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굿바이, 초저금리” … 4%대 진입 초읽기

2013-06-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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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 진단 및 향후 전망

▶ 예상 뛰어넘는 급등세에 시장이‘깜짝’ 연준‘양적완화 연내 축소’발언이 시발점 일부선“과열 주택시장 조정기회”분석도

“굿바이, 초저금리” … 4%대 진입 초읽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모기지 금리가 다시 3%대로 떨어지기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가까스로 살 아난 주택경기가 다시 위축될 것을 우려중이다. < A P >

모기지 금리가 또 급등했다. 6월 첫 주(6일 마감 기준)에 발표된 30년 만기고정 금리는 3.91%(전국 평균)로 전주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일주일 전에도 모기지 금리 상승폭이 너무 커 시장에서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그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모기지 금리 상승이 다소 주춤해지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올해 안에 모기지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최근 너무 빠른 속도에 시장 안팎에서는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6년 만에 가까스로 살아난 주택시장이 모기지 금리 급등에 다시 얼어붙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터져 나온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택시장 과열현상이 조정기를 맞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모기지 급등세를 차분하게 바라보고 있다.

◇일부 집계 이미 4% 돌파


지난 6일 발표된 모기지 금리 동향은 시장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전주에 급등세를 한 차례 보여 상승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국영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평균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전주보다 약 0.1%포인트 상승한 3.91%로 4%대에 바짝 근접했다. 그러나 시중 금리를 집계하는 웹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에 따르면 모기지 금리는 이미 4%를 돌파해 시장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뱅크레이트닷컴의 6일 발표에 따르면 30년 만기 금리는 약 4.1%로 14개월 만에최고치를 기록했다.

뱅크레이트닷컴은 전국 주요 모기지 대출기관이 실제로 적용하는 시중 모기지 금리를 기준으로 평균 모기지 금리를 집계한다.

재융자 때 낮은 금리로 갈아타기 위해 많이사용되는 15년 만기 금리는 이미 3%대를 돌파했고 이에 재융자 시장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6일 프레디맥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평균 15년만기 고정금리는 3.03%로 전주(2.98%)보다 약0.05%포인트 상승했다. 15년 고정 금리의 경우주간 상승폭보다는 재융자 수요자들의 심리적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대를 초과했다는데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이는 곧 재융자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주택소유주들의 모기지 대출금 부담을 가중시킬것으로 우려된다. 모기지 금리 상승과 관련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점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상승하고 있어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는 일반적으로 국채, 특히 10년만기 국채 금리의 등락 추이대로 움직였던 반면 최근에는 국채 금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 Fed, 양적완화 축소발언이 시발점

한동안 모기지 금리가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할수 있었던 것은 연방 정부의 강력한 금리 인하 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ed)는 매달 85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시중에 풀어 국채와‘모기지 담보부 증권’ (MBS)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 금리 상승을 인위적으로 막아왔다.

가뜩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낮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정책 때문이었다.

낮은 금리가 유지되어야 모기지 대출기관이발급한 모기지를 투자자들에게 되팔아 비용을회수하는 한편 수익을 챙길 수 있어 시중에 자금이 원활히 유통되는 효과가 발생된다.

그러나 최근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자 연준의 저금리 기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달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가 올해 안에 축소될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직후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표가 있은후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한 술 더 떠 양적완화 정책을 당장 축소 시행할 필요가있다고 언론을 통해 주장하자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놓고 시장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하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한편 시행 시기와 축소 규모를예측하는데 금융기관들이 주력하고 있다. 당초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올 연말쯤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보다빠른 시기인 9월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오는 10월 말 열리는연방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양적완화 규모가 현행 월 약 850억달러 규모에서 약 200억달러가준 월 약 650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됐다.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통해 모기지 담보부 증권 매입을 축소할 경우 증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이 오르기 때문에 모기지대출 때 고리의 이자율을 요구하게 되는데 결국 모기지 대출자들이 이같은 부담을 떠안게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 경기회복세 탄 이상 저금리 기대 힘들다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앞으로 모기지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08년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하면서 연방 정부는 즉각 ‘제로 금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꽁꽁 얼어붙은 경기를자극하기 위해 단기금리는 0%에 가까운 수준에 유지하기 위해 모든 힘을 기울였다. 다행히급격한 경기침체는 막을 수 있었고 이후부터속도가 매우 느린 ‘거북이걸음’ 회복세가 유지됐다.

그러나 최근 고용지표가 크게 개선되는 등경기회복이 안정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면서 금리상승도 탄력을 받게 됐다. 최근 6개월간 월평균 약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연방 정부가 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했다. 또 앞으로 기대되는 경기지표개선 소식에도 모기지 금리가 추가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 3%대 금리 굿바이, 초저금리 역사 속으로

경기가 꽤 괜찮았던 2003년 모기지 금리(30년 고정)가 당시 사상 최저 수준인 5.23%로 떨어지자 시장이 환호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한달 전인 5월 초 모기지 금리는 무려 약 3.3%대로 2003년 사상 최저치보다도 약 2%포인트나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같은 저금리는 미국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면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으로 소비자들과 시장은 현재 초저금리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모기지 금리가 이미 4%대를 넘어섰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어서 아쉽지만 초저금리 시대와 작별할 준비를해야겠다.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과거 평균은 약 5.5%를 조금 넘는다. 현재 금리 수준 4%와 비교해다소 높아 보이지만 주택시장이 정상 수준일때 모기지 금리는 약 5%대를 유지해 왔다. 모기지 금리는 대개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국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향후 모기지 금리의 방향도 보인다. 모기지금리 급등세에서 알 수 있듯이 국채 금리도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0년 만기국채 금리는 5월 말 약 2.21%로 2012년 4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0년 만기고정금리와 10년 만기 국채 금리 간의 격차는대개 약 1.7~2%포인트로 나타나기 때문에 30년 모기지 금리는 앞으로 약 3.9~4.2%대에서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 준 최 객 원 기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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