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제2의 문화혁명 필요

2013-11-06 (수) 12:00:00
크게 작게

▶ 고 문

내가 살고 있는 LA동부 지역에 요즘 괄목할만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들어 부동산 붐이 일어난 것이다. 보통 붐이 아니다. 집을 내놓으면 1주일도 못가서 팔린다. 더구나 중국인들 중 본토에서 온 사람들은 은행융자가 아니라 캐시를 들고와 집을 사겠다고 덤비는 바람에 집을 내놓으면 경쟁이 붙어 내놓은 가격보다 더 올려 프리미엄을 받을 정도의 기현상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인데 이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길래 캐시 뭉칫돈을 들고 다니는 것일까. 중국 법제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최근 시진핑 정부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감찰을 강화하자 공무원들이 행방불명이 되는 사례가 엄청나게 늘었다고 한다. 이들은 휴가를 낸 다음 위조여권으로 해외로 도피하는데 주로 미국과 캐나다로 피신해 수사책임당국인 기율검사위원회가 애를 먹고 있다는 내용이다. 부패 공무원들은 은행에만 돈을 맡길 수 없어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부정부패에 관해 지난주(10월30일자) 일본 아사히 신문에 기막힌 케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중국에선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 받으려면 홍바오(촌지)를 주어야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불이익을 당한지 모른다고 한다. 그 예로 광저우성 선전시의 한 병원에서는 홍바오를 못 받은 데 앙심을 품은 간호사가 임산부의 항문을 꿰매 놓은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정도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입원한 후 한국에 돌아와 보니 자신의 신장 하나가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몇 년 전 LA에서 나돌아 해명소동까지 벌어진 적이 있는데 웃어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


중국 공무원들은 왜 이렇게 부패 했을까. 모든 권력은 공산당이 갖고 있는데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화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유재산이 민영화되는 과정을 공무원이 결정하기 때문에 업자가 뇌물을 갖다 바쳐야만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는 사회구조다. 민영화에 따른 체제 전환의 부작용이다. 성장만 외치며 훈련 없이 시장경제에 뛰어든데 대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공무원의 부패가 너무 심해 국가의 존립이 위태하다는 점이다. 군부대에서 탱크가 없어질 정도다. 공산주의란 쉽게 말해 노동자를 중심으로 모두 나누어 가지자는 개념인데 분배되는 과정을 감시하는 공산당 간부들이 엄청난 부를 쌓고 있으니 노동자와 농민의 불만이 얼마나 쌓이겠는가. 이같은 빈부의 차이는 어느 시점에 이르면 폭발하기 마련이다. 지금 중국의 공산당이 장개석의 국민당이 겪은 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정부가 보시라이 등 부패한 고위공무원을 처벌하고 일부는 사형에 처하는 등 엄벌주의로 나가고 있지만 부패부정은 더 심해지고 있다. 어떻게 해결해야 되느냐. 도덕 재무장의 문화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다름 아닌 ‘ 시(關係)문화’의 대수술이다. ‘ 시’는 인간관계, 자기사람 챙기기, 의리 비슷한 중국적인 정서인데 이 ‘ 시’가 지금 사회의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되는 일 없고 안 되는 일 없다”라는 말이 중국사회 풍토를 대표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꽈시 문화’를 수술하려면 교육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엄벌주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모택동의 문화혁명은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지만 시진핑의 ‘제2의 문화혁명’은 새로운 교육제도를 바탕으로 한 도덕혁명, 정신혁명을 의미해야 할 것이다. 종교 없는 국가가 겪는 진통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