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예인 집 털고 희희낙락… 철부지 아이들

2013-06-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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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 링 링 (The Bling Ring) ★★★(5개 만점)

▶ 스타의 저택 절도 10대 고교생들 실화

연예인 집 털고 희희낙락… 철부지 아이들

10대 도둑들. 샘(왼쪽부터), 마크, 닉키, 레베카 및 클로이.

2008~09년 할리웃힐스 등지의배우와 모델 등의 집에 침입해 모두 300만달러어치의 고급 의류와구두, 현찰 및 귀금속 등을 훔쳐흥청망청 파티와 방종의 생활을하다가 경찰에 체포돼 재판에서유죄선고를 받고 옥살이를 한 5~6명의 10대 고교생들의 실화로 잡지 배니티 페어의 글을 바탕으로소피아 코폴라가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매스컴으로부터‘ 블링 링’ (블링은 고급 사치품 의상과 귀금속 등을 일컫는다)이라 불린 이들의 리더는 한국계 여자였는데 이들은패리스 힐튼과 린지 로핸 그리고올랜도 블룸과 같은 유명 인사들의 집에 야간 침입해 고급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훔쳐 자기들이 사용하거나 팔아 술과 드럭을 즐기다꼬리가 길어 당국에 붙잡혔다.

스타와 모델 등 유명 인사와 명성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허영 및도덕에 대한 불감증 그리고 부모의 관리와 감독이 허술한 공허한내면을 지닌 10대들의 일탈한 삶을 코폴라는 외부의 제3자 입장에서 아무 판단 없이 객관적으로 묘사했다. 화려한 외양과 흥미 있는사건 그리고 좋은 연기 등을 보고즐기기엔 족하나 너무 피상적이고신비감도 없다.


영화 내용과 연출이 꼭 삐까뻔쩍하는 영화의 모양처럼 화사하기만 하고 아이들의 성격 묘사나 그들의 행동에 대한 원인과 분석 그리고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와의 관계 등 배후 설명이 전연 없어 반타작 영화가 됐다.

영화는 플래시백식으로 이야기된다. LA 인근 밸리지역의 칼라바사스에 있는 인디언힐스 고교는 문제아들의 재활 교육학교. 이 학교학생으로 패션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한국계 레베카(한국계 케이티 챙)는 학교에 새로 전입한 아직젖살이 안 빠진 자신감이 없는 마크(이스라엘 브루사드)에게 접근해둘이 금방 친구가 된다.

레베카가 마크를 밤에 고급 주택지로 데려가 문이 안 잠긴 자동차들 안에서 드럭과 물건들을 훔치는장면이 마치 아이들이 재미있는 장난을 즐기듯이 묘사된다. 놀랍게도많은 고급 차들의 문이 안 잠겨 있고 주택들도 전연 경보나 감시카메라 장치가 되어 있지 않다.

레베카의 다른 친구들은 집에서어머니로부터 사교육을 받는 닉키(‘반지의 제왕’의 엠마 왓슨이 아직도 아이 같은 모습인데 연기가신통치 못하다)와 닉키의 입양자매 샘(타이사 화미가) 그리고 학교친구 클로이(클레어 줄리엔).

이들은 심심하고 허전한 것을 풀기 위해 스타들의 집을 털기로 하고 컴퓨터로 스타가 파티 등으로집을 비운 날짜를 알아낸 뒤 야간침입해 고가 물건들을 턴다. 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집은 패리스 힐튼의 집. 마치 보물섬과도 같이 온갖 고가 의상과 구두와 액세서리및 현찰 등이 있는 옷장 안에서 닥치는 대로 물건을 훔쳐 뺑소니를친다. 그리고 이들은 힐튼의 집을대여섯 차례나 터는데 도둑질이끝나면 힐튼 집의 파티 룸에서 신나게 술 마시고 춤을 추면서 즐긴다. 힐튼은 영화에 캐미오로 나오는데 영화를 위해 자기 집을 쓰도록 했다.

영화는 아이들의 도둑질과 드럭과 술로 만취한 클럽 장면을 계속해 번갈아가며 보여주는데 보고있자니 이런 것을 보여주려고 영화를 만들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의상과 구두와 장신구 및 보석 등 눈요깃거리는 많고 힙합을 주로 한음악도 영화에 잘 어울린다. 왓슨을 빼곤 대부분 신인들인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데 특히 챙의 침착하고 냉정한 연기가 매우 훌륭하다. R. 아크라이트(323-464-4226)센추리시티 15(888-AMC-4FUN) 랜드마크(310-470-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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