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름의 끝자락… 훌쩍 떠나볼까

2013-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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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힐링여행 코스

▶ 줄리안, 남가주서 보기 드문 사계절 정취 레익 타호, 투명한 호수와 하얀 백사장

바야흐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추석 연휴를 맞은한국에서는 송편을 나누며 정겨운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겠으나 미국에서 명절 아닌 추석 분위기를 즐기자니 왠지 썰렁하기 그지없다. 고향의 명절이 그리울 때 쓸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는 것이 최고. 어느새 거의다 지나가 버린 9월의 끝자락에서 2013년의 봄, 여름의 분주했던 마음을 차분히가라앉히고, 세 달밖에(믿어지지 않겠지만 그렇다) 남지 않은 한 해를 뒤돌아보는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평화로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호수와 산, 단풍 나들이를 가기 좋은 공원과 크릭 등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색의 계절인가을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깃든 가을철 여행지 및 나들이 장소를 소개한다.

■줄리안

샌디에고에서 동쪽으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줄리안(Julian). 역사적인 금광타운인 이곳은 가을 여행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소다. 이유는 남가주에서는 드물게 사계절 각기 다른 절경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줄리안은 특히 가을의 단풍이아름답기로 유명한데, 노란색 가을단풍이 온 동네를 한 폭의 수채화처럼채색한다.


가을의 줄리안이 더욱 유명한 또하나의 이유는 바로 사과 때문이다.

가을에는 줄리안의 자랑인 사과가무르익어 마을 전체에 상큼한 사과향기가 가득 채워진다. 사과 향이 만발할 때쯤이면 각종 레스토랑과 샵에서는 줄리안의 명물인 애플파이와페이스트리 등을 내놓는다.

사과와 함께 사과로 만든 다양한음식은 꼭 먹어봐야 하는 명물로, 그중에서도 애플파이가 단연 최고란다.

타운 곳곳에서 홈 메이드 애플파이와 페이스트리 쿠키, 샌드위치와 수프를 맛볼 수 있는 베이커리와 카페가가족에 의해 운영되는데, 홈 메이드디저트와 애프터눈 차를 맛보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다 보면 낙원이 따로 없을 듯하다.

이 외에도 캠핑이나 카지노를 즐길수도 있고, 시즌별로 마운틴 바이킹과 레익에서의 보트 라이드, 버드와치(Bird Watch)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마련된다. 또한 마차를 타고 동네를 둘러보는 캐리지 라이드(carriagerides), 캘리포니아의 사막지대를 지프차 혹은 군대용 이동기구를 타고 둘러보는‘ 데저트 & 타운 투어’ 등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놀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www.julianca.com

■레익 타호


가을 여행에 호수가 빠질 수 없다.

잔잔한 호수와 그 뒤로 펼쳐진 끝없는 숲 속에서 강렬한 여름 햇살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좋기 때문이다. 남가주에서 호수라면 빅베어 레익과 카추마 레익, 그리고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경계에 있는 레익 타호(Lake Tahoe)가 떠오를 것이다. 이중 북미 최대의 산상호수인 레익 타호는 모든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호수다.

일단 규모면에서 넓이가 남북으로22마일, 동서로 12마일에 달하며, 호수 둘레는 무려 72마일이다. 원주민말로‘ 큰 호수’라고 하니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 한 없이 겸손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레익 타호는 또한 천혜의 자연경관, 시원한 기후, 다양한 할거리 등을 갖추고 있어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해발 6,200피트 이상 높이에 위치해 있어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자랑한다. 레익 타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메랄드 베이로, 타호 남서쪽에 위치한 에메랄드 베이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게맑은 물과 호수를 둘러싼 새하얀 백사장이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낸다.

겨울에는 스키로, 여름에는 각종수상 스포츠로 유명하지만, 가을에는유람선이나 크루즈가 유명하다. 우아하게 물결을 따라 흐르는 배에 몸을맡기고 호수를 둘러싼 울창한 숲과그림 같은 경치를 관람할 수 있는데,은은한 음악과 함께 우아한 선상 디너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신선놀음이라 하겠다.

www.visitinglaketahoe.com

■비숍 크릭

단풍 여행 매니아들이라면 비숍 크릭(Bishop Creek)이라는 명칭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동쪽에서 데스밸리(Death Valley)의 서쪽 사이에는 황금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한 오웬스 밸리(Owens Valley)라는 지역이 있는데, 비숍 크릭은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단풍지역이다.

이곳에서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노란색 에스펜 나무와 함께 오직 자연만이 빚어낼 수 있는 아름다운 단풍의 절정을 구경할 수 있다. 비숍 크릭 단풍의 특징은 고도에 따라 색깔이 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 이 때문에 오묘하게 변하는 경치를 카메라에 담기 위한 사진 매니아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비숍 크릭 레크리에이션 에리어(Bishop Creek Recreational Area)에서는 시에라산의 아름다운 절경과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명소가 자리 잡고 있는데, 나이가 4,000년이 넘었다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브리스톨콘 소나무’(Ancient Bristlecone Pine)도 반드시 구경해야 할 명물이다.

