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상승폭 둔화… 매물량은 점차 증가

2013-01-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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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예상되는 주택시장 변화

미리 알고 대비하면 좋다, 올해 예상되는 주택시장의 변화 움직임이 매우 빠르다. 쥐죽은 듯 고요했던 주택시장에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변화 바람이 올 들어 더욱 거세졌다. 바이어, 셀러, 부동산 및 융자 중개업자들 각자 변화의바람에 나름대로의 기대를 걸고 새해를 맞이하는 중이다. 올해 예상되는 가장 큰 변화는 바이어들의 주택구입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셀러는 주택가격 상승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집을 내놓을 타이밍을 저울질해야겠다. 바이어는 모기지 금리 변동상황에 신경써야‘모기지 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 올해 변경되는 새 모기지 관련 법안과 FHA 융자 규정 등을 숙지해야 할 은행 및 융자업계의 업무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한해 주택시장에서 예상되는 여러 변화를 미리 살펴본다.

모기지 금리·대출 수수료 오를 전망
차압매물 감소·신축주택은 늘어날 것
매물 대부분 소진된 고가주택 거래‘뚝’

◇주택가격 상승세 소폭 둔화될 것


지난해 상승 탄력을 받은 주택가격은 올 한 해 상승세를 여전히 이어가겠다. 그러나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주택 가격은 경기 회복과 낮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11월 매매된 주택의 중간가격은 약 18만600달러(NAR 집계)로 1년 전보다 이미 무려 10%나 오른 상태다. 11월 현재 주택가격은 월별 대비 9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려오고 있다.

올해도 주택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겠지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관 클리어 캐피털은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약 2.1%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피닉스를 비롯한 서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둔화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닉스의 경우 지난해 이미 가격이 폭등한 뒤 투자자들이 서서히 발을 빼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주택가격이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도 있다. 전국 50대 주요 도시 중 세인트 루이스, 시카고, 볼티모어,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덴버, 샬롯, 루이스 빌 등 8곳은 2% 내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반면 시애틀, 버밍햄 등의 지역은 10% 이상의 높은 주택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모기지 금리 및 대출 수수료 오를 것

모기지 금리를 비롯, 모기지 대출과 관련된 비용들이 서서히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이미 수차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모기지 금리는 올해 말 소폭 상승한 3.5~4%대 수준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의 경제사정보다 크게 악화되거나 개선되지 않는 한 모기지 금리가 한 해 동안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모기지 대출 수수료는 이미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다운페인트 대출인 FHA 융자 수수료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인상된 바 있고 올해 추가 인상될 계획이다‘. 연방주택국’(FHA)은 지난해 봄 5% 미만 다운페이먼트 대출자에게 부과하는 모기지 보험료를 대출액의 1.75%로 인상했다. 그러나 이미 인상된 보험료는 올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통과된 FHA 재정구제법안에 따라 FHA는 보험료를 연 2.05%까지 인상해 부족한 재정을 채울 수 있게 됐다.

FHA가 올해 모기지 보험료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월 약 133달러의 추가비용 부담(융자액 20만달러 기준)이 발생한다.


FHA 모기지 보험료 인상 움직임에도 FHA 융자 수요는 크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컨벤셔널 융자 신청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이어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매물재고 바닥 찍고 증가할 것

현재 매물이 없어 난리지만 올해 안에 매물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택 구입 수요가 탄탄하고 모기지 금리가 낮아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다시 집을 내놓는 셀러가 늘고 매물부족 현상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물 부족사태 원인 중 하나는 주택가격 상승폭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것. 셀러들이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이사 가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려면 주택가격 상승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상승폭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중 재판매 주택 매물량은 약 203만채로 전달보다 약 4% 감소했다. 같은 달 매물 재고기간은 약 4.8개월로 2005년 가을 이후 매물 공급량이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중 매물재고가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중이다.

◇홈 에퀴티 융자 발급 늘어날 것

한동안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홈 에퀴티 융자가 올해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올해 예상되는 변화다. 역시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기대되는 변화로 홈 에퀴티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이미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초 홈 에퀴티 융자에 적용되는 고정 이자율은 평균 약 6%로 지난해 11월(6.3%)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중 홈 에퀴티 융자 이자율은 8.5%까지 치솟은 바 있다.

◇차압매물 감소할 것

모기지 연체 등으로 인한 그림자 재고 물량이 여전히 우려 수준이지만 차압매물로 전환되는 비율은 빠르게 낮아지는 추세다. 은행의 차압절차가 여전히 더디고 차압보다 숏세일을 통해 부실주택 자산을 처분하는 은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차압된 매물을 주택시장을 통해 처분하지 않고 기관 투자가들에 대량으로 매각하는 은행도 증가 추세여서 올해 차압매물을 찾기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현재 그림자 재고물량은 약 230만채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중 절반은 모기지 연체상태가 심각한데도 은행 측의 차압절차 지연으로 아직 압류되지 않고 있는 주택들이다. 은행들은 압류 대신 연체 대출자들의 원금삭감을 통한 융자 조정, 재융자 또는 숏세일을 통한 처분 등의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주택신축 증가할 것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주춤했던 주택 착공이 지난해 12월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12월 착공건수는 연율기준 약 95만4,000채로 전달의 부진을 말끔히 만회했다. 12월 착공건수는 전달 대비 약 12%,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37%나 급증한 실적이다. 이같은 주택 건설업계의 주택착공 러시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재판매 주택시장에서 매물이 급감하면서 신축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바이어가 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지난해 11월 신규 주택 판매량은 연율 약 37만7,000채(연방 센서스국)로 1년간 약 15%나 늘었다. 신규 주택가격의 상승 속도가 재판매 주택보다 빠른 것으로도 나타났다. 11월 판매된 신규 주택의 중간가격은 약 24만6,200달러로 1년 사이 무려 15% 올랐다.

◇고가주택 판매 주춤할 것

지난해 말‘ 재정절벽’ 현실화에 대한 우려로 고가주택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했다. 재정절벽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주택 처분에 따른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한 거래가 연말 몰렸기 때문이다. 11월 한 달만 100만달러를 호가하는 고가주택 거래량이 1년 전보다 무려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주택 건설업체인 톨브라더스도 지난해 4분기 신규 주택 판매량이 1년사이 무려 60%나 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가주택 매물 재고가 지난해 말 대부분 소진돼 올해 고가주택 거래는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인 새 모기지 규제법에 따라 모기지 대출액이 높은 점보융자 대출이 까다로워지면 고가주택 수요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준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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