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릴 땐 다혈질이어서 복수심이 많았죠”

2013-01-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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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인터뷰 스릴러 `파커’ 주연 제이슨 스테이담

“어릴 땐 다혈질이어서 복수심이 많았죠”

고독한 레즐리(제니퍼 로페스)가 멋쟁이 범죄자 파커를 유혹한다.

25일 개봉된 스릴러‘파커’(Parker)에서 자신을 배신한 동료들에게 복수를 하는 전문도둑 파커로 나온 영국인 액션 스타 제이슨 스테이담(40)과의 인터뷰가 지난 15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있었다. 영화는 작고한 범죄소설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필명 리처드 스타크)의‘플래시화이어’가 원작. 수영으로 단련된 늠름한 체구에 자신의 상표와도 같은 검은 잔 수염을 한 채 검은 상의를 입은 민둥머리 스테이담은 영화 속 인물처럼 매우 씩씩한 댄디. 유머와 함께“하 하” 하고 큰 소리로 웃어가며 액센트 있는 말로 질문에 대답하면서 인터뷰를 즐겼다. 영화 속의 사나운 액션스타 답지 않게 정이 갈 정도로 친근하고 소박했는데 진지한 표정을 지을 땐 눈초리가 매서웠다.

<박흥진 편집위원>

내가 육체단련 할 땐
술도 안마시고 철저히
마치 신부님처럼 생활


길에서 물건 파는 나를
가이 리치 감독이 픽업
내게 연기 가르쳐줘

*당신은 미국 영화만 만드는데 미국인으로 귀화를 했는가.
- 난 할리웃에 살면서 미국 영화에만 나오지만 국적은 영국이다. 영국엔 종종 간다. 내가 미국 영화에만 나오는 것은 내가 나오는 스타일의 영화를 미국보다 더 잘 만드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내 성공은 이곳에 신세를 많이 지고 있다. 매우 고맙게 여긴다. 영국에서 만드는 액션 영화는 본드 영화뿐으로 그 외에는 액션 영화가 별로 많지 않다.

*영화에서 로페스는 당신이 세트에서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다고 말했는데.
- 난 약간 광대기가 있다.

*당신은 올림픽 다이버 출신이데 그것이 배우가 되는 통행증이 되었는가.
- 아니다. 난 10년간 영국 수영팀의 멤버로서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 나갔고 메달도 탔다. 그러나 내가 배우가 된 것은 전적으로 내 데뷔작인 ‘록, 스톡 앤 투 스모킹 배럴스’를 감독한 가이 리치 탓이다. 그 때 난 길에서 장신구와 향수를 팔고 있었는데 리치가 영화 속의 인물을 위해 나처럼 길거리의 경험 있는 자를 찾다가 날 발견했다. 그는 내게 경험이 없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면서 자기 집에서 비디오카메라로 내게 연기수업을 시켰다. 내가 받은 연기수업이란 그것이 전부로 내가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는 오직 가이 리치 탓이다.

*어떻게 해서 제니퍼 로페스가 선정됐는가.
- 각본은 내게 제일 먼저 왔다. 그리고 테일러 핵포드 감독을 만났다.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올랐던 감독과 일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핵포드의 명성 때문 캐스팅이 순조로웠고 그와 제니퍼는 이미 서로 잘 알고 있는데다가 제니퍼는 핵포드의 영화들을 좋아해 쉽게 역에 응했다.

*제니퍼 로페스와 같은 수퍼스타와 일한 경험은.
- 처음엔 다소 긴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 역을 사실적으로 연기해 내는 매우 소박하고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녀로부터 화려한 의상과 조명을 거두어버리면 그녀가 얼마나 토속적이고 또 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파커는 자신만의 윤리적 항목을 가졌는데 당신은 어떤가.
- 난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나는 나와 함께 오래 산 할머니로부터 어렸을 때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는 것을 배웠다. 그것이 지금까지 나와 함께 있다.


*당신은 늘 예쁜 여자들에 둘러싸여 있는데 여자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가.
- 열거하기에 너무 많다. 성공한 남자 뒤에는 늘 강한 여자가 있다. 그것이 성공한 남자들이 하는 선행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한다.

*파커는 비록 애인이 있지만 어떻게 해서 자기를 사랑하는 제니퍼 로페스 같은 여자를 물리칠 수가 있는가.
- 나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핵포드가 내게 당신이 당신 애인에게 충실해 다른 여자들의 유혹을 물리치면 물리칠수록 여자들은 당신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고 가르쳐 줬다. 내 애인에게 충실하기 우해 제니퍼를 마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근 랜스 암스트롱이 약물사용을 고백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수영은 매우 깨끗한 스포츠다. 우리도 약물 테스트를 받곤 했다.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우리들은 단지 자기 일과 결과에만 신경을 썼다.

*당신과 같은 몸매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나와 몇 달 훈련을 하자. 무슨 운동이든지 하면 힘과 좋은 근육을 갖출 수가 있다. 나는 팬들을 속이지 않기 위해 스턴트를 직접 하는데 그러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한다. 난 어렸을 때부터 스턴트맨이 되기를 원했다. 그런데 이제 그것과 함께 연기도 할 수 있게 됐다.

