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이드울창한 숲과 맑은 물 따라 힐링 절로

2013-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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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가이드] 스윗처 폴스

▶ 애로요 세코 이어진 2마일 코스 왕복 4시간, 산행중 만난 스윗처 캠프는 흔적만 남아 있어

가이드울창한 숲과 맑은 물 따라 힐링 절로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스윗처 폴스 트레일은 힐링 코스로 제격이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Switzer Falls 등산코스는, 이 Hwy 2의 등장과 함께 그 명암이 크게 엇갈린 사연을 간직한 곳이라고 하겠다.

Perry Switzer라는 목수가 있었다. 건강이 나빠졌었으나 샌개브리엘 산맥에 들어와 요양을 하면서 회복되었고, 이에 아예 이곳에서 살기로 작정한다.

LA 강의 지류인 전장 25마일의 Arroyo Seco의 상류 5마일 지점에 집을 짓고 등산객을 상대로 숙식을 제공하는 Trail Resort를 구상해 낸다.


주위의 사람들이, 곰과 산사자들이 득실대는 깊은 산속에 누가 들어가서 돈을 내며 잠을 자겠는가 라며 모두들 말리는 것이었으나, 그래도 굴하지 않고 추진해 나갔고, 결국에는 이를 성공시킨다. 129년 전인 1884년의 일이다.

Arroyo Seco란 ‘dry stream’이라는 의미의 스패니시인데, 1770년에 이곳을 답사했던 Gasper de Portola가 부여한 명칭이라고 한다. 그가 답사한 계절이 마침 가을철 갈수기로 물의 흐름이 미미하였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곳은 연중 내내 시원하고 맑은 물이, 특히 상류로 가면 더욱, 흘러내리고 있는 Live Oak, Alder, Maple 등의 숲이 우거진 아름다운 계곡이고 개천이다.

Switzer가 이곳에 resort를 지었을 그 당시에는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아오기 위해서는 Alta Dena에서부터 걷거나 말을 타고 9마일의 거리를 60여번에 걸쳐 냇물을 건너면서 들어와야 하는 심산유곡이었다고 한다.

그가 공사에 필요한 물자나 생필품을 운반하기 위해 동원한 당나귀 떼들을 아주 능숙하게 다루며 개울을 건너다닌다고 하여 ‘제독’(Commodore)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는데, 이 Perry Switzer 제독이, 산을 사랑하여 그와 함께 camp에서 살고 있던 젊은 부부 Bob & Liz Waterman과 함께 1889년에 3주간의 일정으로 샌개브리엘 산맥을 종단하는 탐험을 하게 되고, 이 때 이들이 오른 산 가운데 하나를 Liz에게 헌정하여 Lady Waterman’s Peak(현재는 Mt. Waterman으로불림)으로 명명하게 되는 일화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가 세운 lodge를 Switzer Camp라고 했고, 0.5마일 아래에 있는 폭포를 Switzer Falls라고 하여, 인기를 끌게 되는데, 특히 1912년에 이곳의 새로운 주인이 된 Lloyd & BerthaAustin 부부가 경영을 하게 된 이후로는 그들의 각별한 친절과 배려에 힘입어 더욱 인기가 올라가서 주말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는 샌개브리얼 산간지역 최고의 trail resort가 되었다고 한다.

그 주인 부부가 실행한 많은 아이디어 중에 하나를 예로 들어본다.

도시의 등산객들이 9마일에 걸친 숱한 굽이굽이를 오르고 돌아 이윽고 Switzer Camp에 이를 때쯤이면, 다들 지치고 배도 고플 것이다.


Camp에서 0.5마일쯤 못미친 곳의 만자니타 숲에 소뿔 horn을 매달아 놓아, 그들이 식사주문을 원하는 사람 수만큼을 불게 하여, 이들이 camp에 도착했을 때에는 해당 인원 수만큼의 따끈한 식사가 때를 맞춰 제공하였다고 했다.

테니스장과 croquet court, 도서관과 작은 교회, 야외 무도장과 어린이 놀이터 등이 갖추어져 방문객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게 편안히 휴식할 수 있게 하였다. 이 Switzer Camp의 숙박 등록부에는 Henry Ford, Shirley Temple, Clark Gable, Mary Pickford 같은 유명 인사들의 이름도 올라갔다. 그러나 이런 호시절도 1936년을 고비로 종언을 고하게 된다.

1929년에 착공되어 샌개브리엘 산맥을 관통해 들어가던 2번 도로가 이 해에 Red Box까지의 1차 구간이 개통되어진 것인데, 이로써 이때쯤 이미 보편화된 자동차를 이용하여 불과 1~2시간이면 더 깊은 산악지역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게 됨으로써, Switzer Camp는 예전의 ‘깊은 계곡’으로서의 의미가 쇠퇴하게 되고, 급격히 방문자가 줄어들게 되었던 것이다.

마침내 1959년에 모든 건물이 철거됨으로써, 한때 크게 붐비던 SwitzerCamp의 영화는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그 자리는 아무런 시설이 없는 채, Switzer Trail Campground라고 불리게 되고, 2번 도로에 연결된 곳엔 피크닉 시설이 갖춰져 Switzer Picnic Area로 불려진다.

이 Switzer Picnic Area에서부터, 울창한 숲이 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Arroyo Seco 개울을 따라 2마일을 내려가는 Switzer Falls 코스는 대단히 아름답고, 또 LA로 부터의 거리도 가까워 특히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 드는데, 산행시간은 왕복 4시간이면 된다.

■가는 길
Fwy 210에서 La Canada의 Hwy 2 East Exit 으로 나와 동쪽(산쪽)으로 9.2마일을 가면 길이 왼쪽으로 갈라지는 3거리가 나온다. 왼쪽 길은 Palmdale 쪽으로 가는 Angeles Forest Highway로 다른 길이다.

우리는 직진한다. 이 3거리에서 불과 0.3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SwitzerPicnic Area임을 알리는 큰 표지판이 서 있다. Milemarker로는 34.14지점이며, LA 한인타운에서는 23마일쯤의 거리가 된다.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경사 길을 따라 0.5마일을 내려가면 Live Oak의 녹음이 짙은 Switzer Picnic Area에 닿는다. 주차하고 차안에 주차증을 잘 걸어둔다.

■등산 코스
주차장 아래로 서남쪽에 있는 운치 있는 다리를 건너, Arroyo Seco 개울의 흐름을 따라 완만한 내리막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간다.

등산로는 주로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의 왼쪽 둑을 타고 이어져 내려간다. 개울에 가까운 쪽으로는 거목으로 자라 있는 Alder가 무성하고, 그 바깥쪽으로는 역시 크게 자란 Live Oak, Maple들이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있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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