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영상미 가득 화면에 여인들의 야릇한 본능이

2013-09-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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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도어 (Adore) ★★★(5개 만점)

▶ 금지된 사랑 나누고도 예쁘게 품위있게 포장

영상미 가득 화면에 여인들의 야릇한 본능이

릴과 탐 그리고 로즈와 이안(왼쪽부터)이 태양과 사랑을 즐기고 있다.

터무니없는 멜로드라마로 겉으론 화사하게 아름다우나 내용이 너무 황당무계해느낌이 가슴 표피에 머물고 만다. 아름다운 정경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배우들이사랑을 한다고 심각한 척 하지만 자기 아들들이나 다름없는 두 청년을 사랑하는두 여인의 메이-디셈버 로맨스가 도무지해괴하기만 하다. 섬뜩한 기분마저 들면서무슨 초현실적 영화나 공포영화를 보는느낌마저 든다.

노골적인 섹스 신 없는 예쁜 포르노 같은 영화이기도 한데 감독이 프랑스 여류안 퐁텐이어서 다분히 유럽 영화 티가 난다. 큰 화면을 영상미로 채우는 촬영과 두주연 여우 네이오미 와츠와 로빈 라이트의 아름다운 모습과 품위 있는 연기 그리고 얄궂은 내용이 호기심을 끌기엔 충분한 영화다. 원작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 ‘할머니들’ .

호주의 사우스웨일즈의 아름다운 해변마을에 사는 금발미녀들인 릴(와츠)과 로즈(라이트)는 죽마고우. 릴과 로즈는 각기20세 정도의 아들 이안(사비에르 새뮤얼)과 탐(제임스 프레셰빌)을 두었는데 이들역시 서핑을 즐기는 절친한 사이다.


릴은 미망인이고 로즈의 남편 해롤드(벤 멘델손)는 시드니의 대학에 교직을 얻어 타향살이를 한다. 두 어머니와 아들은서핑하고 수영하고 포도주 마시고 카드놀이 하면서 세월을 보내는데 저러고 어떻게 사나 하고 느낄 정도로 권태롭다.

그러니 일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안이 먼저 로즈에게 접근하면서 둘이 몸을섞는다. 로즈가 자기 아들이나 다름없는이안의 접근에 저항을 안 하는 것이 이상하다. 자기 어머니와 친구의 정사를 목격한 탐은 마치 보복이나 한다는 듯이 릴을유혹한다. 릴은 잠깐 몸을 사리지만 역시탐에게 몸을 허락한다. 터무니가 없어 웃음마저 나온다.

넷이 이렇게 사랑 유희를 하면서 세월이 2년 흐르는데 릴과 로즈는 별 후회나자책감도 없이 젊은 육체를 향락한다. 다소 고민하는 로즈와 달리 릴은 “난 멈추고 싶지 않다”며 행복해 한다. 그리고 로즈는 남편 따라 시드니로 이사 가기를 거부, 결혼생활도 끝이 난다.

그러나 연극 감독이 되려는 탐이 시드니에 가 젊은 여배우와 사랑을 하게 되면서 탐과 릴의 관계에 금이 간다. 그리고로즈도 이안에게 절연을 통보, 두 남자는각기 짝을 찾아 결혼한다.

얘기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탐과 이안은 각기 딸을 낳아 이번에는 6명이해변의 삶을 즐긴다. 얘기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탐과 이안의 아내들이 자기 남편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그들의 결혼생활이 풍비박산이 난다. 공연히 얘기를질질 끌고 간다. 라스트 신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아니면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제일 의문이 가는 것은 어떻게 로즈와릴이 사이좋게 상대의 아들과 성애를 즐길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설사 그럴 수있다 하더라도 둘은 이 문제로 다투고 대결도 해야 할 텐데 그냥 서로를 공손히 대하면서 마치 격려라도 하듯 행동한다. 여하튼 보기엔 좋다. R. 로열, 타운센터 5, 플레이하우스 7(모두 310-478-3836), 선댄스선셋(323-654-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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