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용시설 아이들과 카운슬러들 간의 따뜻함이

2013-08-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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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숏 텀 12 (Short Term 12) ★★★½

수용시설 아이들과 카운슬러들 간의 따뜻함이

그레이스(왼쪽)가 수용소의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적으로 상처 입은 10대들을 수용해 보호하고 지도 치유해 다시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보호소에서 일하는 카운슬러들과수용된 아이들 간의 관계를 그린 매우 사실적이 요 감동적인 인간 드라마다.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한 데스틴 대니얼 크레턴이 자신의 실제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 영화를 본다기보다 관객이 직접 현장에서 체험하는 것 같은 현실감이 있는데 특히 인물들의 내면 묘사와 성격 개발이 아주 잘됐다.

전연 꾸밈이 없는 인간적이요 부드럽고 마음이 가는 작품으로 앙상블캐스트의 자연스런 연기가 영화의 사실성을 더욱 살리고 있다. 카메라는현실감을 위해 손에 들고 찍어 화면이 부단히 움직이는데 좀 어지럽다.


불우 청소년 보호소‘ 숏 텀 12’ (1년 있다가 나간다는 의미인데 대부분 아이들은 이보다 더 있는다)에 진지한 네이트(라미 말렉)가 새 카운슬러로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네이트 외에 또 다른 카운슬러들은 자신도 보호소의 아이들만큼이나 힘든 경험을한 강단 있는 그레이스(브리 라슨)와그레이스의 애인으로 사람 좋고 농담을 즐기는 메이슨(존 갤라거 주니어).

보호소는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로아이들은 자기가 나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데 카운슬러들은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이들의 정신적 상처를 상담을 통해 치유하려고노력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자기들을 맡은 카운슬러들보다 더 어른 같은 경험을 한 아이들이어서 카운슬러들은 종종 이들의 도전을 받는다.

카운슬러들과 아이들의 관계 그리고 이들 각자의 개인적 면모가 양파껍질 벗겨지듯이 차근차근 속살을 드러내면서 우리는 이들과 매우 밀접한관계를 맺게 된다. 그리고 보호소에어릴 때부터 집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자란 반항적인제이든(케이틀린 디버가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소녀 역을 잘 한다)이 들어오면서 얘기가 한층 활기를 띤다.

자살 시도를 몇 차례나 한 영리하기 짝이 없는 제이든은 어른들을 경계하면서도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오는 그레이스와 가까워진다. 그레이스는 제이든에게서 자신의 어린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의 상처를 치유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나 둘 사이에갈등이 잦다.

한편 그레이스는 아기를 임신했는데도 이 사실을 애인에게 감추고 임신중절을 놓고 고민을 하면서 성실하고 자기를 극진히 사랑하는 애인과의 관계마저 진통을 겪게 된다. 매우진지하면서도 감정적인 영화로 간간이 코믹터치를 가해 심각해질 수도있는 분위기의 긴장감을 풀어준다.

작은 보석과도 같은 영화다.

R. 랜드마크(피코와 위스트우드) 아크라이트(선셋과 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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