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기일발’ 본드, 동료의 총탄에 강으로 추락

2012-11-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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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스파이 액션물

▶ 숨막히는 도주와 추격

`위기일발’ 본드, 동료의 총탄에 강으로 추락

부상을 입은 제임스 본드가 달리는 열차에서 킬러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007시리즈 개봉 50주년이 되는 해에 나온 시리즈 제23편으로 박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사나운 액션과 감정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와 성격 묘사 등이 고루 잘 구성된 빼어난 고급 스파이 액션 스릴러다.

총명하고 지적인 작품으로 재미있는 사실은 이 영화가 끝에 가서 총 본드 시리즈의 시원으로 돌아간다는 점.‘ 아 이렇게 해서 본드와 그의 상관 M 그리고 M의 비서 모니페니의 얘기가 시작되는 구나’ 하면서 향수감에 젖게 만든다.

액션과 함께 심리적인 면이 크게 강조되면서 지금까지의 시리즈의 틀을 다소 벗어나고 있는데 시리즈 처음으로 M(주디 덴치)의 얘기가 영화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M과 본드가 모두 시대에 뒤지는 공룡과도 같은 존재로 취급을 받고 있는데 본드와 M은 마치 모자간의 관계처럼 강한 감정적 탯줄로 연결되어 있다.

유명한 오프닝 크레딧 전의 장면은 이스탄불에서 진행되는데 장시간 계속되는 액션과 추격신이 장관이다.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가 강인하면서도 감정적인 연기를 잘 한다)가 쫓는 자는 테러단체에 위장 잠입한 영국 스파이들의 명단이 수록된 하드 드라이브를 절취한 킬러 파트리스(올라 라파스).

지프와 모터사이클을 갈아타면서 초고속으로 좁은 골목과 지붕 위를 달리는 도주와 추격신이 숨이 막히도록 급박한데 이어 본드와 파트리스는 달리는 열차 위에서 격투를 벌인다. 그러나 본드는 M의 사격명령을 받은 본드의 동료인 여 스파이 이브(네이오미 해리스)의 총에 맞아 강에 추락한다.

본드는 배신감에 젖어 일종의 죽은 자가 되어 술과 여자로 날을 보내는데 테러리스트가 런던의 정보부 건물을 폭파하면서 런던으로 돌아온다. 전 세계에 파견된 스파이들의 생명이 풍전등화 격이 돼 M은 상관인 가레스(레이프 화인즈)로부터 은퇴 종용을 받는다. 그러나 M은 파트리스의 두목을 잡기 전까지는 은퇴를 할 수 없다고 거절한다.

그리고 M은 아직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일선에 복귀할 수가 없다는 테스트 결과를 받은 본드를 파트리스가 있는 홍콩으로 보낸다. 본드는 홍콩으로 가기 전 각종 신종 무기와 컴퓨터에 천재적 두뇌를 지닌 Q(여태껏 시리즈에서와는 달리 새파랗게 젊은 벤위셔가 나온다)로부터 월터 PPK권총과 소형 무선기를 받는다.

홍콩서 다시 한 번 본드와 파트리스 간에 육박전이 벌어지고 이어 장소는 마카오로 이전된다. 본드는 여기서 파트리스의 두목의 애인 세베린(베레니스 말로)을 만나 이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의 본거지로 간다. 이번에는 본드 걸의 역이 아주 약하다.

영화는 액션과 드라마를 고루 잘 섞어가면서 진행되는데 시작된지 1시간 반쯤 지나 본드의 적인 사이버 테러리스트 실바(금발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냉정하고 잔인한 괴물 같은 연기를 소름 끼치게 잘 한다)가 나타난다. 과거에 M과의 관계가 있는 실바는 개인적 복수에 미친 자다.


이어 무대는 런던과 본드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로 바뀌면서 영국 정보부 MI6를 무력화 하려는 실바와 그를 쫓는 본드 간의 도주와 추격 그리고 액션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마지막의 스코틀랜드에서 일어나는 액션은 너무 장황하고 마치 전쟁영화처럼 과다하다. 여기서 영국의 베테런 스타 알버트 피니가 일종의 캐미오로 나온다. 아델이 허스키한 선정적인 음성으로 주제가를 부른다. 007시리즈를 이 영화로써 새롭게 재출발하려는 의도가 역연하다. 샘 멘데스 감독.

PG-13. Sony.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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