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머랄드 시티로 가는 길 `너무 환상적’

2013-03-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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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즈 더 그레잇 앤 파워풀 (Oz the Great and Powerful) ★★★(5개 만점)

에머랄드 시티로 가는 길 `너무 환상적’

서커스 마술사 오스카(제임스 프랑코·왼쪽)와 마녀 테오도라(밀라 쿠니스).

‘오즈의 마법사’의 전편격
아이들용, 특수효과 요란

L. 프랭크 바움의 소설을 원작으로 MGM이 지난 1939년에 어린 주디 갈랜드를 기용해 만든 환상적인 고전 명화 ‘오즈의 마법사’의 전편 격으로 가족용인데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이 더 즐길 특수효과와 색깔이 지나치게 요란한 영화다,

배우들은 초록 스크린 앞에서 왔다 갔다하고 나머지는 모두 컴퓨터가 만든 이미지로 뒤범벅을 한 작품으로 환상영화 치고는 상상력이 부족하고 얘기도 아주 단순하다. 영화의 알록달록한 시각 스타일이 포화상태를 이뤄 눈에 부담이 갈 정도인데 이런 야하고 과도한 인공적인 면 때문에 작품에서 인간미나 감정을 느끼게 되질 않는다.


그러나 이에 불구하고 우리가 잘 아는 ‘오즈의 마법사’의 전편이라는 점과 유명 배우들 그리고 눈부신 프로덕션 디자인과 세트와 의상을 비롯해 눈요깃거리로는 적당하다. 기술이 내용과 영화의 감정을 압도하는 영화여서 공허하고 정이 안 간다. ‘오즈의 마법사’를 본 사람들은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것이지만 안 본 사람들도 어려울 것은 없다. 입체 영화.

서론 부분은 ‘오즈의 마법사’에게 찬미를 드리는 식으로 흑백으로 시작된다.‘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의 고향인 캔저스 주의 시골. 서커스의 미남 바람둥이로 사기꾼이나 매력적인 마술사 오스카 딕스(제임스 프랭코)가 차력사의 애인을 유혹하다가 남자에게 들키면서 열기구를 타고 하늘 높이 도망을 가는데 갑자기 토네이도가 몰아치면서 열기구가 온갖 색깔로 화려하게 물들인 오즈의 나라에 도착한다.

오스카는 여기서 아름답고 대단한 마력을 지닌 세 명의 마녀들을 만나는데 이들은 순진하고 감정적인 테오도라(밀라 쿠니스)와 테오도라의 언니로 냉정한 에바노라(레이철바이스) 그리고 이 둘의 적인 금발의 글린다(미셸 윌리엄스).

서로가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놓고 경쟁관계인 이들은 오스카가 예언대로 에메럴드시티의 옥좌에 앉을 사람인지 궁금해 하는데 이 셋 중 하나는 초록색 피부를 한 사악한 마녀가 착한 마녀로 위장을 한 것이다. 그게 누구인지는 뻔한 사실인데 이런 플롯을 비롯해 얘기가 전반적으로 약하다.

한편 오스카는 에메럴드시티로 길을 떠나면서 말 많은 원숭이 핀리(잭 브래프 음성)와 도자기 인형 차이나 걸(조이 킹 음성) 등을 동반자로 삼는다. 그리고 인종별로 다양한 소인들인 먼치킨 스들도 만난다. 영화는 클라이맥스에 접어들면서 특수효과가 요란하게 화면을 점령하는데 아무리 환상적인 영화라고 하지만 컴퓨터가 너무 설레발을 치는 바람에 마음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연기는 무던한 편으로 감독은 ‘X-멘’의 샘 레이미. 상영시간 130분은 길다.

Disney. PG.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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