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연을 해치는 대기업 우리가 응징한다”

2013-05-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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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트’(The East) ★★★½(5개 만점)

▶ 에코 테러리스트 그린 긴장감 있는 스릴러물

“자연을 해치는 대기업 우리가 응징한다”

‘이스트’ 멤버들이 결속을 다짐하고 있다. 앞줄 맨 왼쪽이 리더 벤지, 네 번째 금발이 새라.

자연을 훼손하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석유회사와 제약회사 등 대기업에 대한 응징적 테러를 가하는‘ 이스트’라 부르는 일단의 에코 테러리스트들에 관한 긴장감 있고극적인 스파이 스릴러이자 현실 고발적인 드라마다.

매우 총명하고 관심을 끄는 내용(각본은감독 잴 바트맹글리지와 재주 있는 주연 여우 브릿 말링이 함께 썼다)을 서스펜스 가득하게 연출한 솜씨가 좋은데‘ 이스트’가 테러를 계획하고 준비한 뒤 이어 그것을 실행에옮기는 전반부는 매우 튼튼하고 꽉 조여진스릴러로 진행되다가 후반 들어 드라마 쪽으로 얘기가 기울면서 다소 김이 샌다.

그러나 긴장감이 쉽게 풀어지지 않는 흥미 있는 내용을 지닌 작품으로 연기와 촬영과 음악도 좋다. 일종의 지적인 컬트무비로아주 기민하게 잘 만든 재미있는 영화다.


처음에 ‘이스트’ 단원들이 바다를 오염시킨 정유회사 회장 집에 기름으로 테러를 행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들은 언론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도 자연과인간의 건강을 훼손하는 대기업에 테러를행하겠다고 경고한다.

전직 FBI 요원인 새라(말링)는 총명하고야심과 능력이 큰 여자로 대기업의 이익과안전을 지켜주는 정보회사 힐러 브루드에고용된다. 그리고 회사의 여사장 샤론(패트리샤 클락슨)으로부터 ‘이스트’에 침투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새라는 배낭족으로 위장하고 자기가 연구한 대로 미 동부의 ‘이스트’의 활동무대를전전하면서 마침내 이 조직에 참가한다. 핸섬하고 과묵한 벤지(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리더인‘ 이스트’는 아버지가 회장인 대기업의 횡포에 혐오감을 일으켜 가출한 극렬분자 이지(엘렌 페이지)와 약의 부작용으로가족을 잃고 자신도 피해를 입은 의대 출신의 닥(토비 케벨) 등 7~8명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새라는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이지의반감에도 불구하고 깊은 숲속에 있는‘ 이스트’의 본부에서 이들의 일원이 된다. ‘이스트’ 멤버들의 기이한 식사 습관과 버려진 식품들로 양식을 삼고 마치 평화로운 히피들처럼 사는 모습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새라가 처음으로 참가한 테러는 대규모제약회사의 신약 발표와 판매계약 축하파티. 치밀한 계획 하에 ‘이스트’의 서스펜스가득한 테러가 기민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새라는 이런 테러에 동참한 것에대해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의 의식과 목표 그리고 생활에 서서히 빨려들어간다. 그리고 도시에 애인이 있는 새라는 벤지에 대해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면서자신의 업무와‘ 이스트’에 대한 동조의식 때문에 갈등한다.

그러나 새라와 벤지의 상호 간 감정은 영화의 가장 약한 부분으로 말링과 스카스가드 간에 화학작용이 전연 일어나질 않는다.


두 번째 테러는 오염된 폐수를 방출해 식수원을 오염시킨 이지의 아버지의 회사에대해 가행되는데 이 부분은 멜로 드라마적이다. 새라는 점점 더‘ 이스트’에 동화되면서갈등도 커지는데 냉철하고 도전적이던 새라가 천진난만해지면서 얘기가 다소 김이 빠진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역동적이요 영리한 클라이맥스에 가서 다시 힘을 찾는다.

말링이 감정의 양면을 잘 표현하는데‘ 이스트’ 멤버들이 둘러앉아 병을 돌리면서 단결과 우정과 사랑을 재 다짐하는 장면이 매우 감동적이다.

PG-13. Fox Searchlight.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470-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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