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꼬불꼬불 산길 오르니 봄꽃의 향연

2013-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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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가이드 존스 피크

▶ 블랙세이지·와일드 라일락·맨저니터 등 만발 정상에는‘우주팽창설’낳게 한 윌슨 천문대

꼬불꼬불 산길 오르니 봄꽃의 향연

Jones Peak Mt.에서는 Wilson의 주변 산 중에 접근성이 좋고, 싱싱한 4월의 봄꽃들의 향기와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LA 지역에는 높고 큰 산들이 즐비한데, 그 중에서 가장 가깝고도 큰 산을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단연 Arcadia와Sierra Madre 의 뒷쪽에 있는 Mt. Wilson을들겠다.

이 산은 LA 한인타운 기준으로는 약20여마일의 거리로, 승용차로 30분이면 기슭에 닿을 수 있으니, 바로 동네뒷산이라고 도 할 수 있겠다.

큰산이긴 하지만 높이는, 남가주 기준으로는 결코 높다고는 할 수 없는,5710’ (1740m)밖에 되지 않으므로, 다소 경험이 있는 등산인에겐 정말 다니기 좋은 산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산이 크다 보니 정상까지 가려면 대략6~8마일을 올라가야 하므로 초심자에겐 다소 무리라고 하겠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큰산이다 보니당연히 주위에 크고 작은 10여개의 부속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있으니, 그 중의 어느 하나에 올라서면 가까운 거리에서 그 주봉인 Mt. Wilson과 우선 수인사를 나누고 차차 친해지는 계기를만들 수 있지 않을까!그런 취지에서 오늘은 Mt. Wilson의주변 산 중에 접근성이 좋고, 싱싱한 4월의 봄꽃들- 특히 Black Sage, Manzanita,Wild Lilac-의 향기와 정취를 흠뻑느낄 수 있는 Jones Peak을 소개코자한다.

가는 길

210번 Freeway의 Santa Anita Ave(LA 한인타운에서 약 20마일지점)에서 내려 1.3마일쯤 산쪽으로 올라간다.

Grandview Ave에서 좌회전하고, 1.7마일쯤 가면 Grove St.이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0.3마일 직진하면 BaileyCanyon Park의 입구가 나온다.

공원 안에 주차한다.

단, 공원은 해가 질 때 문이 닫히므로, 돌아올 시간을 감안하여, 필요할 때는 공원 밖의 주택가에 주차한다.

아담한 크기의 공원엔 손을 씻을 수있는 깨끗한 화장실과 등산안내판이잘 갖추어져 있고, 주차장 주변의 나무들이 아름답다.


등산코스

공원 안의 여러 안내판을 잘 읽어 본후, 맨 서쪽의 회전문(Turnstile)을 지나포장도로를 따라 산쪽으로 들어간다.

바로 정면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Sierra Madre시의 초대 시장의 이름을붙인, Jones Peak인데, 꼬불꼬불한 산길로 약 3.3마일의 거리이다. 숲속으로 들어가면 이내 오른쪽으로 길이가 10미터쯤되는 다리가 나오는데, 건너가지않고, 직진한다.

5분정도 더 가면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길로 올라간다. 길은 주로 50~100미터쯤의 짧은 길이로 계속 갈지자(Swichback)로 올라간다.

하얀 클로버꽃을 닮은, 꽃차례가 2~3인치 간격으로 4개쯤의 층을 이루며키 높이 정도로 무리지어 피어있는, 식물을 계속 보게 된다. Black Sage다. 잎을 따서 손끝으로 비비면, 강렬한 박하향기를 즐길 수 있다.

대략 2마일 정도의 낮은 고도 구간에는 계속 길섶의 코스모스인양 무리로 피어나 향기를 발산함으로써 숨이찬 등산객을 응원해 준다.

트레일헤드로부터 1마일쯤되는 곳에 이르면 길이 갈라지는데 오른쪽으로 들어 가면 불과 10m쯤에서 길이 끝나고,그 대신 아담한 벤치가 놓여 있다.

잠시 걸터앉아 물도 마시며, 발아래 펼쳐진 City View를 즐긴다.

다시 원래의 길로 돌아가 산행을 계속한다. 2마일쯤 되는 곳에 이르면 왼쪽으로 갈라지는 내리막 길이 나오는데, 내려가 본다. 불과 30m쯤에서 길이끝난다. 걸터 앉기 좋게끔, 무너진 집터의 돌벽이 남아 있다.

안내판에서 말하는 ‘Old Foundation/Cabin Ruins’로, 이 계곡이 1875년께는 R.J. Bailey라는 사나이의 소유였다니, 아마도 그가 직접 이곳에 터를닦고 돌을 골라 cabin을 쌓았을 지도-.

그가 누구였든, 이곳에 한개 한개 돌을쌓으며 꿈꾸었을 그런 복된 삶을 살고갔을까, 이 풍진세상에서! 자기가 쌓아올린 돌벽의 일부가, 먼 훗날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을 걸상상해 봤을까? 그도 나도, 결국은 똑같은, 영원한 시간 속의 덧없는 나그네일 터!고도가 약2,700’되는 이곳을 전후로하여 Black Sage는 드물어 지고, 대신하얗고도 연보라 빛깔의 꽃을 피우는Ceanothus(일명, Wild Lilac) 와 연분홍꽃을 피우는 줄기가 빨간 Manzanita가정상의 바로 밑에까지 길의 양옆을 화려하게 장식해 준다.

계속되던 오르막이 잠시 평탄해지면서, 곧바로 Saddle이 되는데, 오른쪽으로 길이 갈라지면서, 그 위로 작은 산봉우리가 있다. 50m정도의 급경사로를올라서면, 바로 이곳이 Jones Peak이다.

(여기까지, 보통은 2시간이 채 안걸리나, 걸음이 꽤 느린 경우라도 3시간이면 족할 것이다.) 허리 높이 정도의 키작은 덤불들만 무성하여 운치는 그다지 없는 곳인데, 사방팔방의 전망은 대단히 빼어나다.

북동쪽으로, 송수신 탑들이 모여 있는 (Antenna Farm) 산이 보인다. Mt.

Wilson이다. 약간 오른쪽으로는 하얀색깔의 구조물이 보인다. 이것이 최초로 우주팽창설을 낳게 한 Wilson 천문대이다.

정상에 오른 기쁨 속에 준비해 온 점심을 즐기고 충분히 쉰 다음, 올라온길을 따라 하산한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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