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설국의 낭만을 그대 품에…

2012-11-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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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인근 눈꽃 만발 코스들

▶ 눈 풍경 만끽하고 삼림욕 여행까지

땡스기빙 데이를 시작으로 2012년 할러데이 시즌이 개막됐다.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는 하얀 눈과 함께 맞이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은빛 설원에서 즐기는 눈싸움은 겨울철에만 즐길 수 있는 낭만이다. 하지만,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남가주에서 펑펑 쏟아지는 하얀 눈을 구경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이 때문에 하얀 눈과 함께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그림의 떡일 수도 있다. 게다가 요즘 남가주 날씨가 11월에도 낮 최고기온이 90도에 육박하는 등 하도 변덕스럽고 요상하기까지 하니 운이 나쁘면 햇빛 쨍쨍한 여름 날씨 속에서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반가운 것은 조금만 발품을 팔면 가장 ‘겨울스러운’ 연말을 보낼 수 있다는 것. LA에서 자동차로 1~2시간 걸리는 팜스프링스나, 마운틴 하이, 빅 베어 등은 LA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는 장소다. 이번 주말 오래 동안 옷장에 숨겨 놓았던 귀여운 겨울 코트와 귀마개, 목도리와 부츠, 벙어리장갑과 모자를 꺼내 쓰고 찾아가 보자. 눈싸움도 해보고, 차가운 바람에 손발이 시리는 경험을 해보며 진정한 겨울을 만끽해 보자.

팜스프링스선 케이블카 타고 6천피트 정상에
빅베어 스노서밋·세코야 킹스캐년도 순백 속으로

■세코야 킹스캐년


LA에서 4시간가량 운전하면 도착하는 세코야 킹스캐년은 겨울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겨울이 아니더라도 사시사철 언제나 인기 있는 여행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하늘 끝까지 뻗은 침엽수림과 향긋한 나무 냄새, 상쾌한 산들바람이 제대로 된 산림욕을 즐기게 해준다.

세코야 킹스캐년(Sequoia & Kings Canyon)은 세코야 국립공원(Sequoia National Park)과 킹스캐년 국립공원(Kings Canyon National Park)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옐로스톤에 이은 미국 내 두 번째 국립공원인 세코야 국립공원은 거대한 규모의 자이언트 세코야 나무(Giant Sequoia Tree)들이 가득 들어선 자이언트 포레스트(Giant Forest)로 유명한데 특히 이곳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나무인 ‘제너럴 셔먼 트리’(General Sherman tree)가 우뚝 서 있다. 그 높이가 자그마치 275피트에 달하며 둘레는 13피트, 지름은 36.5피트나 된다.

또 다른 볼거리는 ‘모노락’(Mono Rock)이라 불리는 거대한 돔 형태의 화강암으로, 이곳에 서는 시에라네바다 산봉우리와 멀리 샌호아퀸 평야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눈싸움을 즐기고 싶다면 초승달 모양의 아름다운 풀밭 ‘크레센트 메도우’(Crescent Meadow)를 찾아가 보자.

봄에는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만발한 아름다운 풀밭이지만, 겨울에는 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본 듯한 아름다운 눈밭으로 변신하기 때문이다.


세코야 국립공원과 붙어 있는 킹스캐년 국립 공원(Kings Canyon National Park)은 세코야 국립공원보다 조금 더 넓은 46만2,901에이커 규모로, 화강암으로 다져진 절벽과 수많은 폭포들과 협곡이 멋진 경치를 선사한다.

킹스캐년의 ‘그랜트 그로브’(Grant Grove)에는 이곳의 명물인 ‘제너럴 그랜트 트리’(General Grant Tree)가 서 있는데, 제너럴 셔먼 트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무로 높이는 267피트, 둘레는 17.6피트를 자랑한다.

이밖에도 공원 주변의 산봉우리들과 계곡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파노라믹 포인트’(Panoramic Point),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시더 그로브’(Cedar Grove) 등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팁
세코야 킹스캐년에서는 눈이 오면 산에 오르는 것을 통제하기 때문에 사전에 여행 루트를 파악해야 한다.

스노체인 등 필요한 장비를 미리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이곳에서는 오후 3~4시쯤 해가 지므로 아침 일찍 방문해야 여유 있게 구경할 수 있다.

▲상세 정보
http://www.nps.gov/seki/index.htm

빅베어선 순백의 산림과 호수 가로지르는 하이킹 매력
매일 새하얀 인공눈 뿌려주는 그로브 겨울 분위기 물씬

■팜스프링스

LA에서 가장 만만하게 눈 구경을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사막과 온천으로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팜스프링스는 LA에서 2시간이면 도착한다. 팜스프링스의 명물 ‘애리얼 트램웨이’(Aerial Tramway·케이블 카)를 타고 산꼭대기에 올라가면 눈이 가득 쌓인 은빛 설원이 펼쳐진다.

