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수첩]21대 한인회가 꿈꾸는 ‘신세계’

2013-04-1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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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기자

역대 하와이 한인회장 선거 가운데 가장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며 탄생한 21대 한인회가 몽상적으로 꿈꾸는 신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난 주 열린 한인회 임시이사회를 통해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면 21대 한인회의 무모한 자신감과 몇몇 소위원들이 문추위와 관련해 보여주고 있는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종교적인 신념에 가까운 집착이 동포들을 질리게 한다.
그리고 그 집착과 자신감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곰곰 생각하게 만든다.
4일 열린 21대 한인회 임시 이사회를 취재하며 21대 한인회의 동포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마디로 ‘동포들이 선거로 뽑아준 한인회장과 한인회는 한인사회 다른 단체와는 다른 옥상옥의 존재’라는 것이고 당연하게 특별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임을 확인했다.
이런 시각 속에서 21대 한인회는 지난 임기동안 자신들과 의견이 다른 상대와는 타협이나 협상은 용납할 수 없고 자신들의 주장이 한인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그들은 스스로 만들어 제작하는 회보와 입 맛에 맞는 매체를 가려가며 통보 형식으로 동포들에게 알려왔다.(21대 한인회장은 가두 캠페인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역대 회장으로 이민사에 기록 될 것이다.)
그 결과 한인사회는 화합을 애타게 갈망하게 되게 되었지만 그들은 이런 슬픈 ‘우리의 자화상’을 한국 정부는 물론 미주 타 지역에도 서슴없이 알리고 있다.
22대 한인회장 선거 후보직을 수락하며 강기엽 한인회장은 한인사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해 왔음을 자부하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 ‘동포’, 언제부터인가 이런 단어들이 ‘공포스럽게’ 들리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 하다.
지난 주 모인 22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들 사이에서도 주민투표 강행으로 불거질 불미한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선관위원장도 한인회 정관에 근거해야 한다는 한인회 입장을 전하면서도 곤혹스러워 했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한때 한인회 정상화를 위해 선봉에 섰던 서성갑 전 한인회장에게 주민투표 후유증으로 불거 질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를 여쭈었다. “동포들이 져야지”
지난해 한인회는 자신들의 주민투표 제안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자 문화회관건립 기부자들에게 문추위 기부액을 반환해 한인회에 유치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기자는 문득 그동안 문추위에 기부금 반환 요청을 해 온 단체나 개인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 문추위 관계자에게 문의를 했다.
대답인 즉 1,000달러를 기부한 한 단체가 반환을 요구해 와 변호사 유권 해석이 담긴 ‘불가함’을 알리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며칠 후 이들 단체로부터 변호사 자문비용을 지불해 달라는 청구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다름아닌 문추위가 보낸 변호사 편지를 자신들이 다른 변호사에게 찾아가 상담한 것에 대한 비용을 문추위에 청구해 왔다는 것인데…
이들의 계산법은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
미국법 테두리 안에서 살고 있는 현실에서 한인회는 라이온스클럽이나 우먼스클럽과 같은 여타 비영리 봉사단체에 불과하다.
단지 우리끼리 한인회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로 받들어 모시고 있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다른 비영리 봉사단체의 업무 주도권을 주민투표로 정하자고 하는 것은 궤변에 가까운 코미디라는 것이다. 현직 정치인의 비유를 전하는 것이다.
21대 한인회가 꿈꾸는 신세계는 역사의 시계바늘을 ‘한인회 정상화 이전’으로 돌리는 지극히 위험한 세계인 듯 하다.
집행부와 이사진의 올바른 견제 없이는 비영리단체의 건강한 운영은 기대할 수 없다.
지난 20여년의 한인사회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주 한인회 임시이사회를 지켜보며 현 한인회 이사회의 역할은 몇몇 소위원회가 결정해 던져주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21대 한인회가 이번 선거전에서 보여 줄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그 이후의 한인사회는 어떤 세상을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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