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크뮤직의 기수 밴 롱크 모델로 한 드라마

2013-12-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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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Inside Llewyn Davis) ★★★

▶ 박흥진의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포크뮤직의 기수 밴 롱크 모델로 한 드라마

클럽에서 노래 부르는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작).

1960년대 초 뉴욕의 그리니츠 빌리지의 카페에서 노래 부르면서 근근이 연명을 한 미 포크송부활의 기수 데이브 밴 롱크를 모델로 코엔 형제가 감독한 우습고 춥고 아프고 또 쓸쓸한 뮤지컬 드라마로 드라마보다 음악이 훌륭하다. 밴 롱크는 뉴욕 포크송의 재기와 부활을 가져온 음유시인이었으나 그의 동시대 가수들과 달리 돈도 명예도 다 그를 멀리했다.

코엔 형제는 밴 롱크와 그와 관계한 사람들 그리고 그의 활동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 거의 환상적인 사실화로 만들었는데 서술방식이 시간을 무시하고 환상적인 장면이 있어 코엔 형제의 영화나 포크송 팬들을 제외한 알반 대중에 어필할지는 의문이다.

1961년 겨울. 순수 포크뮤직을 고집하는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작이 고운 음성으로 노래도 잘 부르고 연기도 연민스럽게 한다)가 빌리지의 개스라이트 카페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노래 후 데이비스는 카페 뒷골목에 나갔다가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구타를 당해 길에 쓰러진다. 이 남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데 영화는 순전히 코엔 형제의 주관적 관점에서 얘기돼 알쏭달쏭한 점이 적지 않다.


데이비스는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남의 덕에 사는 사람으로 영화는 이런 순수 음악인의 개인적 삶과 예술적 삶의 화해를 위한 갈등을 다루고 있다.

데이비스가 얹혀사는 사람이 그의 친구이자 컬럼비아대 교수(교수 집 고양이 때문에 데이비스가 혼이 나는데 이 고양이를 비롯해 영화에는 애매모호한 점이 많다). 그리고 그의 애인은 역시 포크싱어인 진(캐리 멀리간)인데 데이비스의 아이를 가진 진은 노래 파트너인 착한 짐(저스틴 팀벌레이크)의 아내.

초현실적인 중간 부분은 데이비스가 음반 취입을 알아보기 위해 차를 타고 시카고로 가는 장면. 그와 동행한 사람은 약물에 절은 몸을 제대로 못 갖추는 남자(존 굿맨). 이 남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멜랑콜리하면서도 다크 코미디기가 있는 영화는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오면서 끝이 나는데 마치 데이비스의 일장춘몽(여기선 일장동몽이라고 해야 되겠지만)과도 같다고 하겠다. 출연자들이 직접 노래하는 많은 포크송들이 정말로 훌륭한데 편곡은 T 본 버넷이 했다. 음악을 듣는 기쁨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사운드 트랙을 꼭 듣기를 권한다. R. CBS Films.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470-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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