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눈 마주치는 곳마다 고요함… 저절로 힐링이

2013-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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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본 정원

▶ 데스칸소·헌팅턴 라이브러리 등 하루 나들이 제격 구름다리와 연못… 한국식 정원과 다른 색다름

일본 정원(Japanese Garden·재패니스 가든)을 생각하면 절제된 아름다움이 넘치는 우아한이미지가 떠오른다. 한적한 분위기의 정자, 수줍은 자태의 연꽃이 떠있는 차분한 연못, 수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푸른 소나무, 새소리와 물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고요함 등. 그래서 동양의 아름다움은 수다스럽지 않은 대신 사려깊고, 화려하거나 지나치지 않지만 전혀 부족하지 않은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고궁에서 찾을 수 있는 한국식 정자나 정원도결코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이지만, 아쉽게도미국에서는 제대로 된 한국식 정원이나 궁은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미 낯설지 않은 일본식 정원은 남가주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동양의 미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준다. 고요한 동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남가주의 일본 정원들을 둘러봤다.

■일본 정원 이모저모


19세기 말부터 서양에 소개된 일본정원은 특유의 고유함과 편안함으로
많은 건축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일본 정원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될 정도로 인기를 끄는 정원 양식인데, 일본정원을 만드는 비법은 철저히 구전으로 이어질 만큼 그 비법이 비밀리에 전해진다고 한다.

한국이나 중국의 정원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기반하지만, 일본 정원은 보다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일본 정원 중 대부분에는 반드시 연못이 있고, 그 연못에는 잉어와 인공섬이 존재한다.

또한 인공 섬과 정원 뜰 사이에는 구름 모양의 다리가 만들어져 있다. 이
외에도 약수터와 돌로 만든 등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졸졸 흐르는 물소
리와 새소리가 어우러져 심신을 정화시키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데스칸소 가든

얼마 전 벚꽃이 아름답게 만발했던 라카냐다의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에 요즘은 분홍빛 진달래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데스칸소 가든은 동백꽃과 벚꽃, 진달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일본 정원으로 유명하다.

일본 정원은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데, 일본의 국화인 벚꽃과 동
백꽃, 진달래 등이 일본 정원으로 향하는 길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어, 일
본 정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즐겁게 해준다. 파란색 기와가 눈에
확 띄는 ‘풀 문 티하우스’ (Full MoonTea House)와 대조를 이루는 주황색
구름다리는 초록색 연못, 주변에 만발한 분홍빛 꽃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
며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데스칸소 가든의 일본 정원은 특히 남가주의 유명 봄 행사로 자리 잡은 동백꽃 축제(Camellia Festival)와 벚꽃 축제(Cherry Blossom Festival)로 유명하다. 동백꽃 축제는 매년 2월, 벚꽃 축제는 3월에 펼쳐지는데,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일본식 차 마시기, 수공예 등의 일본 문화 체험행사가 함께 열린다.

•주소 및 전화번호: 1418 DescansoDr. La Canada, (818) 949-4200
•상세 정보: http://www.descansogardens.
org/

■헌팅턴 라이브러리

로즈 가든과 함께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대표적인 가든인 일본 정원은 최근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마친 뒤 비밀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1년 동안 진행됐던 보수공사는 총 680만달러 상당의 비용이 들어갔으며, 우아한 연못과 문 브리지, 일본식 티 하우스 등이 전보다 한층 더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며 관광객들을 반기고 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일본 정원은 지난 1928년 처음 개관한 이후로 총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을 만큼 유명하다.

우아하게 흐르는 시냇물과 그 위에 차분하게 얹어진 나무다리, 섬세한 굴곡과 디테일한 장식이 눈에 띄는 일본식 티 하우스, 젠 가든(Zen Garden) 등은 빼 놓지 말고 구경해야 할 일본정원의 명물이다.

