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맛 소시지로 대박… 갈비 푸틴 LA 최고”

2013-03-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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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오·용 김·테드 김 우승 상금과 트럭으로 소텔에 스토어‘성공시대

▶ 김치·제육복음 맛 소시지 플레이밍·튀긴 주먹밥 주메뉴 유기농 재료로 직접 만들어 프라이빗 파티 케이터링 신나

■ TV 푸드쇼 우승으로 스타덤 ‘서울 소시지’한인 삼총사

지난해 푸드 네트웍의‘더 그레이트 푸드트럭 레이스 쇼’(The Great Food Truck Race Show)에서 우승, 5만달러의 상금을 차지한 ‘서울 소시지 컴퍼니’(Seoul Sausage Co.)는 열정과 재미를 쏟아 부은 일로 스타가 된 남자 3명의 합작품이다. 북가주의 쿠퍼티노에서 함께 자랐고, LA에서 다시 뭉친 청년 세 사람, 크리스 오·용 김·테드 김. 순식간에 LA에서 가장 핫한 음식으로 엄청난 팔로어들을 몰고 다니는 이들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크리스 오는 우연히 TV를 보다 푸드트럭계의 전설이 된 로이 최의 고기(Kogi) 스토리를 접하게 됐다. 거기서 누구나 좋아하는 코리안 바비큐와 또 누구나 좋아하는 소시지를 한데 묶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그는 유튜브를 통해 소시지 만드는 법을 알아보고, 작은 기계를 구입해 집에서 갈비 맛 소시지, 제육볶음 맛 소시지를 만들어본 것이 시작이었다.


소시지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20~30번 정도의 시도 후에 원하는 맛의 소시지가 탄생하자 친구들이 맛있다고 난리가 났다. 부모님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이거 되겠다 싶어 참가한 로즈보울의 스트릿 푸드 페스티벌에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모았다.

이를 계기로 입소문이 나 케이터링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때만 해도 용과 테드는 잘 나가는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라 퇴근 후에 밤새워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소시지를 만들고 곧장 회사로 출근하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작은 기계로 수백개의 소시지를 만드는 일은 대단히 번거로웠고, 몸도 고됐지만 이 당시를 정말 즐거웠던 추억으로 기억하며 행복해 하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넘쳐난다.

처음 케이터링부터도 손님 리스트는 이미 쿨했다. 할리웃의 스튜디오, 영화 촬영장, TV쇼 세트 등 다양한 곳을 다니며 한국 맛의 소시지를 자연스럽게 알렸다. 누구나 아는 소시지에서 깜짝 놀랄 맛이 나니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러던 중 푸드 네트웍의 ‘더 그레이트 푸드트럭 레이스 쇼’에 캐스팅되어 참가하게 됐다. 푸드 네트웍의 쇼 중에서 시청률 2위를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한 회당 200만명가량이 시청하는 이 쇼는 경쟁을 해야 하는 방식이지만 세 남자는 여러 가지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결국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쇼를 통해 그들의 재미있고 착한 심성, 똑똑한 머리, 귀엽고 잘 생긴 외모가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고, 우승 상품으로 푸드트럭과 상금 5만달러까지 두둑이 챙겨 LA로 돌아왔다.

행운의 여신은 여전히 그들과 함께 해 타이밍도 착착 맞아 떨어졌다. TV쇼가 공중파를 타고, 우승으로 큰 이슈가 되자마자, 일주일 후에 웨스트LA의 소텔 중심가에 리테일 스토어를 오픈하게 된다. 소텔은 리틀 오사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 LA의 유명 먹자골목으로 온갖 트렌디한 아시안 음식문화가 한데 녹아 있는 지역이다.

‘서울 소시지’의 첫 오픈일, 온 소텔이 북적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팬들의 응원이 대단했다. 한 블락을 돌아 늘어진 줄이 장관을 이뤘고, 사흘을 준비해 마련한 음식은 5시간 만에 모두 바닥났다. 처음 두 달가량은 음식이 동이나 문을 닫아야 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혜성처럼 등장해 LA를 빛낸 3명의 힙스타들을 만나고픈 팬들의 즐거운 방문은 지금도 여전하다.

푸드트럭 쇼의 환상을 가지고 레스토랑을 방문해 먹어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한 번 더 놀란다. 음식이 너무 맛있기 때문이다. 한국 맛을 내는 소시지는 한국인이나 외국인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메뉴는 소시지 두 종류(Galbi, Spicu Pork), 볼 세 종류(Flaming, Lil Osaka, Spam Musubi), 스페셜 두 가지(Galbi Poutine, KFC)에 가끔 ‘삼겹살 찜과 매운 떡’ 같은 메뉴가 데이 스페셜로 선보인다.