이 트램웨이는 반드시 타볼 것을 권하는데 밸리 스테이션에서 출발해 애리얼 트램웨이의 종착지인 마운틴 스테이션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고도가 높아지면서 비가 눈으로 바뀌는 진풍경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운틴 스테이션에 도착해 밖으로 나가면 신선한 산 공기가 상쾌함을 선사하며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다. 밖으로 나가 시멘트 워크웨이를 따라 내려가면 산 속으로 이어지는 트레일이 시작된다.

산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울창하게 우거진 침엽수림과 함께 눈부시게 펼쳐진 하얀 설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도 만들어볼 수 있는데 곳곳에 이미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눈사람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캠핑 매니아라면 눈 속에서의 하룻밤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 캠핑을 허용하는데 마운틴 스테이션에서 시멘트 워크웨이를 따라 내려오다 피크닉 장소(Picnic Area)를 지나 위치한 ‘롱 밸리 레인저 스테이션’(Long Valley Ranger Station)에서 퍼밋을 얻어야 한다.

한편 이곳에선 시즌별로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 이번 주말에는 ‘땡스기빙 데이 앳 더 트램’(Thanks Giving Day at the Tram)이 펼쳐지며, 12월에는 다양한 합창단들의 공연도 펼쳐진다.

▲팁
애리얼 트램은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밸리 스테이션에서의 첫 번째 트램은 오전 10시, 마운틴 스테이션에서의 마지막 트램은 오후 9시45분 각각 출발하며 성인 티켓가격은 23.25달러이다. 이번 주는 땡스기빙 특별 주말로, 오전 8시부터 출발한다.

산 속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없지만 밸리 스테이션이나 마운틴 스테이션에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판매한다.

▲주소
1 Tramway Rd. Palm Springs, CA 92262

▲상세 정보
http://www.pstramway.com

■빅베어 스노 서밋

LA의 스키 매니아들이 주말마다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샌버나디노 마운틴 빅베어(Big Bear) 리조트의 ‘스노서밋’(Snow Summit)을 빼놓을 수 없다.

몇년 전 인근의 ‘베어 마운틴’(Bear Mountain) 스키장을 합병하면서 명실 공히 서부지역 최대의 스키장으로의 자리매김 했다.

눈 구경을 위해 반드시 스키장을 찾을 필요는 없다. 샌버나디노 내셔널 포레스트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빅베어 호수 등 볼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에 주변을 걸어 다니며 산책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빅 베어 리조트에는 자쿠지와 벽난로, 당구장과 각종 놀이시설을 갖춘 라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꼭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캐빈을 빌려 벽난로와 함께 로맨틱한 겨울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팁
슬로프 면이 고르고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들이 즐겨 찾는 스노서밋은 1.25마일에 달하는 ‘웨스트리지’(Westridge) 슬로프와 함께 240 에이커의 설원에서 총 19마일에 달하는 30개의 다양한 길이의 슬로프들을 즐길 수 있다.

베어 마운틴은 150개의 점프와 80개의 지브(jib)가 있으며, 경사가 급하고 슬로프의 면이 고르지 않아 실력 있는 스키 매니아들에게 적합하다.

웹사이트를 통해 리프트 티켓과 라징을 포함한 패키지를 구입하면 눈 구경과 스키를 한꺼번에,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상세 정보
www.snowsummit.com, www.bearmountain.com

■도심 속의 눈

멀리까지 운전하지 않아도 우리 동네에서도 하얀 눈을 만끽할 수 있다.

인공 눈이어도 겨울의 낭만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LA 최대의 야외 샤핑몰인 ‘더 그로브’(The Grove)는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24일까지 매일 오후 7시와 8시에 새하얀 인공 눈을 뿌려준다.

또한 산타클로스 하우스와 크리스마스트리, 흥겨운 캐롤과 함께 춤추는 분수대의 물줄기가 로맨틱한 겨울 나들이를 완성시켜 준다.

글렌데일에 위치한 ‘아메리카나’(Americana) 샤핑몰에서도 그로브와 마찬가지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산타클로스와 분수 쇼, 인공 눈이 함께 하는 ‘윈터 원더랜드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북극에서 찾아온 산타클로스가 사진도 찍어주며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 밖에도 LA Live, LA 다운타운의 ‘퍼싱스퀘어’(Pershing Square Downtown on Ice)에서도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과 흥겨운 캐롤이 어우러져 도심 속의 낭만을 만끽하게 해준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애나하임의 디즈니랜드(Disneyland)도 연말을 맞아 수천 개의 불빛으로 장식되는 것은 물론 인공 눈과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또한 할러데이 테마의 퍼레이드가 곳곳에서 펼쳐지며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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