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충분한 수납공간은 주택의 ‘숨겨진 보배’

2012-11-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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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기 편하고 팔기 쉬운 조건 6

쉽게 팔리는 집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두 번 방문만으로는 찾아내기 힘든 고유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집을 구입하고 몇달 동안 살아보면‘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집도 있다. 화려한 업그레이드가 맘에 들어 구입했지만 정작 살아보니 불편한 점들이 속출하는 집들이다. 주택이 갖춰야 할 것들은 침실, 욕실, 거실, 주방 외에도 많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밀한 부분까지 갖춰야 살기에도 편하고 팔 때도 걱정이 없다.

개스비 비싼 요즘 통근거리 짧을수록 선호
좋은 이웃·주차공간·사생활 보호도 중요

◇ 충분한 수납공간
수납공간은 주택의 숨겨진 보배라고 할 수 있다. 수납공간은 디자인적인 측면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된 주택시설이다. 각 공간마다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는데 수납공간이 여유로울 수록 주택의 가치는 살아난다.


집을 보러 갔을 때 집주인의 가구나 장식품들을 배제하고 집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보러 간 집이 텅텅 비어 있다고 가정한 뒤 자신이 가져올 가구나 이삿짐들을 정리할 공간이 충분한 지 투시해 본다.

수납공간은 침실의 옷장, 욕실의 캐비닛, 주방의 찬장과 팬트리, 거실의 미디어 캐비닛 등이 있고 차고나 심지어 정원에도 쉐드 형태의 수납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수납공간이 많을 수록 집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짧은 통근거리
개스가격 상승이 한풀 꺾여 다행이지만 아직 높은 편이다. 출근 때마다 보이는 개스가격 간판을 쳐다보기가 여전히 부담스럽다. 집의 조건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통근거리가 길어 부담스럽다면 매력이 떨어진다. 요즘처럼 개스가격이 높은 시절 긴 통근거리로 인해 유류비 부담까지 가중된다면 더욱 그렇다.

집을 구입하기 전에 통근거리를 우선 측정해 봐야 하는데 단순한 거리 개념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려고 하는 집과 근무지까지 15마일 정도라 부담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출퇴근 시간에는 통근시간이 예상 외로 늘어날 수 있다.

맘에 드는 집이 있다면 차가 가장 막히는 시간대에 집에서 회사까지 직접 운전해 보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본다. 최근 메트로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 경우에 해당된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 시간을 점검한 뒤 자신에게 적합성 여부를 판단토록 한다.

◇ 궁합이 맞는 이웃
사고 싶은 집 이웃들과의 궁합도 주택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다. 집이 아무리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도 이웃들이 맘에 안 들면 가시방석일 수밖에 없다. 집을 사기 전에 이웃에 어떤 사람들이 사는지는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이웃 환경을 조사하기 위한 방법은 발로 뛰는 방법밖에 없다. 주말 저녁 파티를 즐기는 이웃이 있는지 의심되면 그 시간대에 여러 차례 방문해 본다. 셀러에게도 직접 이웃에 대해 문의하는 것은 기본이고 인터넷이나 경찰국을 통해 각종 범죄율 관련 자료도 점검하면 좋다. 한 바이어는 집 일부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 소음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동원해 이웃의 소음까지 측정한 적이 있다고 한다.


◇ 충분한 전력과 수압
집을 보러 다니면서 전력과 수압까지 따지는 바이어는 드물다. 그러나 자신의 전력 및 수도 사용량을 정확히 알고 두 가지 항목을 점검하는 바이어라면 진정한 바이어라고 하겠다. 대부분의 바이어, 심지어 홈인스펙터까지도 홈 인스펙션 때 단순히 전기 스윗치를 작동시켜 보거나 수도를 틀어 물이 잘 나오고 빠지는 지를 점검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이같은 점검만으로 적절한 전력과 수압을 측정하기란 불가능하다.

자녀들이 등교를 준비하고 부모는 출근을 준비하는 아침시간. 여러 명이 동시에 헤어 드라이기를 사용하다가 전력이 끊기는 것을 한 두 번씩 경험해 봤을 것이다. 또 한 명이 샤워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이 변기를 사용할 경우 갑자기 수압이 약해지거나 두 명이 동시에 샤워를 하면 갑자기 물이 차가워지는 경험도 해본다. 바쁜 시간대에 이같은 일들이 발생하면 불편함은 두배로 커진다. 적절한 전력과 수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자질을 갖춘 홈인스펙터에게 가족수 등을 알려주며 특별히 요청해 확인할 수 있다.

◇ 넉넉한 주차공간
집을 구할 때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주에서 단독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거의 대부분 1~2대의 주차공간이 딸린 차고가 포함되지만 만약 가족이 보유한 차량이 2대 이상이라면 여분의 주차공간을 반드시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부 콘도미니엄이나 타운하우스 같은 경우 주차공간이 있지만 건물과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차고 형태가 아니라 지붕만 설치된 주차 공간만 제공되기도 한다. 샤핑에서 구입한 물건이 많을 경우 차량에서 실내까지 일일이 운반하는 일이 불편하고 수납공간으로서의 차고 기능도 기대할 수 없겠다. 대부분 주택소유주협회(HOA)의 관리를 받아야 하는 콘도미니엄이나 타운하우스는 지정된 주차공간 외에 길거리 주차 때 관련 규정도 있을 수 있어 구입 전 점검이 필요하다.

◇ 프라이버시
사생활 보장은 유명인한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집을 구입할 때 가장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사생활 부분인데 주택 구입 후 불편함을 깨닫고 가장 크게 후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만약 욕실 창문이 옆집 주방 창문 등과 마주하고 있다면 최악의 프라이버시를 갖춘 집이라고 하겠다. 또 옆집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사적인 대화 소리가 새나가는 경우도 프라이버시가 ‘제로’인 집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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