유기농 육류로 만드는 소시지는 제대로 된 갈비 맛, 제육볶음 맛이 나는데 김치 렐리시와 사과 양배추 코울슬로를 곁들여 맛의 재미가 대단하다. 그야말로 한입 베어 물면 얼굴에 웃음이 퍼지는 맛, 이 세상 누가 먹어도 맛있다고 할 그런 맛이다.

소시지만큼 히트작으로 커다란 튀긴 주먹밥이 있다. 플레이밍은 김치볶음밥에 스리라차 아이올리를 곁들인 것으로, 확실한 김치볶음밥 맛에 속에는 치즈가 녹아내린다. 이는 푸드트럭 쇼에서 급하게 만들어낸 메뉴로 임기응변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LA에서 가장 맛있는 푸틴으로 선정된 갈비 푸틴은 8달러지만 15달러 정도는 내야 맛볼 수 있는 요리를 먹는 기분이 든다. 정성들여 만든 부드러운 갈비찜에 상큼한 양파 피클이 어우러져 와우 소리가 절로 난다. 체다 콘브레드에 치킨 무를 함께 내는 코리안 프라이드치킨은 얇고 바삭한 튀김옷에 매콤달콤한 양념 맛이 일품이다.

신기하게도 모든 음식이 마치 엄마가 집에서 만들어준 것 같은 딱 그 맛이 난다. 요리 제법 한다는 사람에게는 ‘어? 내가 만든 것 같네?’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 먹어보면 자꾸 생각나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맛있는 한국의 맛, 바로 그 맛이다.

리테일 레스토랑 오픈 후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을까?

메뉴를 개발하고 책임지는 셰프 크리스 오, 마케팅과 세일즈를 담당하는 용 김, 전반적인 관리와 경영을 맡은 테드 김이 각자 할 일을 철저하게 분담하고 있으니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에 있어서 그 모습이 항상 프로답고 멋있다. 식당 내부에는 앉을 자리 없이 오픈 치킨과 카운터가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눈길 닿는 모든 것이 서울 소시지 컴퍼니를 재미있고, 친근하게 소개한다. 문을 열기 전 바쁘게 일하는 그들을 잠시 만났다.

-레스토랑 오픈하고 더 재미있죠?

팬들과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죠. 오픈 키친이라 언제나 손님들과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어요.

-음식이 맛있다고 난리에요. 자랑 좀 해주세요.

네, 감사합니다.(웃음) 소시지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정성들인 만큼 맛있게 나오고요, 소시지에는 풀만 먹인 유기농 고기를 사용해서 건강식이에요. 볼도 기계로 하지 않고 모두 직접 손으로 만들어요. 손으로 만들어야 훨씬 더 맛있어요! 참 우리 갈비 푸틴이 상도 받고, LA에서 제일 맛있는 푸틴으로 뽑혔구요, 코리안 프라이드치킨도 인기 좋아요.

-푸드트럭은 여전히 운영하고 있나요?

이틀에 한 번 정도 LA 근처에서 만날 수 있어요. 트위터와 페스이북을 통해 스케줄을 알려 드리고 있고, 케이터링에도 사용하고 있구요. 빅마마(푸드트럭의 별명이다)만 있으면 1,000명까지도 거뜬히 서울 소시지를 먹을 수 있어요. 사이언 엑스 비(Scion xB, 주문 제작해 그릴과 20인치 모니터 2개가 내장되어 있어 50~200명 규모의 파티를 담당한다)를 타고 결혼식, 프라이빗 파티와 이벤트 가면 정말 신나요.

-최근에 가장 즐거웠던 일은 뭐에요?

‘넥스트 푸드 네트웍 스타’의 촬영이 LA에서 있었는데요, 세 명의 심판 알톤 브라운, 바비 플레이, 지아다 드 로렌티스 모두가 우리 음식을 먹고 맛있다며 트위터에 사진과 글을 남겨 주었어요. 알톤 브라운과 바비 플레이는 모두 직접 방문해서 반가운 만남을 가졌죠. 우리가 푸드 네트웍으로 데뷔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정말 신나고 자랑스러웠어요. 한국인 남편을 둔 리사 링의 프라이빗 파티에 케이터링도 좋았고, 구글 같은 회사나, 연예인들의 신나는 케이터링도 많아요.

-직원 고용할 때는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기본적인 요리 스킬은 물론이고 성격이 제일 중요해요. 어떤 돌발상황이 생겨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고, 항상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오픈 키친이기 때문에 항상 손님과 같이 있는 것이라 보면 되거든요.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두 번째 스토어 로케이션 찾고 있구요. 아마도 다운타운 쪽이 될 것 같아요. 이번 주말에 한국도 가요.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텔리비전 쇼 같은 재미있는 일들을 알아보고 있어요.

▲Seoul Sausage Co.
- 11313 Mississippi Ave. LA, CA 90005, (310)477-7739
- www.seoulsaus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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