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객원기자주택시장‘부메랑 바이어’돌아온다

2013-03-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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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홈오너된 사례와 성공 요령

▶ 망가진 크레딧 회복·다운페이 마련 급선무 차압 후 3~7년 뒤 자격… 렌더 샤핑 철저히

차압으로 정든 집을 잃은 주택 소유주들이 최근 주택 재구입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 후 약 480만명이 주택압류, 약 220만명은 숏세일을 통한 주택처분이라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이후 약 4~5년의 기간에 주택구입 조건을 다시 갖추고 주택 재구입 노력에 나서 바이어들이 최근 많아졌다. 일부 바이어들은 차압 후 불과 2년 만에 부지런히 크레딧 점수를 개선하고 다시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모아 주택구입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CNN 머니에 소개된‘부메랑 바이어’들의 재구입 성공사례와 차압 후 주택구입 요령 등에 대해 알아본다.

■눈덩이 의료비용에 압류 당했지만 2년만에 재구입 성공

남가주 팜데일에 거주하는 수잔과 데이빗 에드워즈 부부도 주택시장 불황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2010년 차압으로 정든 집을 잃고 말았다. 의료기기 세일즈맨으로 일하던 수잔은 평소 앓고 있던 관절염이 심해져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게 됐다. 게다가 병원 진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월 약 2,300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는 일이 힘들어졌다. 또 주택시장 침체 여파가 큰 지역 중 한 곳인 팜데일에 위치한 주택의 가격이 결국 당시 모기지 원금인 32만5,000달러의 40% 미만 수준으로 떨어져 처분도 불가능했다.


부부는 결국 차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차압과정을 거치면서 부부의 크레딧
점수는 70점 이상씩 떨어지는 피해를 감수하게 됐다. 그러나 부부는 절망하지
않고 주택 재구입에 대한 꿈을 꾸며 크레딧 점수를 개선시키는 작업부터 다시 시작했다. 여러 고지서 요금을 제때 납부하며 부부는 불과 2년만에 크레딧 점수를 정상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부부는 차압 후 2년만인 지난해 12월 ‘연방재향군인회’(VA)가 모기지 대출을 보증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다시 성공했다. 부부가 새로 구입한 집은 차압으로 잃은 집과 비슷한 조건으로 부부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더 큰 장점은 모기지 금리 하락으로 부부의 새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은 과거의 절반 수준이 월 약 1,150달러로 떨어졌다는 것.

부부가 받은 VA 융자는 차압 후 2년이 지나면 다시 모기지 대출 보증을 서주며 다운페이먼트 부담도 거의 없어 부부가 주택을 재구입하는데 큰 도움이었다. 그러나 2년 동안 부부의 끊임없는 노력이 없었다면 주택구입이 쉽지 않았을 것 이다.

■차압으로 망가진 크레딧 개선이 급선무

크레딧 점수 산정기관인 FICO의 앤서니 스프로브 대변인은 “개인 파산 다음으로 크레딧 점수에 하락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차압”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차압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개 차압이나 숏세일로 인한 크레딧 점수 하락폭은 적게는 약 85점에서 160점까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차압을 결정한 뒤라도 주택을 재구입할 계획으로 크레딧 점수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모기지 페이먼트를 제외한 기타 고지서 요금을 기한 내에 납부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해진 금액을 납부하기 힘들다면 적어도 미니멈 금액만이라도 기한 내에 납부해야 크레딧 점수의 큰 피해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차압 후 빠르면 3년 뒤 주택구입 가능


크레딧 점수가 어느 정도 개선되면 대개 차압 후 3~7년이 지나면 주택구입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일부 렌더는 이 기간보다 더 빠른 시기에 모기지 대출을 내주기도 해 어느 정도 자격이 갖추어졌다고 판단되면 렌더별로 문의해 보면 주택 재구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국영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이나 패니매는 차압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을 재구입하려면 차압 후 5년이 지나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기간 차압주택 소유주들은 크레딧 점수를 최소 680점까지 끌어올려야 하고 다운페이먼트 자금도 10% 이상 만들어놓아야 모기지 대출 보증에 나서고 있다. 만약 5년 동안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차압기록이 크레딧 보고서에서 소멸되는 7년이 지나야 주택 재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예외 규정도 있다. 불가피한 사유로 차압이 발생됐다는 것이 증명되면 이르면 3년 후에 주택 재구입 자격을 부여한다. 불가피한 사유로는 건강상의 문제로 인한 실직, 갑작스런 해고, 또는 이혼 등이 있다. 주택대출 보증기관인 ‘연방주택국’(FHA)은 프레디맥이나 패니매보다 완화된 규정을 두고 있다. FHA는 숏세일이나 차압으로 주택을 처분한 뒤 3년이 지나면 다시 주택 대출 보증에 나선다.

■숏세일 후 4년만에 재구입 성공

아이다호 보이시에 거주하는 토니, 진저 뤼드 부부는 앞선 사례의 에드워즈 부부보다 약 2배의 기간이 걸렸지만 오른 4월 재구입하는 주택의 에스크로 마감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갑작스런 해고 조치로 소득이 줄게 된 부부는 가지고 있던 캠핑카 등 귀중품을 처분해 모기지 페이먼트 마련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후 연이은 주택가격 하락에 지역 부동산 중개인의 충고대로 숏세일로 집을 처분하기로 마음먹었다.

■ 다시 홈오너된 사례와 성공 요령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는 부부는 숏세일로 집을 떠난 뒤 주택 재구입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남편은 실직 후 부단한 구직 노력 끝에 다시 건설자재 채취현장 수퍼바이저로 일을 하게 됐다.

부부는 최근까지 숏세일로 내려간 크레딧 점수의 대부분을 회복하고 올해 1월 약 4%의 이자율로 FHA 융자 승인을 받아놓은 상태다.

부부의 숏세일을 중개한 에이전트에 따르면 지난해 이 부부와 같은 ‘부메랑 바이어’ 15명의 주택 재구입을 성공적으로 도왔다고 한다. 또 에이전트는 올해 부메랑 바이어들의 구입비율이 지난해보다 약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년 전 차압, 곧 주택 재구입 희망으로 최근 매물 샤핑 즐겨

애리조나 베라도에서 비즈니스 매니저로 일하는 팀 두이 부부는 아직 크레딧 점수를 만족스런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주택 재구입에 대한 희망을 갖고 최근 시간이 날 때마다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2011년 4월쯤 차압으로 집을 잃은 부부는 당시 크레딧 점수가 무려 200점이나 떨어지며 600점 미만대로 추락하는 아픈 경험을 당했다.

그간 부지런히 점수 회복에 노력한 부부는 최근 730점대까지 점수를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부부는 “현재 우리는 경기 반칙 후 ‘페널티 박스’에서 대기하며 출장을 앞두고 있는 선수처럼 주택 재구입을 기다리고 있다”며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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