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원한 물결 가르며 역사의 향기에 취하다

2013-05-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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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 주

▶ 탄금호서 조정체험, 하나 되어 노 젓다보면 가족애가 새록새록 중앙탑·고구려비 등 곳곳에 역사의 흔적… 아이와 함께 둘러 볼만

수도권에서 두 시간 안팎의 가까운 거리에 수안보 온천과 계명산 등 자연휴양림, 경관이 수려한 충주호와 월악산 국립공원 등이 있는 충주가 있다. 충주가 여행지로 사랑 받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호반 도시라는 점이다. 게다가 국제조정경기장이 들어서 있는 탄금호에서는 8월25일부터 9월1일까지‘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려 지역 주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번 주 나들이는 내륙이지만여느 수변 관광지 못지않게 물 구경까지 할 수 있는 충주로의 여행이다.

■충주의 명물 조정체험

바람을 가르며 물 위로 날아갈 듯미끄러지는 날렵한 선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조수(crew)들의 일사불란한 노젓기, 타수(cox)와 조수의 환상적인 호흡. 보고 있으면 가슴 속까지 상쾌해지는 이 스포츠는 1916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된 후 현재 83개팀 500여명이선수로 등록해 활동 중이다.


전신 근육을 사용해 운동효과가 뛰어나고 다이어트와 몸매 보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팀웍이 중요한 경기인 만큼 배려와 화합이 절대적이다. 그런 점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하기에 더없이 좋은 레포츠가 조정이다.

충주조정체험학교에서 운영하는 일반인 대상 무료 체험은 인터넷으로 접수해 평일 오전 10시와 오후 1시, 주말오전 10시와 오후 2ㆍ3시에 진행하고있다. 체험은 이론교육과 실전교육으로이뤄진다.

먼저 간단한 이론교육 및 조정의 유래와 종목, 장비 등 기초적인 설명을들은 후 노(oar)를 젓는 요령을 배운다.

다음은 ‘에르고미터’라는 실내조정훈련기구로 노 젓는 요령을 터득하는시간이다. 다리로 밀고 허리를 젖히며팔로 당기는 동작, 반대로 팔을 펴고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접는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져야 한다.

노 젓는 연습이 끝나면 실전이다. 동승한 강사의 구령에 맞춰 보트가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론부터 실습까지 걸리는 시간은 두 시간남짓. 공식적으로 연령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장이 최소 150㎝는 돼야 노 젓기가 가능해 초등학교 고학년정도부터 체험이 가능하다. 체험용 보트는 선수용과 달리 폭이 넓고 무거우며 균형이 잘 맞도록 제작돼 안전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충주의 사적들

충주는 선사시대부터 삼국, 통일신라에 이르는 우리 역사의 흔적이 여러곳에 남아 있어 자녀와 함께 여행하기적당한 곳이다.


먼저 충주조정체험학교 옆 중앙탑사적공원에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6호)과 충주박물관이 있다. 중앙탑이라고도 불리는 탑평리 칠층석탑은 삼국통일 후 신라가 일종의 영역표시로 세운 탑이다.

충주는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앙에위치했을 뿐 아니라 무기의 재료인 철생산량이 많아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치열한 격전지였다. 삼국 중 충주를 선점한 나라는 백제였다. 이 시기의 흔적은‘ 충주 장미산성’ (사적 400호)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백제가 5세기 무렵까지 약 400년간지배해 온 땅을 고구려에 내준 것은광개토대왕 때다. 고구려는 그 후 150년간 충주를 지배하면서 역사상 가장넓은 영토를 지배했는데 이때 세운 것이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고구려 비석인‘ 충주 고구려비’ (국보 205호)다.

신라가 충주에 진출한 것은 6세기중반 진흥왕 때였다. 6세기 말에서 7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충주 누암리 고분군’ (사적 463호)은 신라의 영토 확장과 함께 이곳으로 이주한 귀족들의 무덤으로 알려졌다. 경주의 고분군을 연상케 하는 누암리 고분군에서는 이 시기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통일신라의 세력권에서 충주는 경주 다음가는 거대도시로 번성했다.

신석기부터 청동기시대 유물을 전시한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도 자녀와 함께 둘러볼 만하다. 신석기시대 문화층에서 발굴된 빗살무늬토기, 청동기시대 문화층에서 나온 민무늬토기와 집터, 불 땐 자리, 움, 도랑 등 다양한 생활유적을 볼 수 있다.


<우현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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