*어떤 운동을 하는가.
- 육체의 기술과 유동성을 유지하고 몸의 지방을 빼내기 위해 체조와 투기 등 다양한 운동을 한다. 한 가지만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멋쟁이인데 옷은 누가 골라주는가.
- 나의 어머니는 재단사로 괴상한 옷을 만들어 내게 입히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피하려고 어렸을 때부터 내가 옷을 골라 입었다. 난 런던의 새빌로에서 내가 직접 옷을 산다. 난 문화의 한 부분인 패션에 관심이 많다.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 옷은 앤더슨과 셰파드이고 구두는 조지 클레벌리다.

*영화는 복수의 얘기인데 당신과 그것의 관계는.
- 어렸을 땐 다혈질이어서 복수심이 있었다. 그러나 크면서 그런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고의 복수란 성공해 행복하고 선행을 하는 것이다.

*육체적으로 힘든 역을 하면서 늘 날렵한 몸매를 갖추기 위한 비책이라도 있는가.
- 없다. 역을 위해 육체 단련에 집중하다가 일이 끝나면 긴장을 푼다. 그래야 다음에 다시 육체를 단련하기가 쉽다. 또 영화를 찍으면서 입은 상처도 그 때 고친다. 내가 육체 단련에 들어갈 때면 마치 신부와도 같이 산다. 술도 안 마시고 오로지 신체 단련을 위한 일 외에는 하지 않는다. 몸의 더러운 것들을 빼내기 위해 철저한 다이어트를 하는데 첫 2주간은 아주 죽을 맛이다.

*액션 말고 다른 역을 할 뜻은 없는가.
- 난 무슨 역이든지 할 용의가 있다. 내가 어느 역을 맡는 이유는 그것이 내게 맞고 또 얘기가 좋기 때문이다. 단순히 과거와 다르기 위해 로맨틱 코미디를 할 수는 없다. 일단 내게 주어지는 역을 맡을 수밖에 없는데 난 늘 내게 맞는 역을 찾고 있다. 장르와 상관없이 좋은 얘기라면 무엇이든지 할 것이다.

*당신은 정말로 신체 단련을 즐기는가.
- 그렇다. 난 어렸을 때부터 나무에 올라갔다. 항상 뛰어다니면서 넘어져 어머니가 늘 날 일으켜 주곤 했다. 난 늘 스포츠를 즐겼다. 내 아버지는 권투선수요 체조선수였고 어머니는 볼룸댄서여서 그런 유전인자가 내게 있는 것 같다. 난 늘 육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는데 쉴 때도 육체적으로 할 무언가를 찾는다. 그것이 내 아드레날린을 자극시키는 연료다.

*격투장면을 하다가 다치거나 남을 다치게 한 적이 있는가.
- 보통 그런데 이번에는 무사고였다. 난 상대가 무술에 능한 사람하고만 격투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상사가 생기기 쉽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먹이 어디에서 멈춰야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일은 매우 위험한 일로 격투장면을 찍다가 코가 부러지는 배우들의 얘기를 자주 듣곤 한다. 서로가 철저히 상대를 믿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무술에 능한 당신은 육체적으로는 그렇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데 혹시 그래서 당신을 깔보고 싸움이라도 건 사람이 있는가.
- 런던에 가면 술집에 들르는데 사람이 술을 마시다 보면 피가 끓게 마련이다. 그래서 분위기를 먼저 읽고 공기가 사나워질 것 같으면 아예 술집을 나와 버린다. 피할 수 있는 일을 피할 줄 아는 지혜는 있다.

*여기선 영국의 무엇이 그립고 또 영국에 가면 LA의 무엇이 그리운가.
- 여기서 제일 그리운 것은 함께 자란 영국의 친구들이다. 그래서 보고 싶으면 그들을 이리로 부른다. 영국에 기면 LA의 태양이 그립다. 그런데 난 언제나 집시처럼 떠돌면서 살아 만족한 인생은 아니나 큰 불만도 없다.

*당신이 어떻게 해서 수퍼스타의 자리에 오를 수가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 뤽 브송 때문이다. 그의 영화 ‘트랜스포터’ 시리즈 때문에 액션스타로 부상할 수가 있었다. 그는 내가 나온 가이 리치의 영화를 보고 날 런던으로 불러 면접을 했는데 그 후 날 위해 ‘트랜스포터’의 각본을 썼다. 그가 날 그 영화에 쓴 중요한 이유는 내가 직접 스턴트를 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파커처럼 일류 전문 도둑이 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그럴 자신 없다. 그리고 난 영창엘 갈 생각도 없다.

*단 한 번이라도 무엇을 훔쳐 본 적이 있는가.
-있다고 해도 말 못하겠다. 내가 범죄자들 주변에서 자랐다고 해서 내가 범죄자가 되란 법은 없지 않은가.

*어떤 차를 몰며 속도위반이라도 한 적이 있는가.
-2대의 아우디가 있다. 과거에 과속티켓을 받은 적이 있지만 요새는 조심운전을 한다. 과속운전은 영화에서 얼마든지 할 수가 있지 않은가.

*가장 편안할 때는 언제인가.
-낯익은 얼굴들과 함께 있을 때다.

*번잡함을 피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
-바닷가 근처로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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