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이의 거짓말 한 마디에 `참담한 추락 ‘

2013-07-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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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냥 (The Hunt) ★★★★(5개 만점)

▶ 토머스 빈터버그 감독 긴장감 넘치는 심리극

아이의 거짓말 한 마디에 `참담한 추락 ‘

루카스(매즈 미켈슨)는 참다 못해 크리스마스 이브 성당 미사에서 폭력을 행사한다.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를 주제로 한 어두운 심리극이자 도덕극으로 긴장감과 스릴이 있는 드라마다. 유치원생의 거짓으로 심리적육체적으로 고통을 받는 한 무고한 남자의 심리상태와 주변 인물들의 집단 광기를 마치 스릴러 식으로 다루고 있다.

12년 전 ‘셀레브레이션’에서도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뛰어난 냉소적 감각과 날카로운 시선으로파 헤쳤던 덴마크의 명장 토머스빈터버그 감독(공동 각본)의 작품으로 흡인력이 대단하다. 연기와촬영과 내용이 모두 훌륭한 영화로 사실 여부도 채 확인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어른들보다 어린아이들의 말을 무조건 믿는 어른들의 히스테리를 고발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두 달 전. 최근에 이혼한 덴마크의 한 작은 마을의 유치원 선생 루카스(매즈 미켈슨‘-카지노 로열’ )는 착한 사람으로 원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그의 10대난 아들 마커스(라세 포겔스트롬)는 아버지와 살고 싶은데 엄마가 이를 반대한다. 루카스는 인근숲에서 사슴사냥을 즐기는데 영화에서 ‘사냥’은 두 가지 의미를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루카스를 사랑하는 조숙한 원생 클라라(아니카 베더코프)가 루카스에게 사랑의 선물을 보내고 또 루카스의 입에 키스를 했다가 나무람을 받으면서 엉뚱한일이 벌어진다. 클라라가 원장 그레테(수세 볼트)에게 루카스가 자기에게 성적으로 접근했다는 의미가 함축된 고발을 하면서 평범한루카스의 삶은 엉망진창이 된다.

아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믿는 그레테는 먼저 이 사실을 클라라의 아버지이자 루카스의 절친한 친구(토마스 보 라센)와 그의 가족에게 통보한 뒤 이어모든 원생의 부모들에게 알린다.

이때부터 루카스는 온 마을로부터 집단 왕따를 당하면서 비난의눈길과 소리를 받게 된다. 루카스의 무죄를 믿는 사람은 아들과 아들의 대부(라스 란테). 심지어 루카스는 동거하는 유치원의 이민자인 하녀(알렉산드라 라파포르트)로부터도 의심을 받자 분개해 여자를 쫓아낸다.

루카스는 심적 고통에 시달릴뿐만 아니라 폭력의 대상이 되는데 심지어 동네 마켓마저 그에겐물건을 안 팔겠다며 내쫓는다. 한편 마커스가 아버지와 살기 위해집에 묵으면서 마커스까지 집단왕따의 피해자가 된다.

루카스는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으나 여전히 동네 사람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 그리고 루카스의 집에 돌이 날아들고그에 대한 폭력이 자행된다. 고독과 좌절감에 시달리는 루카스는크리스마스이브 성당 미사에 참석했다가 분노를 삭이지 못해 자기를 버린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그로부터 1년 후 서서히 루카스를 다시 받아들인 동네 사람들과루카스는 서로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는 데도 어딘가 그것이 어색해 보인다. 과연 동네 사람들은루카스를 진정으로 받아들인 것인가. 아슬아슬한 라스트 신이 충격적이다.

차가운 모습의 미켈슨이 따스한마음을 지닌 고통 받는 사람의 연기를 감정을 통제해 뛰어나게 표현한다. 그는 이 연기로 지난해에칸영화제서 주연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베더코프의 당황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민감하게 보여주는 연기다. 아이의 것이라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탁월한 연기다.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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