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당신은 어떤 타입의 바이어입니까?”

2013-03-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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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인 레디’라면 꼼꼼한 샤핑시간 필요 약간의 수리도 괜찮다면 ‘미니멀리스트’유형 투자목적 경우 ‘픽서 어퍼’만 찾아다니기도

■ 주택구입 전 파악하면 큰 도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주택시장에서도 통한다. 무턱대고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자신이 어떤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는지를 알면 적합한 주택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주택구입 목적에 따라 바이어는 여러 형태로 나뉜다. 이사 준비가 완료된 집을 찾는 바이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수리할 목적으로 상태를 불량해도 가격이 낮은 집을 보러 다니는 바이어도 있다. 이처럼 자신의 주택구입 성향을 파악하고 있어야 주택 구입 절차가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자신의 구입 성향을 파악한 뒤 이를 에이전트에게 잘 전달해야 시간낭비 없이 원하는 집을 찾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매물이 귀한 시기에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주택만 보러 다녀야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다.

■ ‘무브-인 레디’ 바이어


‘무브-인 레디’(move-in ready)란 단어는 집을 보러 다니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단어다. 나온 집이 수리나 일부 리모델링이 완료돼 말 그대로 이사 준비까지 완료된 집이라는 설명이다. 설명대로라면 집을 구입한 뒤 그냥 짐만 싸서 들어오면 되는 집이다. 바이어 중에는 이처럼 ‘무브-인 레디’ 상태의 집을 원하는 바이어가 있다.

집을 사서 손을 대지 않고 그냥 가구나 기타 장식 정도만을 계획하는 바이어들이다. 이런 바이어들은 집을 찾는데 대개 시간 오래 걸리는 편이다.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해도 이사 준비가 완벽하게 완료된 집을 찾을 때까지 집을 보러 다니기 때문이다. ‘무브-인 레디’ 바이어에게 필요한 것은 주택구입 자금보다는 원하는 집을 찾는데까지 필요한 시간이다.

■ ‘미니멀리스트’ 바이어

‘미니멀리스트’ 바이어는 완벽하게 이사 준비가 된 집보다는 약간의 문제가 있지만 쉽게 수리가 가능한 집을 찾는 바이어다. 입주할 수 있는 최소의 조건만 갖춰도 이들에게는 구입대상 조건이 된다. 주택의 구조나 위치, 학군, 주위환경이 괜찮지만 건물이 조금 낡았거나 업데이트가 필요해도 이들 바이어에게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우선 주택을 구입해 이사한 뒤 시간을 두고 하나, 둘씩 수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부 페인트나 조경 시설, 또는 외벽 페인트 등이 낡아도 ‘미니멀리스트’ 바이어는 구입을 망설이지 않는다. 미니멀리스트 바이어는 이사 준비가 완료된 집만 원하는 ‘무브-인 레디’ 바이어와 낡은 집을 사서 전면 개조하려는 ‘DIY’(Do It Yourself) 바이어와의 중간쯤이라고 할 수 있다.

■ ‘픽서 업’ 바이어

주택시장에서 ‘픽서 어퍼’(fixer upper)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말 그대로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할 정도로 건물상태가 불량하다는 의미다. 의외로 이런 집만 고르는 바이어도 있다. 대개 부동산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바이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명 ‘플리퍼’(flipper)라고도 불리는데 이들이 구입하는 집을 자세히 보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되팔기 힘들 정도로 더럽고 지저분하고 훼손이 심한 집들이다. 눈에 보이는 상태를 벗겨내고 가능성을 투시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픽서 업 바이어들의 성향이다. 가능성만 보이면 상태가 아무리 나빠도 구입대상에 포함시킨다. 대개 주택구입 후 전면적인 개조공사를 실시한 뒤 다시 주택시장에 내놓아 단기 매매차익을 챙기려는 것이 이들 바이어들의 주목적이다.

■ ‘라이프 타임’ 바이어

반면 주택구입을 장기적으로 보는 바이어도 있다. 특히 최악이라는 주택시장 침체기를 겪으며 이같은 시각이 바이어들 사이에서 크게 확산됐다. 주택시장 침체 이전에는 집을 사서 1~2년 내에 되팔아 제법 큰 수익을 올리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면서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대신 집을 사서 오랫동안 거주할 계획으로 집을 보러 다니는 바이어가 크게 늘게 됐다.

어린 자녀가 있는 바이어들 중 라이프 타임 바이어군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우수한 학군이 위치한 지역으로 이사해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 집을 찾기 때문에 적어도 10년 앞을 내다보고 집을 보러 다니는 바이어들이다. 때로는 자녀가 결혼 후에도 같이 거주할 목적으로 집을 보러 다니기도 한다.

■친환경 바이어

요즘에는 친환경 바이어들도 대세를 이루고 있다. 친환경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이 이들 바이어들의 주된 관심사다. 집을 보러 가서 친환경 시설을 점검하는 일부터 흔히 시작한다. 반대로 에너지가 새어 나가는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며 이런 집을 제외시키기도 한다.

친환경 바이어들은 장거리 운전이 필요 없거나 직장 또는 학교 근처에 위치한 집을 선호한다. 수퍼마켓, 위락시설 등과 근접한 지역도 친환경 바이어들이 주로 집을 보러 다니는 지역이다. 친환경 바이어들은 직접 집을 보러 다니기보다는 친환경 주택 매물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면 유리하다. 또 최근 주택건축 트렌드 역시 친환경이므로 예전에 지은 집보다는 신규건축 주택이 이들에게 적합하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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