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니하오!… 남가주 속 중국으로 고고씽~

2013-08-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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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팅턴 라이브러리엔 전통미 물씬 중국정원 할리웃거리 디어터 세계 관광객 필수코스 하시엔다‘시 라이 템플’웅장한 자태 뽐내

캘리포니아는 신기한 곳이다. 맘만 먹으면 하루 만에 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유럽도 다녀올 수 있다. 한국보다 더 한국적이라는 한인타운, 멕시코의 한 동네를 고스란히 옮겨온 듯한 올베라 스트릿이라던가 덴마크 마을 솔뱅, 베니스의 수로를 연상시키는 베니스 커낼 등이 자리 잡고 있어,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지구촌 곳곳을 다녀온 듯한 착각을 선사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 4대 문명의 근원지 중 하나인 중국과 그 문화는 캘리포니아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우아하고 소박한 멋을 강조하는 한국이나 절제된 아름다움이 강조된 일본 문화와는 달리 중국의 문화는 화려하면서도 힘 있는 동양 문화의 또 다른 멋을 보여주고 있다. 남가주에서 중국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한다.

■중국 정원

샌마리노 소재 헌팅턴 라이브러리(Huntington Library)의 명물로 떠오른 중국 정원(Chinese Garden). 한국 정원이 없어 아쉬운 이곳에서 그나마 일본 정원과 함께 아시아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는 반가운 정원이다.


몇 세기에 걸친 중국의 전통과 문화에 기초를 둔 이곳은 ‘흐르는 향기의 정원’(류방원ㆍLiu Fang Yuan)이라는 이름처럼,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중국 문화가 어우러진 동양의 미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정원에는 이른 봄의 동백꽃을 비롯해 모란화, 벚꽃, 자두꽃 등이 계절별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소나무와 대나무는 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선사한다.

정원의 중간에는 1.5에이커의 대형 연못이 들어서 있어 우아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연못 주위로는 동양식 건축물인 전각과, 삼우각(Pavilion of the Three Friends), 티 하우스, 격자무늬 창문, 돌다리 등이 연못을 감싸 안듯 아름답게 연결돼 있다.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중국식 건축물들은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동양의 매력을 풍기고 있다. 호수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전각은 연꽃과 소나무 등에 둘러싸여 있는데, 중국의 학자들이 모여 글을 짓고 시를 읊조렸을 옛 서원과 정자를 모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중국 정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이 정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했다는 점이다. 중국 정원의 연못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고려해서 고안됐으며, 물이 고이는 곳은 원래 자연적으로 비온 뒤 물이 고이는 곳에서 만들어졌다.

정원을 만들기 전에 현장에 있던 떡갈나무들도 최대한 그대로 사용됐다고 한다. 하지만 연못 주변에 바위들은 중국의 타이 호수에서 있었던 돌과 건축물을 그대로 옮겨오는 등 인공적인 노력도 더해졌다.

물은 자연 만물의 영원한 변하는 성질을 상징하며, 바위는 변하지 않는 영속성을 상징하는데, 둘의 조화는 동양 문화의 기초가 되는 양과 음의 조화를 상징하기도 한단다. 또한 대나무는 올곧음을, 연꽃은 순수함을 상징한다고 하니, 이곳이 담고 있는 중국 문화와 철학을 생각하며 잠시 삶의 쉼표를 찍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편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중국 정원 이외에도 장미 정원과 선인장 정원 등 세계 각국에서 수집해온 희귀식물과 여러 종류의 나무와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명물인 일본 정원은 일본식 고요함과 정갈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1151 Oxford Rd. San Marino, CA 91108, (626)405-2100www.huntington.org

■차이니스 디어터

조금 생뚱(?)맞은 곳에 중국식 영화관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할리웃의 명소 ‘차이니스 디어터’(Chinese Theater)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함께 할리웃 방문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을 만큼,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유명 관광지다. 화려한 중국 사원을 연상시키는 호화스러운 건물의 영화관으로, 영화관의 입구 앞 광장인 콘크리트 바닥에는 유명 스타들의 손자국과 발자국이 사인과 함께 새겨져 있다.

이 차이니스 디어터 앞뜰을 시작으로 할리웃 블러버드 선상까지에 이어진 것이 그 유명한 ‘스타의 거리’(Walk of Fame)인 것. 스타의 거리에는 전설적인 할리웃 영화배우와 TV 탤런트, 뮤지션 등 약 2,000여명의 스타들의 이름이 별 모양의 브론즈로 길 위에 쭉 새겨져 있다. 유명인들은 분야 별로 다섯 개의 로고로 나뉘어 있다. 카메라는 영화, 마이크는 라디오, TV셋은 TV, 레코드는 음악 등을 상징한다.

6925 Hollywood Blvd. Hollywood, CA 90028, (323)464-6266www.chinesetheatres.com/

■시라이 템플

도심 속에 이런 웅장한 사원이 있었는지 깜짝 놀라게 만드는 이곳은 하시엔다하이츠 소재 시라이 템플(Hsi Lai Temple)이다. 도심 속 한 복판에 자리 잡은 불교 사원으로, 중국 소림사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건축물의 모습이 일단 눈에 띈다.

중국 왕조의 오랜 역사와 기개를 보여주듯 화려하고 절개 있는 동양의 미를 보여주는 건축물과 함께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은 오랜 세월 불교문화와 함께 꽃피운 동양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15에이커의 부지에 10만2,432스퀘어피트의 건물이 웅장하게 자리 잡은 이 템플은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명과 청시대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한다. 시라이 템플은 비영리단체인 ‘국제 불교증진사회’(The International Buddhist Progress Society)가 운영하며, 다양한 불교 의식은 물론 지역사회 구제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시라이 템플을 방문한다면, 이곳의 자랑인 ‘베지 부페’(Veggis Buffet)를 반드시 들러볼 것을 권한다. 콩으로 만든 고기 등 베지테리안들을 위한 맛있는 웰빙 음식들이 선보이는데, 그 맛이 깜짝 놀랄 정도로 일품이다. 일반인들도 언제나 방문할 수 있으며, 템플 측에서는 오디오 투어 가이드도 제공한다.

3456 Glenmark Dr. Hacienda, CA, (626)961-9697, www.hsilai.org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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