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년의 교활한 글에 끌려들어가는 심리스릴러

2013-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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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안에서 (In the House) ★★★★

소년의 교활한 글에 끌려들어가는 심리스릴러

화브리스 뤼쉬니(왼쪽부터), 에마뉘엘 세녜 그리고 에른스트 위머에.

무덤덤한 제목과는 달리 교활하고악의마저 있는 심리스릴러로 글과 창작의 마력과 인간의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을 해소해 주는글의 능력을 교묘한 플롯으로 엮어낸 프랑스 느와르다.

성적 심리극을 잘 만드는 프랑솨오종 감독의 영화로 순진하기 짝이없을 나이의 소년의 음모와 인간심리 조작의 어두운 면을 그의 공범이자 사주자요 한편으로는 희생자인선생과의 관계를 통해 태연한 듯한표면 속에 독을 품은 솜씨로 처리한흥미진진한 스릴러다.

다음 장이 어떻게 넘어갈까 하고궁금해 하도록 보는 사람의 관심을집요하게 요구하는 히치콕 스타일의영화로 보면서 제자의 글 솜씨에 빨려 들어가는 선생처럼 거의 농락당하는 기분이 된다.


고등학교 문학선생으로 실패한 소설가인 제르망(화브리스 뤼쉬니)은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로 인해가르치는 일에 지쳤다. 주말에 무엇을 했는가를 써 오라는 숙제를 제대로 해온 아이는 맨 뒷줄에 앉은 조숙한 클로드(신인 에른스트 위머에가순진을 가장한 악마 역을 완벽하게한다).

모범생인 클로드는 중류가정의 따분한 일상을 관찰하기 위해 동급생인 라파(바스티앙 위게토)의 개인교습을 자청해 이 집의 안으로 들어간다. 그를 반기는 것은 라파의 섹시한어머니(에마뉘엘 세녜)와 지극히 평범한 아버지.

클로드는 이들과의 첫 주말을 가혹하게 써내면서 속편을 기대하라는식으로 끝을 낸다. 이에 흥미를 느낀제르망은 클로드를 방과 후에 개인지도하고 읽을 책까지 골라주면서 클로드를 격려한다.

그런데 클로드는 라파 기족과의 주말을 사실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동원해 자기가 원하는 대로이야기를 꾸며간다. 그 내용 중엔 자신의 라파의 어머니에 대한 성적 관심이 노골적으로 묘사된다.

갈수록 클로드의 글에 빨려 들어가는 제르망은 제자의 창작력을 북돋우기 위해 앞으로 쓸 글의 내용을지도하면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라파의 집 안으로 들어가 이 가족들의 삶을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지어낸다.

제르망은 클로드의 글을 화랑 주인인 아내 잔(크리스틴 스캇 토마스)에게도 보여 준다. 클로드가 제르망의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창작력을십분 발휘하면서 제르망은 완전히 클로드의 공범(?)이 된다. 그리고 클로드는 글의 끝을 여러 개로 분산시킨다. 성인용. 랜드마크(310-470-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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