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잔혹한 노예 실상, 관객에게까지 고통이 느껴져

2013-10-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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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년간의 노예생활 (12 Years a Slave) ★★★

잔혹한 노예 실상, 관객에게까지 고통이 느껴져

잔인한 농장주 에드윈(왼쪽부터)과 그가 사랑하는 노예 팻시 그리고 납치된 자유 인 솔로몬.

미국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가차 없이 고발한 예술적인 대하드라마인데 지나치게 잔혹하고 또 교육적(보는 사람에 따라선 매우 사실적)이어서 감동 이전에 거부감이온다. 뉴욕의 자유 신분의 인텔리흑인 솔로몬 노덥이 흑인 노예상인들에게 납치돼 미 남부의 농장에서1841년부터 1853년까지 가혹한 상황에서 노예생활을 한 실화다. 그가자유를 찾은 뒤 쓴 글이 원작.

물론 대단히 중요하고 또 강력한작품이긴 하지만 극단적인 얘기를잘 만드는 영국의 흑인 감독 스티브매퀸(‘단식 투쟁’ ‘수치’ )은 미국의 치욕적인 역사를 그리면서 과도하게 잔인성과 처참함 그리고 고통과 수치 등을 보는 사람의 얼굴에대고 문지르는 식으로 처리해 마치보면서 고문당하는 느낌이 든다.

분명히 잘 만든 영화로 감독의 흑인판 ‘쉰들러 리스트’라고 하겠는데토론토 국제영화제서 관객상을 받았다. 보는 사람에 따라 반응이 극단적으로 다를 수 있는 영화로 필자는상영시간 134분 내내 고생했다. 감독이 의도한 것도 바로 이 같은 고통과 불편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아내와 자녀를 두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솔로몬(치웨텔 에지오포)은바이얼린을 즐기는 인텔리. 그는 자기를 극단에 고용하겠다는 사기꾼들에게 속아 약물에 마취된 채 손과 발에 족쇄가 채여 감방에서 깨어난다. 솔로몬은 자기를 납치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자유인임을 강조하다가 죽도록 구타당한다.

이어 그는 남부로 끌려가 농장에팔려 가혹한 조건하에서 중노동을한다. 영화를 통해 솔로몬은 모두세 번 주인이 바뀌는데 그 중 두 주인(베네딕 컴버배치와 브라이언 뱃)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인간적인사람들.

솔로몬의 재앙이자 고난의 주인이 된 자가 성경을 외우면서 노예들에게 사정없이 채찍질을 하는 새디스트 에드윈 엡스(마이클 파스벤더가 겁나는 연기를 한다). 감독은 에드윈의 잔혹한 행동을 통해 인간의악을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직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가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노예 팻시(루피타 니옹오가 호연)에게 휘두르는채찍질과 솔로몬에게 행하는 잔인한 폭력 그리고 겁탈과 온갖 형태의 가혹행위가 자행되는 농장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에지오포가 극한 상황 하에서도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대한 희망을잃지 않는 모습을 준엄하게 보여주고 브래드 핏과 폴 데이노 및 알프리 우다드 등이 캐미오로 나오는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도 좋다.

R. Fox Searchlight. 아크라이트, 랜드마크, 볼드윈힐스 크렌셔 플라자(323-29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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