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쓰나미에 휩쓸린 가족 구사일생 실화

2013-01-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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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파서블 (The Impossible) ★★★½(5개 만점)

▶ 2004년 태국 휴양지의 대재앙 속 가족애 그려

쓰나미에 휩쓸린 가족 구사일생 실화

마리아(네이오미 와츠)와 루카스(탐 홀랜드·왼쪽)가 통나무에 의해 육지를 찾고 있다.

정신과 육신을 함께 쥐어짜듯이 감아쥐게 만드는 긴장감 가득한 재난 드라마로 지난 2004년 12월 태국의 해변 휴양지에 놀러갔다가 들이 닥친 쓰나미에 의해 생이별을 한 뒤 죽을 고생 끝에 재회한 벨론 가족의 실화다.

대재난 스펙태클 안에 가깝고 끊을 수 없이 질긴 가족애를 군더더기 없이 확실한 솜씨로 진실하고 사실적이며 또 감정적으로 강렬하게 묘사했다. 사납고 참혹하며 가공스런 재난과 고통의 영화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정신을 고양시키는 작품으로 제목이 말하듯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을 극복하고 재회한 가족의 드라마가 사실이라고 믿어지지가 않는다. 가족애의 엄청난 힘을 새삼 인지케 하는
영화다.

얘기는 간단한데 잔소리 없이 규모와 내적 요소가 엄청나게 큰 얘기를 요체만정리하듯 연출한 스페인 감독 J.A. 바이오나의 능력이 출중하다. 영국 태생의 사업가 헨리 베넷(이완 맥그레고)과 그의 의사 아내 마리아(네이오미 와츠) 그리고 이들의 세 아들이 2004년 12월24일 태국의 해변 휴양지에 도착해 호텔에 짐을 푼다.


곧 이어 영화의 장관인 파고 98푸트의 쓰나미가 마을을 덮치면서 건물과 자동차와 사람들이 마치장난감들처럼 파도에 휩쓸려간다. 이로 인해 마리아와 장남 루카스(탐 홀랜드)는 헨리와 두 작은 아들들인 토마스(새뮤얼 조슬린)와 사이먼(오클리 펜더개스트)과 갈라진다.

수백명의 엑스트라(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쓰나미를 경험했다)가 동원된 10분간 계속되는 이 쓰나미 장면은 가히 장관으로 그 위력이 압도적이다. 자연의 막강한 힘 앞에 선 인간의 무기력과 공포를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 후로 얘기는 이렇게 서로 갈라진 가족이 상대의 생사를 모른채 막연한 희망을 안고 서로를 찾아 헤매는 고통과 고난 그리고 불안과 염려와 두려움의 긴 여정으로 진행된다. 생존과 재회의 드라마로 이런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않는 이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이 나온다.

루카스와 심하게 부상을 당한 마리아는 쓰러진 나무에 의지해 육지에 오른 뒤헤어진 가족을 찾아 병원에 도착한다. 한편 헨리는 어린 두 아들을 돌보며 쑥대밭이 된 호텔의 잔해 속에서 아내와 루카스를 찾는다. 이들이 가족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극단상황 하의 인간의 희생정신과 이타주의 그리고 생의 의미를 인정하는 유머 등이 아름답게 얘기된다.

영화에서 다소 거슬리는 점은 보는 사람들의 감동을 끌어내기 위한 감정적 조작이 느껴지는 것과 너무 길고 자세히 재난의 후유증과 피해자들의 고난을 묘사해 마치 TV 웨더채널의 프로를 보는 것 같은 점이다. 연기들이 뛰어나다. 특히 혼신을 다 바쳐 해내는 와츠와 홀랜드의 연기가 눈부신데 이 영화로 데뷔한 홀랜드의 연기는 꾸밈이라곤 전연 없는 사실적이요 감정적으로 진실한 것이다.
대성할 아이다.

PG-13. Summit. 아크라이트(선셋과 바인), 랜드마크(피코와 웨스트우드).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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