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해자가 가해자로의 변화, 인간 본성의 사나움

2013-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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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수들 (The Prisoners) ★★★★

피해자가 가해자로의 변화, 인간 본성의 사나움

켈러(휴 잭맨·왼쪽)가 자기 딸의 납치 용의자 알렉스(폴 데이노)를 다그치고 있다.

선과 악, 복수와 구원 그리고 죄와 죄의식이 있는 어둡고 사납고 강렬한 드라마이자 긴장감 가득한 스릴러로 우리는 모두 그 무엇엔가의죄수라는 것을 딸을 유괴 당한 아버지의 변신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신앙심이 강한 아버지가 딸이 유괴되자 폭력적인 인간으로 변화, 범죄자나 다름없는 모습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폭력의 당위성과 그것의감정적 심리적 결과를 파헤친 스릴있고 폭력적이며 감정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영화다.

종교적인 색채가 드리운 어두운영화이나 결코 절망적은 아닌데 인간의 도덕성과 함께 개인이 경찰 노릇을 하는 소위 비질랜티즘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따지고 있다. 후반에 가서 영화가 다소 지나치게 폭력적이요 또 과도한 스릴을추구하고 있지만 딸을 찾으려고 몸부림치는 아버지와 그의 가족에 관한 드라마와 범죄영화의 스릴을 잘구색을 맞춘 강력한 영화다.


댕스기빙 무렵. 펜실베니아의 교외에 사는 목수 켈러(휴 잭맨)는 아내 그레이스(마리아 벨로)와 10대인아들 그리고 6세난 딸 안나(에린 제라시모비치)의 가장. 그런데 자주 비가 내리고 날이 흐려 영화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부추긴다. 음악도으스스하니 효과적이다.

켈러 가족이 댕스기빙에 이웃 친구인 낸시와 프랭클린(바이올라 데이비스와 테렌스 하워드) 부부 집을방문하는데 어른들끼리 담화를 나누는 동안 안나와 낸시의 7세난 딸조이가 실종된다. 두 집 부부는 딸들을 찾아 헤매나 못 찾는데 이들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란 두아이가 사라지기 얼마 전에 동네 거리에 세워둔 캠퍼밴 주위에서 놀았고 밴 안에서 라디오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었다는 점. 그러니까 밴 안에 누군가 있었다.

사건을 맡은 형사가 눈빛이 강렬한 로키(제이크 질렌할)로 그는 맡은 사건을 100% 해결한 사람이다.

이어 밴이 발견되고 차의 주인 알렉스(폴 데이노-기분 나쁠 정도로 병적인 연기를 한다)가 체포된다. 10세짜리 지능을 가진 알렉스는 아주머니(멜리사 리오)와 함께 사는데 물적 증거가 없어 석방된다.

이에 분노한 켈러는 알렉스를 납치, 빈 아파트에 감금하고 딸을 내놓으라며 모진 고문을 가한다. 그러니까 영화는 2건의 납치극 얘기다.

이와 함께 동네의 오래된 아동 유괴사건이 드러나고 신에 대한 보복행위라는 다소 터무니없는 소리가나온다. 이 부분에서 그동안 배배꼬여 우리의 관심을 잡아당기던 탄탄한 플롯이 약간 해이해진다.

잭맨의 연기가 맹렬하다. 동정을받을 피해자가 범죄자나 마찬가지인 가해자가 되어 심장과 내장이 터져 나갈 것 같은 압박감 강한 사납고 무서운 연기를 한다. 상감이다.

이와 함께 질렌할도 깊고 강렬한 연기를 잘 한다.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인센디즈’를 연출한 캐나다 퀘벡 출신의 드니 빌레뇌브 감독.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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