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가격에 거품이 있다

2013-06-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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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중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최근 몇달 사이에 갑자기 올라버린 주택가격에 거품이 있지 않는가를 묻는 것이다. 대답은 예스다. 약간의 거품이있어 보이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대답도 있지만, 집값 상승폭이 너무 높고빨라서 걱정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계속되는 모기지 대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열기는 뜨겁다. 각종 조사기관들이 발표한 주택시장 관련 지수 중에서도, 특히 가장 최근 발표된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로 전국 대도시의 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약 10.1% 상승했다는 리포트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집값의 상승폭은 일년 전에 비해 30% 이상인 것 같다. 특히 대도시 중에 학군이나 거주환경이 좋은 지역의 상승폭은 더 많이 올랐다. 그리고 지난 한달 동안 매매된 기존주택의 건수가 3년여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이 매물부족으로 주택매매가 원활치 않은 상황인데다 숏세일이나 차압주택의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 주목된다. 이렇게 정상매물의 거래가 주를 이룬다는 것은 앞으로도 주택시장이 계속해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는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일부에서 제기되던 부정적인 예측들을 잠재울 수 있는 것들이라 더욱고무적이다. 그리고 더욱 눈에 띄는 현상이 일단 매물로 시장에 나온 매물들이 팔려서 거래가 끝나는 기간이 아주 짧다는 것이다. 최근에판매된 기존주택은 평균 시장에 약 46일가량 매물로 놓여 있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83일이나 감소한 기간이다. 집을 내놓으면 주인이 바뀔 때까지 한 달여 밖에 소요되지 않는 것이고, 실제 내놓자마자 거래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택의 매물이 부족해시장에서 거래량이 감소하고당연히 가격도 오르는 속도가빨랐다. 매매량이 증가하고 여전히 가격도 계속 올라가고 있고 지난 2008년 8월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보인다.


2008년 이면 주택시장이막 붕괴하기 시작했던 때이다.

즉 최근의 집값은 주택시장이 붕괴하기 시작한 직후의 시점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70만달러 이상 되는 고가의 부동산의 매매량도 급증했다. 위의 현상들을 종합해보면 주택시장은 이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이후 붕괴됐던 모습을 탈피하여 정상적인 모습으로 복귀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최근의 회복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을내놓기도 한다. 우선 주택구매 열기가 실수요자들에 의한 것이 아닌 현금 동원력이 있는 투자자들에 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이다. 그러나 기존 주택 매매량이 석 달 연속해서 늘어났다는 것은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집을 구매하는 건전한 수요가 주를 이루어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시장이 건전하여 주택시장이 계속해서 오를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택이 매물로 나오는양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홈오너들이 이제는 집을 팔아도원하는 가격을 받을 것이라는기대로 계속 매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경기회복의속도는 느리다.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의 침체가 일반 경제에부담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요즘은 주택 경기는 과열을걱정할 정도로 활성화된 것에 비해 전반적인경기는 여전히 부진하여, 불경기가 다시 부동산 경기의 부진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소득 대비 중간가격 상승으로 인해 주택구입 여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집값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다음이 아직도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는 우려이다. 꼭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나 살고 있는 주택을 팔고 다른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 이외에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구입하려는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에서 발을 뺀다면 주택가격이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자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난달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때 미국의 출구전략에 관해 언급한 데서 발단이 되었는데 앞으로의 이자율 상승은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며 바로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업용 부동산 경기의 회복 속도가 느린 것이다. 일반적인 부동산 경기 사이클을 보면 먼저 주택시장의 경기가 회복되면뒤이어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도 따라 올라간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상업용 중에서 아파트는 2년 전부터 강세를 보여 왔지만 나머지 분야는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으나 그 속도가 아직은 만족할 만하지 않다. 아무튼, 이러한 몇 가지 부정적인 현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주택경기는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어느 때보다 아직까지는 현저히 은행 금리가 낮고, 실업률도 낮아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택경기의 부진으로 지나간5~6년간 신규주택 건설이 거의 없어서 절대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작은 규모의 콘도나 새 주택단지 건설 신청이 늘고 있다. 거기에다 잠재주택의 수요는 팽창하고 있다.

한편 지난 몇 달간 수요가 공급을 많이 앞질러 매물의 절대 부족으로 바이어들이 주택구입의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이제는 조정국면을 거쳐 서서히 정상적인 매물 공급으로 안정된 시장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주택시장이스스로 불안한 요인들을 해소하고 서서히 열기를 더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수년내로 2000년대 중반 시절의 집값으로 회복될 것은 분명하고 지금보다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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