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향긋한 바다내음 신선한 ‘우니’ 입에서 살살 녹네

2013-10-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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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 최고의 성게알 요리

성게알이 한창 싱싱하다.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요즘 샌타바바라 항구에 가면 작은 배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성게를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원한 바닷물을 튀기며 반짝이는 짙은 보라색을 띤 가시만 앙상한 껍질, 그 속에 이렇게나 달큰하고 향긋하게 녹아내리는 맛있는 알이 빼곡히 들어 있다.

미묘한 질감과 맛으로 좋고 싫음이 정확히 갈리는 식재료이지만 항상 미식가들 즐겁게 하는데 빠지지 않는 재료이기도 하다. 신선함이 생명으로, 유통과 관리가 힘들어 더 귀하게 여겨지는 성게알은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맛이 변해 버린다. 신선하지 않은 성게알을 사고로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악취의 위력을 안다. 차마 삼키지 못하고 뱉어버려도, 정종이나 와인으로 입을 헹궈내도, 물을 사발로 들이켜도 그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신선한 성게를 찾아나서는 이들에게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LA의 맛있는 성게요리를 소개한다.

*키와미(KIWAMI)의 ‘우니 스시’


주소-11920 Ventura Blvd. Studio City, CA 91604초밥에 김을 둘러 말지 않고 우니만 얹어내 맛을 방해하지 않는다. 잘 양념된 초밥 위에 우니가 향긋한 바다냄새와 단맛을 풍기며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거부감이 있는 이들을 위해 가벼운 간장소스로 양념한 우니도 있다. 키와미에서는 해산물에 원산지를 표기해 골라 먹을 수 있어 좋다.

*마루가메 몬조(Marugame Monzo)의 ‘우니 크림 우동’329 E. 1st St. LA, CA 90012리틀 도쿄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수제 우동식당으로 묽은 크림수프 속에 우동과 성게가 듬뿍 들어 있다. 수프가 너무 묽어 우유에 우동을 말아놓은 듯한 느낌이지만 이상하게 자꾸 또 먹고 싶어지는 메뉴다. 성게를 넉넉히 넣어 국수를 다 먹고 나도 바닥에 잔뜩 가라앉아 있다.

*베스티아(Bestia)의 ‘스파게티 맨치니 위드 시 얼친’

2121 E. 7th Pl. LA, CA 90021다운타운 아트 디스트릭의 가장 핫한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베스티아는 모든 파스타가 다 특색 있게 깊은 맛을 낸다. 성게알 파스타는 성게 자체의 섬세한 맛보다 오징어 먹물을 비롯한 해산물 맛이 진하게 나는 소스가 사실 더 맛있다. 바다 맛을 가득 담은 소스와 성게가 어우러져 입속의 호사를 누리게 하는 즐거움을 선물하는 메뉴다.

*스카르페따(Scarpetta)의 ‘컬리플라워 판나 코타

’225 N. Canon Dr. Beverly Hills, CA 90212LA의 탑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 하나인 스카르페타에서 컬리플라워, 게살, 캐비아, 블랙 트러플과 어우러진 성게요리를 맛볼 수 있다. 20달러로 가격도 저렴해 베벌리힐스의 유서 깊은 호텔 몽타주(Montage)에서 누구나 맛볼 수 있는 호사스러운 메뉴로 꼽힌다.

●성게의 영양 시력 향상·노화방지 효과

성게의 주성분은 단백질과 지질이다. 단백질은 흰 살 생선보다는 적은 편이나 비타민 A가 풍부해 야맹증 예방과 시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피부와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해 주고, 노화방지에도 좋다고 한다. 비타민 B1과 B2가 충분히 함유되어 신경세포의 기능을 향상하고, 철분이 풍부해 조혈작용에 좋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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