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끈한 액션과 함께 돌아온 슈워제네거

2013-01-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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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트 스탠드 (The Last Stand) ★★★(5개 만점)

화끈한 액션과 함께 돌아온 슈워제네거

셰리프 레이 (아놀드 슈 워제네거)가 갱들을 향해 구닥다리 기 관총을 쏘고 있다.

총 난사·폭력·자동차 질주
김지운 감독 할리웃 진출작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을 그만둔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스크린 컴백 첫 영화. 유혈폭력이 난무하는 액션영화로 한국의 김지운 감독의 할리웃 데뷔작. 일단 김 감독의 데뷔는 성공했다고 봐도 좋겠다.

65세의 ‘늙은’ 아놀드가 온갖 형태의 총을 난사하고 차를 초고속으로 몰고 주먹질 발길질에 칼부림을 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근육질의 액션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뼈마디가 부서져 나갈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아놀드도 자신의 늙음을 잘 안다는 식으로 그것을 자조하면서 능청을 떠는 연기를 식은 죽 먹듯이 쉽게 해낸다. 그의 액션 신은 컴퓨터를 쓰지 않은 실제 액션이다.


내용은 지극히 단순해 결말이 뻔한 만화같은 영화지만 돌아온 ‘거버네이터’ 아놀드의 스크린이 비좁다고 설쳐대는 무게감과 함께 우박 쏟아지듯이 화면을 유린하는 액션을 스피드 있고 힘차게 처리한 능숙한 연출력 그리고 가공할 폭력과 피범벅 속에 쉬지 않고 끼어드는 유머 등으로 인해 골수분자액션 팬들이 아주 좋아할 영화다.

쳐들어오는 악당들로부터 작은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든 나이 먹은 셰리프와 그의 몇 안 되는 오합지졸 부하들의 얘기가 존 웨인과 딘 마틴이 나온 웨스턴 ‘리오브라보’를 생각나게 한다.

연방수사관 배니스터(포레스트 위타커)와 그의 참모 필(한국계 대니얼 헨니) 등이 감시하고 있던 돈과 권력이 엄청나게 큰 희대의 멕시칸 드럭 딜러 코테스(에두아르도 노리에가)가 라스베가스에서 탈출한다. 그는 내부구조를 변경한 콜벳을 시속 200마일로 몰면서 멕시코로 도망가기 위해 애리조나주의 한적한 작은 접경마을 서머스턴으로 달린다.

코테스는 먼저 자기 졸개 버렐(피터 스토메어)과 일당을 시켜 서머스턴에서 자신의 멕시코에로의 탈출준비를 시킨다. 갑자기 동네에 낯선 자들이 나타난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나이 먹은 셰리프 레이 오웬스(슈워제네거). 그런데 레이는 과거 LA의 마약전담형사로 함께 작전하던 동료들의 죽음에 가책을 느끼고 서머스턴으로 낙향한 사람이다.

코테스가 자기 마을로 온다는 것을 알게 된 오웬스는 부하들을 소집한다. 셰리프 본부에 있는 부하라고 해야 달랑 3명. 경험들이 별로 없는 여 데퓨티 제이미(새라 토랜스)와 제리(잭 길포드) 그리고 투덜대는 중고참 마이크(루이스 구스만). 여기에 끼어든 것이 무기 밀매입자로 어릿광대 같은 루이스(자니 낙스빌)와 영창에 갇혀 있는 신체 건강한 미남으로 제이미의 과거 애인인 프랭크(로드리고 산토로).

이들은 먼저 노련한 오웬의 지휘 하에 버렐 일당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다. 이런 와중에 코테스는 콜벳을 헬기보다도 빠른 속도로 몰면서 자기를 추적하는 연방 경찰들을 희롱한다. 마침내 코테스가 서머턴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는 버렐 일당이 설치한 서머턴과 멕시코를 연결하는 가설교량을 통해 멕시코로 튀려고 목적지로 달린다.

이를 뒤쫓아 오웬은 붉은 셰비를 몰고 달리면서 속도감이 아찔아찔한데 특히 두 차가 옥수수 밭 사이를 달리면서 숨바꼭질을 하는 장면을 찍은 한국인 촬영감독 김지용의 카메라 솜씨가 물 찬 제비 같다. 영화는 자동차 액션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동차의 역할이 크다.


마지막 액션은 다리 위에서 오웬과 코테스의 장시간 벌어지는 치열한 육박전. 누가 이길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일. 흥미진진한 오락영화를 생산한 김지운 감독의 완급을 제대로 조절할 줄 아는 연출력이 훌륭하다.

R. Lionsgate.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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