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꽃망울 활짝… 봄이 부른다

2013-02-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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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가주 상춘객들 필수 코스

▶ 호수·꽃·산책로·축제… 상큼한 봄날의 외출

데스칸소 가든엔 북미 최대 규모 동백꽃 한창
헌팅턴 라이브러리 2,000종 이상의 장미 낙원

헌팅턴 라이브러리 음력설 페스티벌 볼거리 가득
LA식물원 식물·곤충·분재 쇼 등 자녀들에 산교육

말 안 듣는 어린이마냥 마지막까지 심술을 부리던 겨울이 결국 봄에게 완전히자리를 내어 주었나 보다. 캘리포니아에 완연한 봄 날씨가 시작됐다. 따사로운 봄의 햇살과 봉우리를 맺은 꽃, 파릇파릇한 나무 향기에서 새 생명과 희망이 움튼다.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화창한 봄날을 맞아 미리미리 봄나들이를 계획해 보자. 남가주에는 싱그러운 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수줍은 여인의 눈망울을 닮은 동백꽃과, 눈처럼 하늘하늘 쏟아지는 벚꽃의 매력이 가득한 데스칸소 가든,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화려한 장미와 다양한 테마의 정원이 가득한 헌팅턴 라이브러리, 캘리포니아는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식물군을 만나볼 수 있는 LA 카운티 식물원 등 봄의 기운을 물씬 풍기는 장소들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 자연의 향기를 머금은 꽃과 나무와 식물이 어우러져 연주하는 봄의 교향곡을 감상하러 나들이를 떠나볼까.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라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데스칸소 가든

LA 다운타운 북쪽의 라카냐다

(La Canada)에 위치한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에는 지금 동백꽃(Camellia)이 한창이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날씨 때문인지 예년보다 조금은 늦게 봉우리를 맺은 동백나무의 꽃들이 동백꽃 축제(Camellia Festival)가 열렸던 지난 주말보다 이번 주말에 더욱 아름답게 만발할 듯 보인다.

데스칸소 가든은 북미 최대의 동백꽃 정원으로 유명하다. 가든 입구에서부터 일본 정원 속에 자리 잡은 카멜리아 라운지로 향하는 길부터 크고 작은 동백꽃이 다양한 색상으로 열려 있다.

데스칸소 가든은 동백꽃 이외에도 새하얀 벚꽃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마의 식물군 컬렉션을 갖추고 있는데, 목요일부터 주말까지 운행하는 미니 기차를 타고 가든 곳곳을 돌아보는 투어도 해 볼만 하다.

■동백꽃 & 벚꽃


2~3월에는 동양적인 우아함이 가득 담긴 동백꽃, 4월에는 온 세상을 하얗게 수놓는 눈의 꽃과 함께 따스한 봄의 기운을 만끽해보자.

일본 정원에서는 아름다운 벚꽃과 정갈한 일본 요리와 수공예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벚꽃과 동백꽃 외에도 튤립과 장미 등 다양한 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각종 전시회와 정원수를 다듬는 방법을 소개하는 클래스와 설명회, 가든워크 등이 연중 내내 열려 가족 나들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테마 정원

데스칸소 가든은 모든 정원이 독특한 테마와 매력을 지니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금은 조금 썰렁(?)하지만, 4~5월에는 가든을 아름다운 향기와 화려한 색상으로 물들이는 장미 정원이 유럽풍의 근사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장미향이 코끝을 감미롭게 자극해 주는 장미정원을 지나면 요정이 살고 있을 것 같이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떡갈나무 숲(Oak Forest)이 방문객들을 동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또한 싱싱한 야채와 채소가 가득한 내추럴 테이블(Natural Table)도 둘러볼 만하며, 캘리포니아 네이티브 가든(California Native Garden)에서는 수선화와 파피꽃, 하늘하늘 형형색색의 야생화를 포함한 남가주 토종(?) 식물군을 만날수 있다. 이밖에 향기로운 라일락 정원과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 정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 피크닉 장소 & 카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꽃구경도 일단 배를 채운 뒤에 시작할 일이다.

데스칸소 가든은 외부음식 반입을 금지하지만 주차장 바로 옆에 피크닉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김밥이나 음료 등을 싸들고 가서 먹을 수 있다.

정성스럽게 마련한 피크닉 음식을 즐긴 뒤 든든한 몸과 마음으로 본격적인 구경을 시작하면 나들이가 두 배로 즐거워질 것이다. 도시락을 준비하기 귀찮다면 가든 카페에서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는데 간단한 음료와 식사를 판매한다.