일본식 정원과 함께 헌팅턴 라이브러리(Huntington Library)의 또 다른 대표 가든으로 떠오른 중국 정원(Chinese Garden)은 몇 세기에 걸친 중국의 전통과 문화를 반영하는 정원이다. ‘흐르는 향기의 정원’(류방원·Liu Fang Yuan)이라는 뜻의 이름의 이 정원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중국 문화가 어우러진 절제된 동양의 아름다움을 여과 없이 선사한다.

동백꽃을 비롯해 모란화, 벚꽃, 자두꽃 등이 봄을 맞이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소나무와 대나무는 사계절의 푸름을 선사한다.

정원의 중간에는 1.5에이커의 대형 연못이 들어섰는데, 연못 주위로 동양식 건축물인 전각과, 삼우각(Pavilion of the Three Friends), 티 하우스, 격자무늬 창문, 돌다리 등이 연못을 중심으로 아름답게 연결되어 있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일본 정원과 중국 정원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했다는 점이다.

연못은 자연적인 물의 흐름을 고려해서 고안됐으며, 물이 고이는 곳은 원래 자연적으로 비온 뒤 물이 고이는 곳에서 만들어졌다.

정원을 만들기 전에 현장에 있던 자연물들도 최대한 그대로 사용됐다고 한다.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정원은 207에이커 면적 중 130에이커를 차지한다.

일본 정원과 중국 정원 이외에도 장미 정원과 선인장 정원 등 세계 각국에서 수집해온 희귀한 식물과 여러 종류의 나무 및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주소 및 전화번호: 1151 Oxford Rd., San Marino, CA 91108, (626)405-2100
•상세 정보: www.huntington.org

■밴나이스 재패니스 가든

405번 프리웨이와 101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지역인 밴나이스에는 ‘물과 향기의 정원’(Suiho En)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가진 일본 정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LA 카운티 뮤지엄 내 보태니칼 가든, 샌디에고 발보아 공원 등 미국 내 11개의 일본식 정원을 지은 건축가인 호카이도 출신의 카와나(Kawana) 박사의 작품으로, 일본 고유의 정원 스타일을 잘 표현하고 있다.

약 6.5 에이커에 걸쳐 펼쳐진 아름다운 정원 내에는 고즈넉한 일본식 정자와 평화로운 연못, 아름답게 꾸며진 조경이 어우러져 단순한 것과 자연적인 것들의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밴나이스 일본 정원은 세 가지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드라이 정원인 카렌산수이(dry karensansui)이며, 두 번째는 젖은 정원(wet garden with promenade chisen), 마지막으로는 4.5개의 다다미 티 룸으로 이뤄진 다도 정원(authentic tea ceremony garden)이다. 세 개의 뚜렷하게 다른 정원이 상이한 매력을 뽐내며, 시즌 별로 일본 문화를 엿 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된다.

•주소 및 전화번호: 6100 Woodley Ave., Van Nuys, CA 91406, (818)756-8166
•상세 정보: http://www.thejapanesegarden.com/garden.html

■얼 번스 밀러 일본 정원

칼스테이트 롱비치(CSULB) 캠퍼스에는 보석 같은 정원이 들어서 있다.
바로 얼 번스 밀러 일본 정원(Earl Burns Miller Japanese Garden)이다. 1.3 에이커에 펼쳐진 언덕과 연못은 기부가 로레인 밀러 콜린스(Loraine Miller Collins)가 남편 얼 번스 밀러를 기념하기 위해 기부한 성금으로 만들어졌으며 칼스테이트 롱비치 캠퍼스의 국제적인 교육 및 커뮤니티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졌다.

칼스테이트 롱비치 학생들은 물론 이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이곳은 어느새 롱비치의 명물로 자리매김 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정자와 잉어가 서식하는 아름다운 연못, 그 위에 놓여진 아름다운 모양의 다리, 고요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나무 숲 등이 한가롭고 평화로운 동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재 비주얼 아트와 과학 클래스의 야외 학습체험 장소는 물론 결혼식 등 커뮤니티의 휴식처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감당하고 있으며 또한 일본 가든 애프터눈 워크 투어와 다도 시음회, 영화 상영 등 다양한 일본 문화체험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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