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요일 아침의 하이킹

2013-11-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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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클럽

▶ 제이슨 성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LA 날씨가 본격적으로 가을날씨로 접어든 지난달부터 아내와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스티븐슨랜치 바로 옆에 붙어있는 산으로 하이킹을 시작했다. 사실 올해 봄부터 샌타모니카 가까운 말리부 해안의 산으로 아내와 함께 하이킹을 했었다. 일요일 아침 가벼운 차림으로 한 시간가량의 하이킹을 마치고 말리부 해안의 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거나 코리아타운으로 들어와서 아침을 하고 돌아오곤 했다.

그러다가 뜨거운 여름이 오면서 한동안 하이킹을 중단했다가 근래에 동네와 가까운 산에하이킹 코스가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많은 사람들이 휴일 아침부터 편한 운동복 차림으로산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게다가 11월 들면서 아침저녁으로 무척 쌀쌀해졌으니 해가 막 뜨고 난 아침시간이 등산을하기에는 더없이 좋았다. 오를 때는 조금 쌀쌀해서 얇은 점퍼가 필요할 듯싶었는데 금방 땀이 나고 또 시원한 바람이 수시로 불어오니 하이킹하기에는 아주 적격인 날씨인 듯싶었다.


이 곳 발렌시아 스티븐슨랜치 및 캐년컨트리지역은 LA에서 30마일, 차로 40여분 떨어진 샌타클라리타시에 소속된 북쪽 LA 카운티 마을이다. LA에서 이곳으로 오려면 5번 또는 14번프리웨이를 타고 밸리를 지나 큰 고개를 하나넘어와야 한다. 이곳이 예전 이름으로 NewhallPass인데 이 고개를 경계로 LA시와 샌타클라리타시가 바뀌며, 이 고개를 좌우로 해서 왼쪽은 태평양까지 연결되는 샌타수재너 산맥(SantaSusana Mountains)이 되고, 오른쪽으로는 샌개브리엘 산맥(San Gabriel Mountains)이 된다.

왜 독자들에게 이 고개를 설명을 드리느냐하면, 이 고개를 경계로 날씨와 공기가 완전히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고개를 넘어 5번 프리웨이 쪽으로 발렌시아 혹은 14번 프리웨이 쪽으로 캐년컨트리로 넘어오면 완전히 사막기후로바뀐다. 그래서 여름에는 LA보다 더 많이 뜨겁고 겨울에는 조금 더 쌀쌀한 기온이 나온다. 보통 여름에는 LA 기온보다 화씨 10도에서 15도이상 더 올라가고 겨울에는 5도 정도 더 떨어진다. 그래서 이곳 현지의 미국 사람들은 이곳을좀 더 사막에 가깝다고 nore desert 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비록 여름기온이 LA보다 더 뜨겁지만, 이곳 공기는 샌타바바라 바닷가의 공기 혹은 어느 시골마을의 공기보다 더 맑고 깨끗하며특히 겨울의 이곳 공기는 얼마나상쾌하고 깔끔한지 이곳에 살아봐야 이의 진가를 알 수 있다고한다.

여름 한낮에는 가끔 화씨 100도를 넘기도 하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지고 해만 지면 한여름이라도 시원한 바람이금방 불어온다. 즉, 고개 양쪽 산맥의 높은 산들이 LA와 밸리 지역에서 올라오는스모그와 어두운 공기를 막아주어서 항상 고개너머 이곳은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것이다. 여름의 뜨거운 날씨는 이 상쾌하고 맑은공기로 그 가치를 대신해도 충분할 것 같다.

일요일 아침, 이렇게 시원하고 맑고 깨끗한공기를 산 위에서 들이마시면서 땀을 들이고나니 온 몸의 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듯하다. 집에서 출발해서 딱 5분 걸리는 공원 주차장에차를 세우고 작은 물병, 손수건 하나 준비해서산을 오르니 그간 아내와 자주 하지 못했던 대화들이 다시 살아난다. 하이킹을 하면서 즐겁지 않은 대화가 나올 리가 없다. 모든 대화의내용들이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바뀌게 되는것이 아마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쉼 없이 솟아나는 온 몸의 엔도르핀 때문이리라.

한 시간가량의 등산을 마치고 어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자, 그러자그러다가 그냥 집에 가서 된장찌개 끓여서 현미밥으로 아침을 하자고 한다. 일요일에는 가급적 부엌일을 하지 말자, 그냥 가볍게 양식으로하자 했더니 아니다 그것보다는 보다 더 건강식으로 된장찌개가 더 낫다 금방 만드니까 집으로 가자. 김치도 알맞게 익었더라 집으로 가요.

결국 집으로 돌아와서 조금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간단히 집안 청소하고 샤워하고 났더니 온 몸이 날아갈 듯이 상쾌하다.

휴일 마음 놓고 그간 못 자두었던 잠을 보충하느라 늦게까지 침대에 머물러 있으면 그 휴일은 그것으로 끝이다. 요즘처럼 서머타임이 없어져서 해가 일찍 지는 때에는 아침을 늦게 시작하면 금방 돌아서면 해가 진다. 하루가 너무 아깝다. 그러니 지금 같은 일요일 아침 가벼운 하이킹이 하루를 얼마나 알차게 만드는지 이는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661)373-4575, jasonsu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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