아야 제값 받고 신속 매각, 바이어, 모기지 대출기간 최대 단축이 관건, 집값 올라 홈 에퀴티 융자·리모델링 해볼만

- 새해 셀러, 바이어, 홈 오너 모두에게 좋은 기회의 해가 될 것

올해 주택시장이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셀러 측으로 다소 치우친 경향이 컸다. 매물부족으로 셀러가 바이어들을 쥐락펴락하며 주택시장을 주도한 한해였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매물이 서서히 늘어난 반면 바이어는 줄어들면서 셀러스 마켓 현상이 한층 수그러들었다.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은 주택시장에서 바이어들의 입김이 조금 더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시장이 올해의 탄탄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안정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는 내년 셀러, 바이어, 주택 소유주별‘부동산 테크’ 요령을 알아본다.


◇셀러, 바이어, 주택 소유주 골고루 기회


내년에도 집값이 오르겠지만 올해와 같은 급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조사기관이 내년 주택가격 상승폭이 올해의 절반인 약 6%대가 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내년에 집을 사고팔아야 하는 셀러나 바이어에게 모두 좋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셀러에게는 집값이 그나마 오르니 다행이고 가격 급등은 없을 것으로 보여 주택구입에 재도전하는 바이어가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매물 사정도 내년에는 한층 나아질 전망이다. 올해 9월 중 주택매물 재고는 전년 대비 약 2% 증가했다.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한 것인데 LA, 애틀랜타, 올랜도 등 주택거래가 많았던 지역의 매물은 약 10%가 넘는 증가율 나타냈다. 내년에는 주택매물 재고가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겠지만 그래도 정상 수준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물부족으로 올해 주택구입에 실패한 바이어들에게는 내년이 주택 재구입에 좋은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올해 주택구입 시장을 휩쓸었던 투자자들의 주택구입 활동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주 매입대상인 차압 및 숏세일 매물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주택매입 비율은 올해 초 약 23%에서 3분기 말 약 17%로 대폭 감소했고 내년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바이어

◆ ‘셀러 테스트’용 오퍼 금물, 최초부터 최선 오퍼
올해 치열한 주택구입 경쟁 현상을 겪는 동안 ‘헐값 오퍼’는 이미 신용도를 크게 잃었다. 일단 낮은 가격에 써보자는 식의 ‘헐값 오퍼’로 원하는 주택구입에 실패한 바이어가 많았다. 내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주택시장이 크게 한산해졌지만 내년 초에 다시 바이어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같지는 않겠지만 내년에도 셀러가 주도권을 쥔 셀러스 마켓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초에 주택구입 계획이 있다면 헐값 오퍼에 대한 꿈을 아예 접는 편이 좋다. 처음부터 바이어가 써낼 수 있는 최상의 오퍼를 제출해야 주택 구입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내년 중에 현재 약 4.5%대인 모기지 금리가 5%대를 돌파할 전망이어서 주택구입 시기가 늦어지면 그만큼 구입비용이 올라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올해 주택구입 경쟁이 심했던 LA 등에서의 주택거래가는 리스팅 가격보다 평균 약 1%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무턱대고 높은 가격에 오퍼를 쓸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리스팅 가격에 근접한 가격으로 써내야 매매가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모기지 대출
모기지 대출기준이 전보다 한층 완화된 가운데 내년부터 새로 시행되는 새 규정에 주택융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출자의 상환능력 검증에 초점이 맞춰진 새 규정이 시행되면 아무래도 대출심사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주택구입 경쟁이 예상되고 있어 주택구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출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새로 시행되는 규정을 잘 이해한 뒤 미리부터 차분히 준비에 나서야겠다. 새 규정의 핵심인 대출상환 능력을 준비하기 위해서 보유 부채비율 감소가 무엇보다 급선무다. 또 가급적이면 지역 주택시세에 밝은 대출 은행이나 융자 브로커를 통해 대출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주택 소유주

◆ ‘명분’ 있는 리모델링
집값 상승으로 한숨 돌린 주택 소유주가 크게 늘었다. 급처분에 대한 우려가 싹 가신 것은 물론 이제는 주택담보 대출로 그동안 꿈꿔온 리모델링도 가능해졌다. 내년 주택담보 대출을 활용한 리모델링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하버드대 공동주택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중반까지 리모델링 지출이 올해의 2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 따라하는 식의 리모델링은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리모델링 중에서도 욕실과 주방에 대한 리모델링이 단연 으뜸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은 실시 후 편리함을 주지만 집을 팔기 전까지는 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 리모델링 실시 전 항목별 비용 회수율을 점검하면 주택처분 때에도 도움이 된다. 리모델링 매거진에 따르면 주방 리모델링의 경우 비용 회수율이 비교적 높은 약 70%에 달한다.

◆홈 에퀴티 융자
집값이 오르면서 올해 홈 에퀴티 융자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내년에는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발급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모기지 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홈 에퀴티 적용 이자율은 내년에 오히려 소폭 하락할 것으로 기대돼 기다렸던 주택담보 대출에 나서기 좋은 해다. 올해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이 거의 약 1%포인트 치솟은 반면 홈에퀴티 융자 이자율은 약 5.1%대로 소폭 하락했다.

홈에퀴티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단기 국채 이자율과 연동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자율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고정 금리를 적용받는 홈 에퀴티 융자를 추천한다. 고정금리의 경우 현재 시중 이자율이 약 6.25%대를 형성중이며 시장조사기관 HSH 닷컴에 따르면 크레딧 유니온 제공 이자율이 약 5.75%대로 낮은 편이다.


◇셀러

◆집을 내놓는 타이밍 조절이 관건
올해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집을 내놓는 ‘타이밍’을 잘 잡아야겠다.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기지 금리 속도가 빨라지면 주택 수요가 순식간에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택매물 동향과 시장 대기기간 등을 잘 주시하면서 집을 내놓기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물이 급증하기 직전 또는 직후가 집을 내놓기에 적절한 타이밍으로 부동산 에이전트와 긴밀한 연락을 통해 매물 변동상황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

올해 집을 판 셀러들 중에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셀러가 많다. 부르는 가격대로 오퍼가 들어오는가 하면 심지어 웃돈까지 얹어서 오퍼를 써내는 바이어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같은 현상을 기대하기 힘들겠다. 하반기에 수요가 급감하자 셀러 스스로가 가격을 많이 내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올해 8월 전체 리스팅 중 약 3분의 1이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웃돈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바이어가 늘어나기 때문에 내년에 집을 팔려면 최초부터 시세를 적절히 반영한 가격에 집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주택 감정가 만반의 준비
내년에도 주택 감정가로 인해 주택거래가 중도에 무산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주택가격 급등으로 실제 거래가격과 감정가 간의 격차가 다시 벌어졌기 때문이다. 거래가와 감정가 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면 해결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순조로운 거래 마감을 위해 감정가가 적절히 나올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겠다.

집을 내놓기 전 감정업체를 통해 감정가를 알아본 뒤 리스팅 가격을 정할 때 반영토록 한다. 또 주택 감정사가 방문하는 날 집 주인이 대동해 최근에 실시한 리모델링이나 업데이트 등을 설명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리모델링 사항이 감정가 산출 때 적절히 반영되도록 실시 일자와 비용 등을 기재한 서면을 감정사에게 전달해도 도움이 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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