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변수주택시장, 베이비부머·에코부머에 달렸다

2013-05-09 (목)
크게 작게

▶ 에코세대 불황 탓 주택 구입 미루지만 향후 20년간 주 바이어로 등장할 전망 베이비부머 3천만, 실버주택 수요 급증

변수주택시장, 베이비부머·에코부머에 달렸다

베이비부머 세대와 함께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 세대도 향후 주택시장의 주요 구매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다만 경기침체로 현재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제만 회복되면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변수주택시장, 베이비부머·에코부머에 달렸다

약 3,0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향후 20년간 노년층에 접어들게 된다. 따라서 실버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등 이들 세대에 의한 주택시장 변화가 예상된다.

■ 두 연령층 인구변동이 변수

앞으로 20년간 베이비부머와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 세대가 주택시장을 쥐락펴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번 인스티튜트, USC,‘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등 3개 기관이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이미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두 연령층의 주택 수요에 따라 주택시장의 방향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은퇴 연령층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녀 세대 출가 등으로 작은 집으로 이사하려는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제 막 사회 초년생에 연령대에 진입한 에코부머 세대는 강력한 주택구입 욕구를 보이고 있지만 불경기 등의 여파로 주택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 연령층의 인구변동 추이만 살펴봐도 향후 주택시장의 흐름을 읽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향후 주택시장의 판도를 좌우하게 될 주요 인구변동 전망을 짚어본다.

■2050년, 인구 4억명 돌파


‘인구변화와 주택시장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50년 미국 인구는 약 9,300만명을 더 보태 약 4억300만명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인구증가에 따른 주택 수요 증가는 당연한 현상으로 보고서는 이 기간 추가로 공급되어야 할 주택은 적어도 약 4,300만채로 추산했다. 만약 경제 호황에 따른 핵가족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1인 가구 등 가구수 급증으로 더 많은 주택이 필요할 전망이다.

탄탄한 인구수와 강한 주택구입 수요에도 불구하고 현재 에코부머 세대로 대변되는 젊은 층 구입자들의 주택구입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로 부모 또는 동료들과 ‘한 지붕’에 거주하며 가구수 감소세를 이끌며 오히려 주택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호전될 경우 에코부머 세대들이 마치 세포 분열하듯 가구수를 늘려가며 주택시장 수요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 저자는 “비록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간 이어졌지만 주택시장의 잠재 수요가 흔들리지는 않았다”며 “에코부머 세대 증가에 따른 노인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동시에 두 세대 간 활발한 주택거래가 이어지는 등 새로운 현상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년층 인구 증가로 ‘실버주택’ 수요 폭발

1946~1965년 출생한 인구를 베이비부머 세대로 볼 때 이미 초기 베이비부머 세대는 2년 전에 65세를 넘겨 은퇴 연령층의 첫 테입을 끊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46년생을 필두로 향후 20년간 무려 약 3,0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른바 노년층에 접어들게 된다. 이같은 추세대로 라면 2030년 노년층 인구는 전체 인구의 무려 약 20%나 차지할 전망이다.

노년층 인구증가로 주택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확실히 나타날 것으로 여겨진다. 노인 전용 주택인 실버주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65~74세의 인구 중 약 25%는 시력, 청력, 거동 등에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독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현상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7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약 54%가 독거가 힘든 장애를 지닌 것으로 조사됐고 85세 이상 연령층의 3분의 1은 심각한 기억력 장애로 역시 혼자 거주가 힘들다. 노인 연령층 급증에 따라 접근성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한 노인층 수요에 적합한 주택이 절실하게 될 전망이다.


■노년층, 보유주택 매물로 쏟아내

노년층에 접어드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실버주택으로 철새처럼 대규모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보유한 주택을 주택시장에 대거 쏟아내는 현상 역시 인구변화에 따라 예측되는 현상이다. 최근 매물부족 사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주택시장에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희소식이지만 노년층이 풀어내는 주택이 젊은 층 바이어들에 의해 얼마나 소진될 지는 의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0년 노년층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은 약 1,100만채. 2020~2030년에는 그 숫자가 약 1,500만채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향후 20년 사이에 무려 약 2,600만채에 달하는 주택 매물이 쏟아져 나와 폭발적인 증가추세인 주택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노년층 보유 주택이 젊은 층의 수요에 부합할지에 대한 우려도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년층이 주택을 구입한 시기는 대부분 에너지 비용이 낮은 편이었고 가구 소득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였으며 모기지 대출을 얻는데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반면 향후 20~30년 사이 에너지 비용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며 인종 변화가 더욱 다양하게 이뤄지고 경제전망에 대한 예측 역시 힘들 전망이다.

따라서 노년층이 보유한 대규모 주택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소규모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했다. 만약 노년층이 공급하는 주택이 주택시장 내에서 소화되지 않을 경우 자칫 심각한 주택시장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에코부머, 강한 수요에도 불구 주택 구입에 어려움

에코부머 세대는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로 대개 1981년부터 1995년 사이에 출생한 신세대 연령층이다.

현재 에코부머 세대 인구는 약 6,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주택 수요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담당중이다. 그러나 경기침체 여파로 주택 구입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주택 수요 감소요인인 가구수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8세에서 28세 사이의 에코부머 세대 중 약 47%가 부모를 포함한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코부머 세대가 기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대학 졸업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쉽게 독립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경기불황으로 에코부머세대의 결혼률도 낮은데 역시 주택 수요에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2009년 당시 18세에서 28세 사이의 연령층 중 기혼자는 고작 약 21%에 불과했다.

■에코부머, 향후 20년 주택시장 수요 중심축

베이비부머 세대가 그랬듯 향후 20년간 에코부머 세대가 주택시장의 주요 구매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경제 및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계없이 2020년 전까지 65세 미만의 인구가 전체 주택 소유주(실거주자)의 약 75~8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경제 성장폭에 따라 에코부머 세대의 주택소유율은 다소 차이를 나타나게 될 전망이다.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가구수가 늘어나 주택 구입에 나서려는 에코부머도 증가하겠지만 경제회복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면 주택 구입에 대한 꿈을 미루려는 에코부머가 많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 성장폭을 상·중·하 3가지 시나리오로 분류해 에코부머 세대의 주택소유율을 예측했다. 경제 성장폭이 가장 낮은 하의 경우 2010년과 2020년 사이 에코부머 세대는 약 970만 가구를 추가로 형성하고 이 중 약 40%가 주택을 소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폭이 중간 정도일 경우 같은 기간 약 1,230만가구가 형성, 이 중 약 55%가 내 집 마련에 성공하게 될 전망이다. 만약 경제가 90년대 초반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면 에코부머 세대에 의한 신규 가구수는 약 1,500만가구로 늘어나고 이 중 약 67%가 주택 오너 세대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