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물부족 -> 수요급증 -> 집값 상승 ‘가속도’

2013-04-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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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압매물 감소 · 주택신축 부족 맞물려 당분간 전국서‘셀러스 마켓’현상 지속 “그래도 여전히 구입이 임대보다 유리”

■본격 성수기인 여름철 동향은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벌써부터 꿈틀대고 있다.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는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 상승 전망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중이다. 매물부족은 여전히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는 반면 수요는 급증해 에이전트마저 혀를 내두르게 하는 가격에 집을 내놓는 셀러가 속출하고 있다. 그래도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된다는 심리로 비싼 가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바이어들이 치열한 구입경쟁을 벌이는 지역이 많다. 올 봄철 전국 주택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동향이다.


◇ 매물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1년 전쯤 바닥을 확인한 주택가격은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다. 지난해 말부터 매물부족 현상이 나타난 뒤 주택가격 상승속도는더욱 빨라졌다. 20대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 추세를 나타내는 S&P케이스-실러 1월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1% 상승했다. 연간 대비로는 2006년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으로20대 도시 모두 연간 대비 상승을 기록했다. 피닉스의 경우 1년 만에 지수가 무려 23.2%나 치솟아 가장 높은 상승을 기록한 도시였다. 이같은 주택가격 상승세는 매물부족으로 인해 올봄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집을 내놓는 셀러가 늘고 있지만 강한 주택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셀러가 주택가격 상승 추이를 살피며 관망세를 유지중이다. 차압 정체에 따른 차압매물 감소도 매물부족 현상을 부채질하며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트룰리아의제드 콜코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와 달리 2월중 매물량이 늘었지만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주택 거래 증가를 막고 있다”며 “낮은 가격대에 집을 내놓으려는 셀러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전국에서‘ 셀러스 마켓’ 현상이 지속될것”이라고 US 월드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전망했
다.

매물부족 현상은 주택신축이 늘어나기 전까지는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보인다. 현재 주택 신축은정상 수준보다 매우 낮은수준으로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연율 환산 약 91만7,000채 수준이다. 콜코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주택 신축이 연율 환산 약150만채 수준에 이르러야주택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수
있다. 현재 주택 신축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주택 신축이 이미 정상 수준을 넘어선 반면 피닉스나, 라스베가스는 거의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 여전히 구입이 임대보다 유리

주택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지만 그래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편이임대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 트룰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지금집을 사서 3년간 보유할 경우 같은 기간 임대비용보다 약 19%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지금집을 산 뒤 약 7년간 보유한다면 임대비용 대
비 절약 비율은 약 44%로 늘어나 주택 구입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반면 임대료 상승세는 주춤해져 주택구입에 따른 혜택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주목해야 할 동향중 하나다.트룰리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은높은 주택가격으로 임대가 여전히 유리한 반면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주택구입이 유리한 대표적인 도시로 꼽혔다. LA의 경우 지금 주택을구입할 경우 3년 뒤 임대비용보다 약 3%를 절약할 수 있고 7년간 보유할 경우 절약 비용은약 35%로 늘어난다. 한편 전국에서 임대 대비주택구입이 가장 유리한 도시는 디트로이트로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주택 중간가격이 약 8만달러로 주택가격이 매우 낮아 임대보다 주택을 장만하는 편이 훨씬 유리했다. 트룰리아에따르면 주택구입 후 3년 뒤면 임대비용의 약62%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모기지 대출 시장 여전히 찬바람

주택시장에는 훈풍이 완연하지만 모기지 대출 시장은 해빙이 늦는 편이다. 주택가격 및 모기지 금리 반등으로 더 많은 바이어들이 주택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출기준은 여전히 까다로워 주택 구입의 길이 막히는 바이어도 많다. 까다로운 대출 조건에 바이어뿐만 아니라 주택건설 업체도 애를 먹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주택건설 업체들의 주택 신축을 늘려야 매물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있다고 지적되는 반면 건설 업체들의 자금 대출이 쉽지 않아 쉽게 신축량을 늘리기도 힘든상황이다.

주택 신축은 주택시장 침체 후 한동안 얼어붙었다가 최근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이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최근 신축 건수는 지난해보다 약 28% 늘어난 수치지만 업계에서는 매물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 신축이 현재보다 약 50% 이상증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로렌스 윤 전국부동산 중개인 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중소 규모 건설 업체들이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 업체의 주요 대출창구인 커뮤니티 뱅크와 크레딧 유니온 등이대출 규제를 보다 완화해야 주택 개발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지적했다.

◇ 차압 사태 사실상 종료, 일반 매물 거래 증가

올봄 주택시장의 가장 뚜렷한 현상 중 하나는 차압 매물에 대한 거래가 자취를 감추고 대신 일반 매물 거래가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전체 주택 거래 3건 중 1건을 차지했던 급매성 매물에 대한 거래는 최근 전체 거래5건 중 1건꼴로 감소했다. 대런 블롬퀴스트 리얼티 트랙 부대표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우려됐던 ‘그림자 재고’가 감소세”라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악의 차압사태는 이미 지나간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압 매물 관련 웹사이트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차압 매물은 지난해 1분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체 매물은 2010년과 비교해 무려 40%나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차압 매물이나 숏세일 매물에 대한 거래보다 일반 매물에 대한 거래가 급증하면서 전반적인 매물 부족 현상을 일으켰다는분석이다.


<준 최 객 원 기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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