•주소와 전화번호: 1418 Descanso Dr. La Canada, (818)949-4200
•상세 정보: www.descansogardens.org

헌팅턴 라이브러리

패사디나 인근 샌마리노에 위치한 ‘헨리 헌팅턴 라이브러리 & 정원’ (Henry E. Huntington Library. ART Collections & Botanical Gardens)은 남가주의 대표적인 갤러리 & 정원이다.

이번 주말(16~17일)에는 특히 음력 설을 맞아 차이니스 뉴이어 페스티벌(Chinese New Year Festival)이 펼쳐지며, 다양한 라이브 공연과 중국 문화 전시회가 열린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는 각종 갤러리 전시회장들과 희귀서적을 보관하고 있는 라이브러리, 각종 테마에 맞게 꾸며진 보태니컬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9104년 조경전문가 윌리엄 허트릭을 고용해 조성한 헌팅턴 보태니컬 정원은 총 207에이커의 부지 위에 120에이커 이상이 포함된다.

천년이 넘는 장미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미 정원과 1년간의 리노베이션을 거쳐 새롭게 단장한 일본 정원, 우아한 동양의 미를 보여주는 동백꽃 정원, 차이니스 뉴 이어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중국 정원, 사막 식물원 및 선인장 정원으로 유명한 테마 보태니컬 정원은 다 둘러보는데 2~3시간은 넘게 걸릴 정도로 뭐 하나 놓칠게 없다.

■장미 정원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화려함이라고나 할까.

꽃의 여왕인 장미가 가득한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장미 정원에는 2,000종 이상의 장미 품종이 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천년이 넘는 장미의 역사를 눈으로 확인하다 보면 왜 장미가 꽃의 여왕으로 군림하는지 이유를 깨닫게 된다.

장미 정원에는 유럽풍의 가제보(Gazebo)와 조각상이 들어서 있어 마치 유럽 왕정시대의 화려한 궁전의 정원을 산책하는 느낌을 준다.

■테마 가든

헌팅턴 라이브러리에는 이 밖에도 동백꽃 정원, 야자수 정원, 아열대 정글, 허브 정원, 오스트레일리아 정원 등 다양한 꽃과 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선인장을 포함, 가뭄에 강한 전 세계 4,000종 이상의 식물들이 모여 있는 선인장 정원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양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새롭게 단장한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명소인 일본 정원과 불교식 젠(Zen) 정원, 동양의 아름다움이 물씬 풍기는 중국 정원은 반드시 들러야 할 헌팅턴 라이브러리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주소 및 전화번호: 1151 Oxford Rd. San Marino, CA 91108, (626)405-2100
•상세 정보: www.huntington.org

LA카운티 식물원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로는 역시 LA 한인타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LA카운티 식물원(La County Arboretum)이 있다.

한인타운에서 동북쪽으로 25마일가량 떨어진 아케디아 소재 LA 카운티 식물원은 총 127에이커 부지 위에 아프리카 정글과 사막,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등 30여개의 테마로 분류된다.

총 8,000여종의 식물로 가득 찬 이 식물원은 아름다운 봄의 향기가 가득한 정원과 식물관 등의 학습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아기자기한 느낌의 폭포와 고급스러운 분수, 빅토리아 풍의 아름다운 건물, 우아한 몸짓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공작새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한다.

식물, 곤충, 분재 쇼 등 각종 행사를 마련하고 있어 가족 나들이 및 자녀들을 위한 자연 교육장으로서도 제몫을 다하고 있다. 주말에는 식물원에서 운영하는 트램을 타고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레이스 캘럼 피레니얼 가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다년생의 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그레이스 캘럼 피레니얼 가든’(Grace Kallam Perennial Garden)에는 다양한 식물군이 만들어낸 그림 같은 산책로를 중심으로 만발한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다.

보랏빛 잎의 레드버드(redbud)와 차이니즈 프린지 트리(Chinese fringe tree)가 만들어내는 그늘을 벗 삼아 아름다운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도심 속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다.

■퀸 앤 커티지

LA카운티 식물원의 명물. 1885년에 지어진 빅토리아풍의 아름다운 건물인 퀸 앤 커티지(Queen Ann Cottage)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수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퀸 앤 커티지는 남가주에 몇 안 되는 빅토리아풍의 건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작고 귀여운 느낌의 메이버그 폭포(Meyberg Waterfall), 커뮤니티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가꾸는 야채와 허브 정원인 가든스 포 올 시즌(Garden for All Seasons) 등도 유명하다.

•주소 및 전화번호: 301 North Baldwin Ave. Arcadia, CA 91007, (626)821-3222
•상세 정보: http://www.arboretum.org/index.php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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