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안한 부동산 시장

2013-05-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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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 한인타운 서쪽의 2베드룸 콘도미니엄이 50만달러대 중간가격으로 매매계약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움과 함께 불안함을 느꼈다. 이 가격은 6~7년 전 최고치의 가격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여러 명의 오퍼가 몰린 중에 조건이 좋은 오퍼가 선택된 것이다. 같은 블락의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지난해 11월에 40만달러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가격 인상이다.

마음이 조급한 바이어들이 분주히 움직이는셀러의 마켓이 확실한 이 현상은 어느 지역을막론하고 마찬가지이다. 그동안 완만하게 회복되던 주택시장이, 벌써 몇 달째 급격히 가격이오르고 있는 요즘의 상황을 거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의 경제는 나아지는 기미가 없는데, 전국적 현상으로 번지고있는 주택시장의 열기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지의심스럽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집값이 오르는것은 주택시장 호황의 지표이다. 이제까지는 주택시장의 침체가 미국 경기에 영향을 미쳐 불경기의 터널이 길어졌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주택시장이 눈에 띄게 살아났어도 이와 연결되어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것같지는 않다. 실제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물론이고 아직도 실업률이 8% 가까이 되니 지표로 보는 경제상황도 아직 불경기인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요즈음의 4% 미만의 이자율은 누구라도 잡장만의 매력을 느낄 만한 좋은 조건이다. 그러나 실제로 첫 집장만을 하는 이들을 비롯한 서민들에게는 까다로운 융자로 인해 집을장만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왜이렇게 매물이 부족하여 집값이 올라가는가.

주원인은 여유 있는 소규모투자자나 대형 투자자들이 매입을 부추겨 시장에 매물이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택시장이 빠른 기간에 가격상승과 함께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금의부동산 마켓을 주도하고 있는투자자들은 실수요자가 아니다. 이자율이 올라가고 페이먼트가 많아지며 수익률이 떨어지면 바로 투자를 중단할 것이 분명하니 자칫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다른 면은 렌트 수요가 많은 현재상황이, 과열투자로 인해 임대주택이 많아지면더 이상 렌트가 오르지 않고 공실률이 높아질경우 투자자들이 발을 뺄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그 동안 집값의 추이를 관망하던 셀러들이 집을 팔려고 본격적으로 마켓에 내놓는다면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은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그 밖에도 아직도 취약한 미국의 경제사정이 회복되지 않으면 역시 소비지수가 낮아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며, 그동안오바마 정부의 구제정책에 의하여 많은 보조금이 풀렸으나 정부의 예산삭감으로 인하여 주택소유자를 위한 구제책도 위축될 뿐 아니라 실업자 증가나 지출삭감 등으로 인한 소득감소가 불가피해진다면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요즘 몇 개월 사이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은 지속되지 않을 것은 분명하고, 또한지난 2008년 같은 급격한 가격 하락은 물론 없을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도 가격이 완만하게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적어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이야기이다.

이와 같이 주택시장은 확실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미 거래 규모가 기대치를 넘어섰고 필자의생각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소규모나 중간규모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더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공장 및 창고등 산업용 건물에 대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매입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수년간 회복세를 유지해온 다가구(아파트) 주택에이어 전반적인 경기회복 전망과 함께 상업용부동산 부문 중 전망이 가장 밝은 곳은 산업용부동산 부문이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개선되고 있고 인터넷 상거래 증가로 물품을 보관할 창고건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 있는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수요가 주요 대도시에 몰리고 있고 거래 규모 또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공장, 창고 등 산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규모는 연간 약 7% 증가했다. 특히 주요도시들 중 항구나 공항 인근에 위치한 건물들에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그동안 공실률이 낮아지며 투자열기가 뜨거웠던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시장의투자 열기는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이미 많은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고 가격도 많이 상승해 버렸기 때문에 앞으로 어느정도 구매열기가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주택 차압이나 숏세일 등으로아파트 임대수요가 많아지면서 최근까지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임대료로 인해아파트 건물의 투자 수익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고 투자자들의 관심과 매매는 많으나 가격상승의 폭은 둔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아무튼, 올해 부동산 시장은 주택거래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현재까지는 상업용부동산에 대해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지만 거래가 현저히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 소비가 늘고 경기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면 투자자들이 빠른 속도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입되어 활발한 거래가 예상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향후 부동산 경기가 약간은 불안하기도 하다. 최근의 급격한 변화가 정상적으로 보이지않기 때문이다.

(213)27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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