좀 더 차분하고 잔잔하게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신비로운 느낌의 오웬스 리버(Owens River)를 방문하자. 해가 뜨는 고요한 아침에서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자연의 소리 이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는 1년 내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한편 오웬스 밸리에서 어드밴처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기 좋은 곳은 코요테 플랫(Coyote Flat)이다. 야생을 체험할 수 있는 캠핑을 하거나,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가파른 도로를 4륜 자동차 혹은 마운틴 바이크를 타고 스릴과 재미를 즐길 수 있다.

www.ca.blm.gov/bishop

■소노마 카운티

가을은 와인 향기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와인으로 가장 유명한 나파밸리(Napa Valley) 바로 옆에 위치한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역시 가을 여행지로 제격이다.

소노마 카운티는 나파밸리에 필적하는 우수한 와인을 생산하며, 와이너리 수는 거의 200개나 된다. 또한 포도나무 재배면적은 총 5만6,000여에이커로, 총 4만3,000여에이커인 나파밸리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나파밸리처럼 와이너리들이 몰려 있지 않고 넓은 지역에 퍼져 있어 와이너리 방문이 수월치 않아 관광객이 적고 번잡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소노마 카운티는 지역에 따라 알렉산더 밸리(Alexander Valley), 드라이 크릭 밸리(Dry Creek Valley), 카네로스(Carneros), 초크 힐(Chalk Hill), 나이츠 밸리(Nights Valley),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 소노마 코스트(Sonoma Coast) 등지로 나눠진다. 바닷가 쪽에 가까운 요건 때문에 날씨가 나파 밸리보다 약간 더 차고 습하여 매우 우수한 샤도네와 피노누아를 생산한다. 와이너리 인근에는 수백 개의 고풍스러운 작은 호텔과 독특한 부틱, 아트 갤러리, 유명 레스토랑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와이너리에서는 테이스팅은 물론 열기구(Hot Air Balloon) 라이드 등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할거리와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www.sonomacounty.com

■카멜

그림 같은 전원 마을에서 가을을 만끽해 볼까. 퍼시픽코스트 최고의 휴가지로 손꼽히는 작은 마을 카멜(Carmel)은 LA에서 샌프란시스코 가는 길 몬트레이와 인접하며 바다와 해변을 끼고 있다. 총 인구도 겨우 몇천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탁 트인 골프장이 보이는 카멜비치, 동화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집과 샵들이 다른 세계로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또한 다양한 히스토릭 사이트들, 아트 캘러리와 세계적인 레스토랑과 부틱샵이 즐비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가을에는 특히 아름다운 자연을 누비며 즐기는 산책을 권할 만하다. 사이프레스 숲이 우거진 아름다운 산책로와 하이킹 트레일이 가득한 포인트 로보스(Point Lobos)에서는 산책로를 지나면 우거진 나무에 가려진 동굴과 햇살에 반짝이는 아름다운 비치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모습이 입이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이다.

앤드류 몰레라 스테이트 팍(Andrew Molera State Park)과 줄리아 페이퍼 번즈 스테이트 팍(Julia Pfeiffer Burns State Park) 등도 이미 잘 알려진 유명한 하이킹 트레일이다.

한편 10월9~13일에는 카멜의 유명 이벤트인 카멜 아트 & 필름 페스티벌(Carmel Art & Film Festival)이, 10월26일에는 제97회 시티 생일파티 & 퍼레이드(95th City Birthday Party & Parade)가 펼쳐져 가을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www.carmelcalifornia.com

■데스칸소 가든

가을맞이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가을맞이 나들이는 어떨까. LA 다운타운 북쪽의 라카냐다(La Canada)에 위치하는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은 가을을 만끽하기에 좋은 나들이 장소다. 가까워서 찾기에도 부담이 없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식물군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데스칸소 가든은 남가주를 대표하는 식물원이자 정원으로서 해마다 수천명이 찾는 지역 명소로 거듭났으며, 타주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이곳에 위치하는 북미 최대의 동백꽃(Camellia) 정원과 우아한 동양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일본식 정원, 향기로운 장미 정원, 떡갈나무 숲(Oak Forest) 등은 데스칸소 가든의 자랑이다. 가을에는 특히 아름다운 단풍이 가든을 물들여, 고즈넉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절경을 자아낸다.

피크닉 에리어와 카페가 있어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데스칸소 가든의 창립자인 바디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히스토릭 바디하우스(the Historic Boddy House)와 데스칸소 가든의 과거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스투어트 하가 갤러리(Sturt Haaga Gallery)도 자리 잡고 있다.

1418 Descanso Dr. La Canada, (818)94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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