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도 모르는 연체기록’크레딧에 치명적

2012-11-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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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딧 리포트 검토 때 주의할 점들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크레딧 리포트의 중요성이 커졌다. 주택 대출 심사과정에서 리포트에 조그만 꼬투리라도 발견되면 이를 빌미로 대출을 거절하거나 연기시키는 은행도 많다. 크레딧 리포트가 대출 신청자의 재정 건전성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여러 대출 신청을 앞두고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 받아 점검해야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주의사항. 정부에서도 공인 웹사이트를 통해 1년에 한 차례씩 무료 리포트를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적어도 4개월마다 크레딧 리포트를 점검해 오류사항이 있는지를 확인토록 충고한다. 크레딧 리포트 검토 때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항목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다.

카드빚 비율 사용 한도의 40% 넘으면 악영향
사용 않고 묵혀둔 신용카드는 꼭 해지하도록
오류사항 없는지 4개월 정도마다 확인 필요

◇ 연체 기록


크레딧 리포트 상에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은 바로 연체 기록이 있는지 여부다. 간혹 자신도 모르는 연체가 발생해 리포트에 버젓이 기재되기도 한다. 연체 기록이 보고되면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연체 기록은 크레딧 점수 산정 때 약 35%의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연체 기록은 연체 기간과 연체 발생 시기에 따라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씩 다르다. 대개 30일, 60일, 90일, 120일 연체 등의 순으로 영향 도가 달라지는 데 당연히 연체 기간이 길수록 크레딧 점수를 많이 떨어뜨린다. 또 최근에 발생한 연체 기록일수록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 크레딧 부채 비율

은행 측이 대출심사 때 대출 신청자의 크레딧 리포트 상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는 사항이 크레딧 카드 부채액이다. 크레딧 카드 사용 한도액 대비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크레딧 점수는 나빠진다. 예를 들어 신청자가 보유한 크레딧 카드의 사용 한도액이 5,000달러이고 현재 부채가 1,000달러라고 한다면 이 신청자의 크레딧 카드 부채 비율은 20%인 셈이다.

만약 크레딧 카드가 여러 개라면 한도액과 부채액 합산을 구해 총 부채 비율을 계산한다. 사용 한도액이 각각 5,000달러씩인 크레딧 카드가 4개인 신청자가 이 중 2개 크레딧 카드를 사용, 각각 1,000달러씩의 부채가 있고 나머지 2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부채 비율은 10%로 계산된다.

크레딧 점수 산정 때 정해진 크레딧 카드 부채비율 기준은 없다. 비율이 10% 미만이면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반면 40%가 넘을 경우 점수를 많이 깎아 먹는 수준으로 판단된다. 만약 부채 비율이 40%가 넘는 크레딧 카드가 여러 개라면 크레딧 점수 하락은 피할 수 없다.

◇ 추심 기록


‘컬렉션’으로 불리는 추심 기록도 크레딧 리포트에는 반갑지 않은 기록이다. 대출 기관에서 대출자로부터 부채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미수금 처리 대행업체에 해당 계좌를 위임하게 된다. 미수금 처리 업체로부터의 ‘빚 독촉’ 연락과 함께 추심 기록도 크레딧 리포트 상에 고스란히 보고되고 크레딧 점수에도 상당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금액이 큰 부채를 갚지 못해 발생한 추심 기록은 대부분의 대출자가 알고 있지만, 본인도 모르게 발생하는 추심 기록도 있기 때문에 크레딧 리포트 점검 때 주의해야 한다. 우선 본인의 기록이 아닌 사항이 오류로 크레딧 리포트에 기재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해당 대출기관에 기록 삭제를 요구해야 억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오래된 유틸리티 미납 고지서로 말미암은 추심 기록이 발생하기도 한다. 납부를 깜빡 빠뜨린 고지서를 이사 후에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유틸리티 업체도 해당 고객과 연락할 길이 없어 추심업체에 넘기는 경우다. 미납 금액이 많지 않다면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 크레딧 점수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 한다.

◇ 신용 조회

신용 조회의 형태와 횟수에 의해서도 크레딧 점수가 좌우된다. 신용 조회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드 인쿼리’(hard inquiry)와 ‘소프트 인쿼리’(soft inquiry)로 나뉜다. 크레딧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하드 인쿼리로 주택 융자, 자동차 융자, 크레딧 카드 발급 등을 신청할 때 대출기관에 신청자의 크레딧 리포트를 심사를 요청하는 조회 형태다.

하드 인쿼리에는 대개 신청자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서명하는 등의 서류 절차가 뒤따른다. 하드 인쿼리는 크레딧 점수에 약 1년간 영향을 미치고 약 크레딧 리포트 상에는 약 2년간 기재된다.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단기간 내에 수차례 조회 기록이 있다면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소매업체가 할인 서비스와 함께 발급해 주는 크레딧 카드를 신청하면 하드 인쿼리를 통한 조회가 시행되기 때문에 무분별한 소매 업체 크레딧 카드 발급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소프트 인쿼리는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소프트 인쿼리는 대출자의 신청 없이도 대출기관이 특정인의 크레딧 기록을 조회하는 절차다. 대개 신용카드 회사 등이 광고용 전단을 발송하기 전에 특정인의 크레딧 기준을 살피기도 하는데 이 경우가 바로 소프트 인쿼리에 해당한다.

◇ 오래된 신용 카드

개설한 지 오래됐지만, 현재 사용하지 않거나 이미 해지했으나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기재된 신용카드 계좌 등도 확인 후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개설 후 사용하지 않고 묵혀 두는 신용 카드로 대표적인 것은 소매업체들이 발급한 신용 카드다. 상품 구매 때 개설한 뒤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있다가 이사를 하게 되면 카드 발급 사실을 까마득히 잊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자녀용으로 보증을 서준 크레딧 카드도 발급 후 몇 차례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용치 않는 카드는 반드시 적절히 해지해야 크레딧 점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신청한 사실이 없는데 발급된 것으로 기록된 신용 카드 계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신분도용 범죄 피해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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